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생작]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리뷰
[나의 인생작]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리뷰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24.01.10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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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JTBC 홈페이지(나의 해방일지 PHOTO)
출처: JTBC 홈페이지(나의 해방일지 PHOTO)

SNS에서 우연히 김지원 배우가 손석구 배우에게 “날 추앙해요. 사랑으론 안돼. 추앙해요”라고 말하는 <나의 해방일지>의 한 장면을 보게 됐다. ‘추앙’이라는 낯선 단어를 들은 순간 당황스러우면서도 어떤 맥락에서 저런 대사가 나왔을까 궁금해져 시청하게 됐다.

이 드라마는 보편적인 기준이 아닌 각자의 성향과 가치관에 따른 고충 해방이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청년들이 고민하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보여주고, 억지스러운 전개가 없는 점이 특징이다. 당시 힘들고 아팠던 필자의 마음에 진정한 해방의 의미를 찾고 발전해 나아가도록 위로와 용기를 준 작품이었기에 인생작이 됐다.

<나의 해방일지>는 2022년에 JTBC에서 방영한 드라마로, 삼 남매 각자가 의미하는 해방을 통해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뜨거운 사랑이 하고 싶은 첫째, 욕망 없이 달리기만 한 삶에 지쳐버린 둘째, 무기력하고 자존감이 낮은 셋째. 이들의 공통점은 행복하지 않은, 지지부진하게 인생을 살고 있었다는 점이다. 시골과 다를 바 없는 경기도의 끝, 한 구석에 살고 있는,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삼 남매는 어느 날 각자의 삶에서 답답함을 느끼고, 그들만의 방식으로 행복해지기 위해 결핍을 해소하고 해방하려 한다.

이 작품에서 주목할 부분은 셋째 ‘염미정’(김지원)이라는 인물을 통해 시청자들도 여러 고민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모든 관계가 노동인 무기력하고 지친 삶을 ‘구씨’(손석구)의 ‘추앙’을 통해 자존감을 채우고 밝게 웃는 염미정의 모습은 이를 보고 있는 사람으로 하여금 발전하기 위해 점진적으로 나아가는 것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보고 싶었다, 무진장! 말하고 나니까 진짜같다. 진짜 무지 보고 싶었던 거 같다. 주물러 터트려서 그냥 한입에 먹어버리고 싶었다. 나 이제 추앙 잘하지 않냐?"의 구씨의 대사, "해방일지에 그런 글이 있더라? 염미정의 인생은 구씨를 만나기 전과 만난 후로 나뉠 것 같다는. 나 미쳤나 봐. 내가 너무 사랑스러워. 마음에 사랑밖에 없어. 그래서 느낄 게 사랑밖에 없어"라는 염미정의 대사를 통해 시청자들은 몰입하고 감정을 이입하며 같이 해방되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삼 남매 모두 각자만의 방식으로 진행되는 ‘해방’은 서로 다른 결핍을 보여주고 이는 작품을 넘어 ‘현실’에 존재하는 사람들에게도 많은 고민과 함께 질문을 던지는 것 같다. 누구나 결핍이 있고 그 결핍은 다르다. 드라마는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이상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부정적이라고 느껴지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변화하는 환경과 생활, 표정을 간접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단순히 이야기 전개가 아닌 ‘진정한 해방’을 보여주고 있다.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이 이야기도 이 작품의 장점 중 하나다. 시골에서 서울에 있는 회사까지 출근하는 고충을 토로하는 모습, 귀가 시간이 늦는 날에는 삼 남매가 같이 만나 택시를 타고 가는 모습 같은 현실적인 부분은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밖에 없다. 이에 더해진 ‘찐남매’라고 불리는 현실, 즉 누구보다 서로를 사랑하고 편이 되어주는 존재이지만 ‘친절한 말투’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부분은 배우의 연기를 통해 잘 드러나며 ‘현실적’이라는 느낌을 준다.

특히 택시 안에서 각자 아무 말도 없지만 단톡방을 통해 교류하고 함께 술을 마시는 그들의 애정이 담긴 장면들에서 잘 표현되고 있다. 필자도 경기도, 특히 시골 같은 지역의 경기도민으로서 삼 남매의 고충에 크게 공감하면서 감상했다. 그리고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여러 정서가 잘 녹아 있어 다른 시청자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잔잔한 분위기의 ‘나의 해방일지’의 연출에 스며드는 OST는 인물의 감정에 이입하고 드라마에 몰입하도록 한다. 특히 ‘나의 봄은’은 잔잔하고 고요한 멜로디와 이수현의 감미로운 목소리는 무채색의 무기력한 인생에서 해방을 꿈꾸는 극 중 인물들의 정서를 잘 나타내고 있다. 이 작품의 OST를 들을 때면 드라마의 분위기나 당시 주인공들의 모습과 감정이 떠올라, 스스로가 주인공이 되어 치유 받는 느낌이 든다.

결국 이 드라마가 전달하는 메시지는 회차를 지날수록 강화되며 보는 이로 하여금 ‘해방’하기 위해 나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한다. "야 인생이 이래. 좋다 싶으면 바로. 하루도 온전히 좋은 적이 없다"거나 "여전히 한 발, 한 발 어렵게, 어렵게 가는 거냐? 가보자 한 발, 한 발 어렵게 어렵게"라는 구씨와 염미정의 대화는 마치 시청자들에게 건네는 말처럼 느껴져 마음을 위로하고 큰 울림을 준다.

진정한 행복을 찾아 나아가고 싶은 사람, 현실에 안주하는 것이 아닌 더 나은 삶을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좋아할 수밖에 없는 작품. 진정한 해방에 대해 스스로 고민하며 찾아갈 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 드라마. 과연 우리는 현실에 만족하며 살아가고 있을까? 스스로 현실에 안주하며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이것이 <나의 해방일지>가 우리에게 주는 질문이다.

여현정 대학생기자

* "지금의 기사는 <뉴스작성기초> 수업의 결과물로 6월 2일 <사이드뷰>에 게재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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