평소 우리 동네에 대하여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가? 생각을 해보니 나는 필요에 의해서 움직이는 사람이였던 것 같다. 집과 학교, 가끔의 음식점을 제외한 나의 동선은 다소 소극적이였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은 중구 신당동, 남산근처다. 아파트 뒤로 남산 둘레길이 있고, 남산돈까스, 신당동떡볶이, 지하철 두 정거장 거리에 한강진 이태원 어느 한 곳도 가본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직접 주변을 돌아다니며, 주변에는 무엇이 있을까? 찾아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집 주변장소에 볼만한 것들을 소개 해볼까 한다.
먼저 버티고개역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은 버티고개 역의 승강장을 보고, 많이 당황한다. 버티고개역은 승강장 깊이가 가장 깊은 역이다. 처음 이사를 왔을 때, 고소공포증이 잇어서 적응하기 어려웠다. 역이 깊다보니, 에스컬레이터라도 고장나는 날에는 하체를 안해도 될 정도의 깊이다. 역이 깊다보니 드라마 촬영장소로 많이 사용되기도 한다.
버티고개역을 나와 약수역 방향으로 걷다보면 다산 성곽길이 보인다. 성곽길은 한양도성을 지켰던 역사를 가지고 있고, 성곽의 의미를 시민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구성된 산책길이다. 성곽길을 걸으며 성곽 밖을 보면, 중구의 시내가 보인다. 낮과 밤 언제 방문해도, 풍경은 아름답다. 도시화로 인하여, 성곽과 도시가 어우러져 있는 강북만의 감성 또한 느낄 수 있다.
성곽길을 나오면 장충단공원이 보인다. 이곳과 동국대학교는 거의 붙어 있다. 장충단공원은 드라마 야인시대에 촬영장소기도 하다. 대학교 근처다 보니, 밥집과 술집, 카페등이 많다. 유명한 맛집으론 태극당, 평안도 족발, 필동면옥등이 있다. 태극당과 평안도 족발은 직접 가봤는데, 태극당은 단팥빵이, 평안도 족발은 메뉴가 하나지만 맛있다.
공원을 따라. 국립극장쪽으로 들어가면 남산타워전망대 가는길이 있다. 저녁에 방문하면, 운동하는 사람과 산책하는 사람들, 누워있는 고양이들이 정말 많다. 주말에 본가에 있을 때, 간단한 유산소를 하기 위해 아침에도 가 보는데 내 나이 또래의 사람들도 많이 보이고 대부분 나보다 몸이 좋다. 동기 부여가 되는 장소인 것 같다. 날이 많이 선선해지고 있어 걷기도 뛰기도 좋은 날씨인 것 같다.
쭉 걸어가면 남산타워 전망대가 있다. 걸어서 가기에는 조금 힘든 코스다.동대입구역등에 남산타운전망대로 가는 버스가 있다. 걸어서 힘들면 버스를 타서라도 한번쯤 방문해보면 좋은 것 같다. 전망대 입장권은 유료다. 이번달은 조금 무리해서, 전망대를 들어갈 수는 없었다. 남산 타운 전망대는 야경이 정말 이쁘다고 한다. 기회가 되면 한번 가보고 싶다.
마지막 코스다. 매봉산 서울 전망대쪽으로 걸어간다. 매봉산 서울 전망대는 높은 곳에서는 강북의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약간 을씨년스러우면서도, 나름의 빈티지한 느낌을 가지고 있는 강북의 정취을 가장 확인하기 좋은 시간대는 일몰 전 노을이다. 개인적으로 노을을 좋아해서, 근처에 정자(亭子)에서 앉아 잠시 감상했다. 커플들이 많이 지나간다. 풍경이 좋으니 데이트 코스로 많이 방문하나보다. 노을이 지고 밤이되니 야경은 더 멋지다. 반딧불이처럼, 퇴근하는 차량들과 쉴새없이 바쁘게 움직이는 서울이 보인다. 도시 야경을 보며, 열심히 사는 사람들의 애너지가 전해진다. 그리고 길을 따라 내려가면 버티고개역 근처의 남산타운 아파트가 보인다. 나의 집이다.
태어난 순간부터 나와 함께 20년을 살아온 아파트가 재건축을해서 일까. 그날부터 나는 장소에 애정을 주는 것이 어려워졌다. 여기 또한 잠시 지나치는 공간일 뿐 주거는 또 바뀔 것이다. 내가 진짜로 소개하고 싶었던 곳은 사라진 나의 집, 둔촌주공아파트 였다. 지금은 사라진 그 공간을 소개할 수 는 없다.
하지만 내가 있었던 곳에 대한 기억은 좋은 향수다. 슬퍼하지 말고 그때 그 향수를 다시 기억 속에서 꺼내 즐기기만 하면 된다. 그렇게 생각을 하니 굳이 내가 속했던 장소를 일부러 피하지 않아도 됬다. 그런 다짐을 하니, 주변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번 글을 작성하면서 나를 중심으로 주변에 대한 이해를 하는 방법을 조금이나마 알게 된 것 같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부족한 운동량도 채우며 코로나 시대에 기분전환도 한다는 마음으로 기분좋게 여행가듯 하루종일 걸어 다녔다. 좋은 기회에 이러한 활동을 해보니 재밌었고, 추억을 만들 수 있어 더욱 좋았다.
이재준 대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