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생작] 책 '선악의 저편' 리뷰
[나의 인생작] 책 '선악의 저편' 리뷰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24.03.27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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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아카넷 출판사(프리드리히 니체 저서 '선악의 저편' 표지.)
출처 : 아카넷 출판사(프리드리히 니체 저서 '선악의 저편' 표지.)

니체가 ‘망치를 든 철학자’라고 불리는 이유

각자 스스로의 도덕적 기준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착한 사람과 나쁜 사람을 구분하는 기준이란 무엇일까. 선과 악, 도덕의 개념은 명확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선행과 악행을 같이 저지르는 사람은 과연 도덕적, 혹은 비도덕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여기 도덕에 대한 관점을 논하는 한 철학자가 있다. 서양 철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 프리드리히 니체의 ‘선악의 저편’을 소개하고자 한다.

니체는 이 책에서 ‘의지’를 주로 다룬다. 쇼펜하우어의 ‘삶에의 의지’라는 개념을 살짝 틀어서 ‘힘에의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이는 더 높은 곳으로 나아가려는 의지를 말하는데, 이는 전작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강조했던 “인간은 극복되어야 할 그 무언가” “춤추는 별을 낳기 위해 내면에 혼돈을 지녀야 한다”와 직결되는 주장이다. 니체는 기존의 가치들을 깨부숴야 더 올라갈 수 있다고 말하며, 자신뿐만 아니라 상대와도 계속되는 경쟁을 펼쳐 발전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또 다른 의지, ‘권력에의 의지’를 강조한다. 모든 인간이 움직이는 이유이자 동력이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약자들에게 지배나 착취, 억압을 제거하고 선행을 행하려 한다. 다만 이 또한 인간의 ‘권력에의 의지’에서 비롯된 것이며, 되돌아보면 그간 인간은 억압이나 착취라는 요소를 통해 세상을 이끌어왔다는 주장이다.

이 책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직설적인 표현들이다. 독자들은 전작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니체 특유의 난해한 표현을 이해하기 어려워했다. 

아마 니체의 대표작이라는 말을 듣고 접했다가 금방 책을 덮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선악의 저편’ 속 묵직하면서도 날카로운 니체의 말이 누구에게는 공격적이거나 자극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철학의 다양한 시각부터 종교, 민주주의, 과학, 도덕 등 진리라고 믿어왔던 기존의 틀을 완전히 깨버리는 니체의 모습을 본다면, 그가 왜 ‘망치를 든 철학자’라고 불리는지 이해가 갈 것이다.

따라서 니체는 일종의 ‘해설’을 편찬해야겠다고 판단했고, 운율문 형태의 글이 아닌 주장하는 글을 작성하기에 이른다. 이로써 탄생한 책이 바로 ‘선악의 저편’이다. 

어렵다고 느껴질 만한 부분들을 직관적으로 풀어서 서술했기에, 니체의 사상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큰 부담감 없이 교양을 쌓을 수 있을 것이다. 철학에 신선함을 느끼고 싶다면 이 책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서준완 대학생기자

* "지금의 기사는 <탐사저널리즘 캡스톤디자인> 수업의 결과물로 11월 27일 <사이드뷰>에 게재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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