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생작] 드라마 ‘무빙’ 리뷰
[나의 인생작] 드라마 ‘무빙’ 리뷰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24.03.13 09: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출처 : 페이스북 (드라마 '무빙' 페이지 일부분).
출처 : 페이스북 (드라마 '무빙' 페이지 일부분).

요즘 많은 사람들이 자극적인 소재를 선호한다. 특히 소재부터 잔인하고 폭력적이며, 무조건 ‘사이다’처럼 속 시원한 내용을 만들기 위한 노력만 반복되는 것 같다. 필자에게 있어 최근의 작품들은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러다 디즈니 플러스에서 공개된 한 드라마의 소식을 접했고, 그렇게 시청한 이 작품은 ‘새로운 재미’를 알려줬다. 필자의 인생작 드라마 <무빙>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무빙은 작가 강풀의 웹툰 ‘무빙’을 원작으로 한 20부작 드라마이고, 초능력을 가진 여러 명의 주연들이 차례로 등장하며 위협에 함께 맞서는 가족 히어로물이다. 초반에서는 극 중 고등학생인 정원고등학교 3인방 김봉석(이정하), 장희수(고윤정), 이강훈(김도훈)을 중심으로 세계관을 소개하는 동시에 그들이 가진 초능력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이후에는 정원고 3인의 부모인 장주원(류승룡), 이미현(한효주), 김두식(조인성) 등 부모 세대의 과거를 보여주며 능력을 숨긴 채 현실을 살아가는 초능력자들의 인생을 풀어나간다.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은 웹툰 원작을 잘 살림과 동시에 드라마라는 새로운 형식에 맞는 이야기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기존의 웹툰을 실사화 했던 작품들의 가장 큰 고충은 단연 '기존 원작 팬을 얼마나 만족시키느냐'였다. 원작을 아는 팬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고 실망하지 않도록 결과를 만들어야 작품이 성공할 수 있었다. 원작을 만든 강풀 작가가 직접 대본을 집필해 흐름을 그대로 가져가면서도 협업을 통해 드라마 영역에 맞는 새 옷을 입으며 호평을 받게 된 것이다. 결국 독자와 시청자 모두 만족하는 ‘새로운 작품’이 되며 흥행에 성공할 수 밖에 없었다.

이 드라마의 또 다른 장점 중 하나는 배우들의 좋은 연기를 바탕으로 작품 전체의 완성도를 높였다는 것이다. 주요 배역을 맡은 배우들이 진짜 그 사람이 된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캐릭터를 잘 살리고 있다. 예를 들자면 진짜 아빠와 딸, 엄마와 아들이라고 느껴지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주요 대사와 장면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특히 에피소드마다 특정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연출 방식을 통해 보는 이로 하여금 그 입장에서 바라보게 만들며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이에 더해 특히 주목할 부분은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는 필자가 인생작으로 선택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서로 이해하고 용서하고, 과거의 적도 자신의 신념을 위해 돕는 등 무빙의 등장인물들은 ‘완전히 선한 사람도, 완전히 악한 사람도 없다’고 정의할 수 있다. 이 작품은 ‘비록 돈이 되거나 권력을 쥐어 주진 않지만 그래도 인간됨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라는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가 잊을 수도 있는 가장 큰 가치를 깨닫게 해준다. “싸구려 휴머니즘”이라는 이 작품을 관통하는 대사를 보는 이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다른 예로 ‘새로운 히어로’를 들 수 있다. 사람들이 히어로물에 열광하는 이유 중에는 비현실적인 초능력으로 사람들을 구하거나 악당을 물리치는 영웅의 모습을 통해 팍팍한 현실을 잠깐이나마 잊을 수 있다는 점이 있다. 그러나 무빙은 인물들이 가진 능력이 완성되지 않고 서툰 모습이라도 각자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내는데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 작품은 살아가면서 모든 점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누군가의 영웅이 될 수 있지 않겠나 하는 희망을 심어준다. 그래서 작품에 내재된 또는 작품이 내포한 메시지가 시청자들에게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밖에 없다.

평범하지 않은 능력을 가진 사람들의 평범한 인생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무빙. 자신이 가진 능력이 무엇인지 아직 찾지 못한 사람들에게 이 작품을 추천한다. 분명 당신도 특별한 능력이 있을 거라고 믿는다.

이시온 대학생기자

* "지금의 기사는 <탐사저널리즘 캡스톤디자인> 수업의 결과물로 11월 14일 <사이드뷰>에 게재된 바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