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스며들다] 행복을 찾는 多방법…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영화로 스며들다] 행복을 찾는 多방법…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24.02.07 08: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출처 : 네이버 영화(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한 장면.)
출처 : 네이버 영화(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한 장면.)

봉고차: 주인공 지소(이레)의 이동식 ‘수단’이 아닌 이동식 ‘집’이다.

지소는 집 없이 차에서 살며 내 집 마련의 꿈을 안고 살아가지만, 아직 어린 동생과 해맑은 엄마에 한숨만 나온다. 결국 개를 훔쳐 사례금을 받기로 결심한 지소는 고급스러워 보이는 가게 주인의 개를 목표로 삼는다. 친구 채랑(이지원)과 납치 계획을 세우던 지소는 과연 개를 훔쳐 집을 살 수 있을지 결말이 궁금해지는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이다.

“세상이 만만한 줄 알아?”, “집이 있는 아이들은 모를 거다. 집이 있는 게 얼마나 행복한 건지”

동화 같은 연출, 현실적인 대화

초등학생인 어린 나이지만 지소의 대사는 그렇지 않아 보인다. 현시대에 살아가는 모든 어른들의 꿈인 내 집 마련의 간절함을 이미 대사로 표현한 것이다. 아이들이라는 화자를 통해 어른들의 현실적인 대화를 새로운 시각으로 엿볼 수 있다. 

개를 훔치기 위해 계획을 세울 때 지소와 채랑(이지원)이는 누구보다 진심으로 색칠하고 그리며 납치 노트를 작성한다. 현실적인 대화에 비해 등장하는 귀여운 강아지 ‘윌리’와 이후 아이들에게 큰 영향을 주는 미스터리한 인물 대포(최민수)까지. 소설이 원작인 작품인 만큼 현실에서 볼 수 없는 몽환적인 분위기를 따뜻한 파스텔 톤의 색감과 함께 연출했다. 

평당 500만 원이라고 적힌 전단지를 보며 “평당이 어디야?”, “분당 옆 아닐까?” 하고 호기심 넘치게 말하는 이 대사는 아이들의 엉뚱한 매력을 극대화했다. 이처럼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지극히 현실적이면서도 웃음이 나게 하는 웃픈 연출이 돋보인다.

500만원짜리 500원

영화 속 어른들의 집과 아이들의 집은 엄연히 다른 곳이다. 영화 속 어른들은 집을 활용해 앞으로의 이윤을 추구하기 바쁘지만, 아이들은 당장 내가 먹고 쉬고 잘 곳으로 인식한다. 어떻게 보면 개를 훔치는 사건으로 물질만능주의에 대해 풍자하고 있는 것 같기도. 

“전세 500 짜리 집을 목표로, 그 집에 생일 파티를 한다는 걸 목표로 산다는 게 어쩌면 끔찍한 일인지도 모른다” 작중 개를 훔치다 올바르게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지소의 고백이다. 어느 책에서 보건대, ‘행복은 바라지 않는 것’이라 한다. 어쩌면 진실한 행복은 사소한 것부터 시작하는지도 모른다는 교훈이 느껴진다. 

물론 살아가는 데 필요한 물질적인 자본도 중요하지만, 비도덕적인지 아닌지 판단할 시간 없이 막연히 달리다 보면 자신의 행복의 주체가 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대사를 통해 다시 곱씹어 볼 수 있는 것이다. 개를 대하는 아이와 어른의 태도도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개를 납치하는 것은 똑같았으나, 생명체를 대하는 태도는 상반되게 나타나 이타주의와 이기주의 그리고 개인주의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다. 개를 도둑맞은 주인, 집을 잃어버린 주인공 그들 모두가 행복을 어떻게 찾아가는지, 더 나아가 자신의 삶의 태도를 유쾌하게 되돌아볼 수 있는 영화로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추천한다.

안대운 대학생기자

* "지금의 기사는 <탐사저널리즘 캡스톤디자인> 수업의 결과물로 12월 18일 <사이드뷰>에 게재된 바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