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시선] '지방-er'를 위한 대외활동 방안 절실
[청년시선] '지방-er'를 위한 대외활동 방안 절실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24.01.24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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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게시판에 부착된 홍보 포스터를 보고', '선배가 하자고 해서', '학교 근처길래'. 모 대기업 서포터즈를 '어떻게 알고 지원했냐'고 묻자, 인서울 대학에 재학 중인 대외활동 동기들은 이렇게 대답했다. 

당연한 말 같지만 누군가에게는 그렇지 않다. 필자의 학교 게시판은 학내 홍보, 혹은 시내 활동 수준의 안내 포스터가 대부분이다. '같이 대기업 대외활동 하자'고 말하는 선배도 없었다. 그러다 보니 대외활동이 뭔지도 모르는 학생이 태반이다.

'지방러(지방-er)'나 지방대생에게는 대외활동에 있어 '정보의 차이' 말고도 제한사항이 많다. 일단 수도권 대외활동은 거리 자체가 멀다. 적지 않은 교통비나 시간 조율 등의 문제로 메이저 대외활동 지원 자체를 망설이는 사람도 있다. '지방대생'이 좋은 대외활동을 하기 어려운 현실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기회가 부족하다는 어려움이 있다. 아무래도 누구나 알만한 '기업'이나 '단체'에서 주관하는 대외활동은 대부분 서울이나 수도권에 거점을 두고 지원자를 모집하기 때문이다. 2023년 12월 18일 기준 모 취업 관련 커뮤니티에 게시된 562개의 대외활동 공고 중 310개의 '지역 제한없음'과 22개의 '해외'를 제외하면 서울이 125개로 가장 많았고, 부산이 21개로 그 뒤를 이었다. 기타 대외활동 공고는 보통 지역별 1~10개 수준으로 등록돼 있었다. 대외활동의 퀄리티는 둘째치더라도, 기회 자체가 확연히 차이 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인턴 지원은 더 가혹하다. 총 665건의 공고 중 해외 지역을 제외한 491건을 분석해 보면, 서울이 398건, 경기 66건으로 전체 공고 95% 이상의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300개가 넘는 '지역 제한없음' 대외활동도 마냥 좋은 것이 아니다. 대부분이 '온라인 미션'만을 수행하기 때문에, '오프라인' 활동을 병행하는 타 대외활동에 비해 활동자의 만족도가 떨어진다. 이는 선택은 자유지만, 기대한 만큼의 결과를 얻기 힘들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지방대생이 당당하게 서류 심사와 면접을 뚫고 메이저 대외활동에 붙어도 문제다. 특히 부산처럼 수도권과 상당히 거리가 먼 지역의 대학생들은 활동 자체가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지역 제한 없이 모집하는 대외활동이라도 대부분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정기회의'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교통비는 물론이고, 휴학을 하더라도 시간 관리가 쉽지 않다. 지방대생들이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메이저 대외활동 지원 자체를 망설이는 이유다. 

지방러들에겐 비관적인 현실이지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좋은 대안으로는 '지역 단위'로 모집하는 '대기업(메이저) 대외활동'에 도전하는 방법이다. 대표적인 예시로 '상상프렌즈'나 '신한은행 대학생 홍보대사' 같은 대기업 대외활동도 '지역별'로 활동 인원을 모집하니, 본인이 관심을 가지고 잘 찾아본다면 좋은 기회가 있을 것이다. 전국 단위로 뽑는 메이저 대외활동 보다 경쟁률도 낮고, 경험이나 혜택은 비슷하게 얻어 갈 수 있으니 지방대생들에게 더 할 나위 없이 좋은 대외활동이다. 

결국 지역에서 주관하는 대외활동이나 지역 기업/기관 인턴의 양과 질을 늘리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지역에서 주관하는 대외활동이나 기업/기관 인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활동의 퀄리티가 수도권에 비해 현저히 떨어져 그저 '꿩 대신 닭'으로 느껴지는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대학생들이 대외활동을 하는 이유 중 하나는 '활동 혜택'이다. 대기업 대외활동의 경우 활동 수료증은 기본이고, '활동비'나 '입사 지원 시 가산점 부여' 같은 특혜도 제공된다. 

반면에 지역에서 주관하는 대외활동은 어떤가? 안 하는 것보다는 나은 정도다. 활동 기간도 길고 할 일도 많은데 활동비는 사비로 지출해야 하고, 그나마 수료할 때 지급되는 활동 수료증이 혜택의 전부다. 결국 실효성 없는 지역 직무 체험/경험 프로그램을 개선하기 위한 지역 사회의 적극적인 노력과 투자가 요구된다. 

이러한 시도는 '지역 인력 유출'이라는 지방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가 될지도 모른다. 강원권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을 예로 들면, 70%가 비강원권에서 왔고 다시 70%가 졸업 후 돌아가는 현실이다. 결국, 지방대 학생들이 학기 중이나 방학에도 지역에 머무르며 풍부한 대외활동이나 '직무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면, 곧 지역사회에서 경쟁력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처럼, 지자체, 지역 기관/기업, 그리고 대학이 협력해 지역 대학생들이 통합적인 직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체험/연수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확대하는 과정이 원활하게 진행되기를 바란다.

함의찬 대학생기자

* "지금의 기사는 <탐사저널리즘 캡스톤디자인> 수업의 결과물로 1월 3일 <사이드뷰>에 게재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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