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생작] 책 ‘처음부터 그런 건 없습니다’ 리뷰
[나의 인생작] 책 ‘처음부터 그런 건 없습니다’ 리뷰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24.03.1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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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한권의책(책 '처음부터 그런 건 없습니다' 표지 포스터.)
출처 : 한권의책(책 '처음부터 그런 건 없습니다' 표지 포스터.)

‘세상에 당연한 것은 그 어디에도 없다.’

이미 굳어진 당연한 것들에 ‘이건 좀 아니지 않나?’하는 의문들을 사람들 앞에서 섣불리 말하기란 매우 어렵다. 그리고 이러한 현실에 반복해서 수긍하다 보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별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 작품은 세상을 살아오면서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을 당연하지 않은 것들로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기에 필자에게 인생작이 됐다. 오늘 소개할 작품은 작가 김양지영, 김홍미리의 <처음부터 그런 건 없습니다>이다.

<처음부터 그런 건 없습니다>는 페미니즘 관련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그리고 이는 오래전부터 바로 어제까지도 그래왔던 일이기에 ‘굳이’ 다뤄야하나? 라는 생각이 드는 이야기 위주로 구성돼있다. 세상을 살아가며 생기는 수많은 질문들이 존재하는 지금, 우리는 더 나은 삶을 위해 '질문'을 계속해서 던지고 있다. 이 책은 그러한 질문들로 인해 우리 세상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에 대한 결론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책 속, ‘가장’에 관련된 에피소드에서 사람들은 가정을 꾸리고 그 가정이 온전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집안의 가장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런 가장의 역할을 맡는 사람은 항상 ‘남성’임을 우리는 암묵적으로 알고 있다. 실제로 2005년 호주제가 폐지되기 전까지 아버지가 부재한 경우, 남자아이는 아무리 어려도 어머니를 제치고 호주가 됐다고 한다. 또한  당신 집의 가장은 누구인가?’ 라는 질문을 들었을 때 대부분 사람들은 아버지가 가장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동일하게 맞벌이하고 있고 설사 어머니가 버는 돈이 더 많다고 해도 말이다.

우리는 '가장' 이라는 키워드를 떠올렸을 때 든 고정관념을 아마 눈치 채지 못하고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책은 바로 이런 부분에서 특별하다. 아무렇지 않게 지나칠 수 있는 나의 고정관념을 깨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말이다. 뒷편에 나오는 '여성의 생리', '서비스업을 하는 사람들의 성별'도 마찬가지이다. 키워드를 듣자마자 특정 성별이나 어떠한 느낌이 들었다면 아마 나도 모르게 가지고 있던 고정 관념 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처음부터 그런 건 없습니다>는 이런 고정관념의 틀을 부시는 첫 걸음을 내딛게 만들어준다.

이 작품은 조금 자극적일 수도 있고,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당연한' 부분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해준다. 매일 쓰던 '아줌마라는 단어', '군대에서의 폭력이 당연하다고 느끼던 사람들'을 떠올리면 어떤 느낌이 드는가? 라는 질문에 우리는 몇 분만 생각해보면 모두 잘못된 것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즉, 이 에세이는 뿌리깊이 박힌 인식을 드러낼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우리에게 돌아볼 시간을 제공해준다는 것이다. 책을 읽다보면 어느새 다양한 주제에 몰입해 깊은 고민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이 에세이를 본 모든 사람이 ‘당연하지 않다고 말 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말하는 용기는 ‘페미니즘’에만 제한해 말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 이 사회에 만연하게 굳어진 것들을 깨려는 시도를 말하는 것이다. 작더라도 변화를 시도하는 것 자체,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 세상을 이롭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내가 추천하는 <처음부터 그런 건 없습니다>를 좋아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틀을 깨는 결정을 하고싶다면,  <처음부터 그런 건 없습니다>를 통해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용기’를 얻어가 보는 건 어떨까?

이예린 대학생기자

* "지금의 기사는 <탐사저널리즘 캡스톤디자인> 수업의 결과물로 11월 7일 <사이드뷰>에 게재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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