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없는 캠퍼스’, 이번엔 오토바이가 ‘질주’
‘차없는 캠퍼스’, 이번엔 오토바이가 ‘질주’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19.10.18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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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 킥보드·자전거도 인도로 ‘쌩쌩’…관리 대책 시급

최근 한림대는 ‘차없는 캠퍼스’ 사업을 추진하면서 교내 차도가 사라지고 인도로 대체돼 차량 사고의 위험이 줄었다. 하지만 대신 종횡무진 인도를 가로지르는 오토바이, 자전거, 전동 킥보드 문제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특히, 전공 불문하고 모든 학생들의 출입이 잦은 도서관으로 향하는 길은 차량이 진입하지 못하자 오히려 오토바이가 맘 놓고 달려 위험을 느낀다는 불만이 많이 나오고 있다. 공사 전에는 오토바이나 자전거가 정해진 차도로만 주행, 사람과 충돌할 위험은 적었으나, 인도로 바뀐 후 오토바이가 질주하거나 자전거를 타고 이곳을 이동하는 학생들이 많아진 탓이다.

최모(20·간호학부1)씨는 “자연과학관 앞 인도에서 이어폰을 꼽은 채 길을 걷던 중 옆으로 오토바이가 빠르게 지나가 놀랐다. 하마터면 치일 뻔했다”고 말했다. 또 “인도에서 사람이 달려오는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피해야 하다니 아이러니 하다”며 불만을 표했다.

‘차 없는 거리’ 일송기념도서관과 자연과학관 사이 인도에서 달리는 오토바이 모습
‘차 없는 거리’ 일송기념도서관과 자연과학관 사이 인도에서 달리는 오토바이 모습

밝은 낮이어도 그늘진 곳은 오토바이와 교통사고가 날 가능성이 있는데 밤에는 배달음식 오토바이들이 인도를 질주하기도 한다.

자연과학관 옆 그늘진 장소에서 오토바이가 튀어나오는 모습
자연과학관 옆 그늘진 장소에서 오토바이가 튀어나오는 모습

한편, 이번 공사로 차도가 사라지면서 다른 개인 이동수단이 설 자리를 잃어 안타깝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평소 자전거를 타고 등교하는 이모(24‧미디어스쿨2)씨는 최근 ‘자전거, 전동킥보드 충 극혐’ 등의 글이 학교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것을 보고 괜히 자전거 타는 것도 눈치가 보이게 됐다.

이씨는 “차 없는 캠퍼스 조성은 좋은 취지지만 차도가 사라져 인도로 달린 적이 있다”며 “특히 자전거 거치대가 인도 안쪽에 있어 세우려면 인도로 들어가야만 한다”며 불편한 심경을 토로했다.

오토바이와 자전거뿐 아니라 요즈음 이용자가 늘고 있는 전동 킥보드도 인도의 쾌적한 보행 환경을 위협하는 존재로 떠올랐다.

유동 인구가 많은 이 대학 사회‧경영 1관 앞 차도와 인도에서도 최근 전동 킥보드 주행이 눈에 많이 띈다. 차선을 지키지 않거나 인도로 난입하는 경우가 많다.

택시 기사 최모(48)씨는 학생들을 태우고 이 곳을 지나다 전동 킥보드를 탄 학생이 역주행 해와 사고가 날 뻔한 적이 있다. 또, “뒤에서 전동 킥보드가 중앙선을 넘으며 빠르게 택시를 추월한 적 도 있다”는 최씨는 “학생들이 전동 킥보드는 교통 규칙을 무시해도 무관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사회‧경영1관 앞에서 차선을 지키지 않은 채 중앙선 왼쪽에서 전동킥보드를 몰고 가는 모습
사회‧경영1관 앞에서 차선을 지키지 않은 채 중앙선 왼쪽에서 전동킥보드를 몰고 가는 모습

도로교통법상 전동 킥보드나 전동 휠 등의 개인이동수단은 오토바이와 같은 원동기장치 자전거로 분류된다. 전동 킥보드를 타기 위해서는 2종 원동기 면허 이상의 운전면허를 소지해야 하며 차도로 다녀야 한다. 법적으로 스쿠터나 50cc 미만 오토바이와 동일한 취급을 받기 때문이다. 인도에서 보행자와 부딪혔을 경우, 교통사고처리특계법에 따라 보도침범 교통사고로 처리된다. 더욱이 전동 킥보드 역시 음주운전 단속 대상이다.

현재 교내에는 자전거 도로나 거치대 등 자전거와 오토바이, 전동킥보드를 위한 시설이 잘 구비되어 있지 않다. 정확한 규정도 없다.

사회‧경영1관 앞 자전거 거치대에 자전거, 전기 킥보드 등이 무분별하게 같이 주차된 모습(좌)도서관 건물 안에 세워둔 전기 킥보드의 모습(중, 우)
사회‧경영1관 앞 자전거 거치대에 자전거, 전기 킥보드 등이 무분별하게 같이 주차된 모습(좌)
도서관 건물 안에 세워둔 전기 킥보드의 모습(중, 우)

학교 관계자는 "공사 후 발생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현재 인지하고 있다. 대책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황선우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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