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생작] 드라마 ‘런 온’ 리뷰
[나의 인생작] 드라마 ‘런 온’ 리뷰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24.01.08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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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JTBC 홈페이지(런 온 PHOTO)
출처: JTBC 홈페이지(런 온 PHOTO)

‘위로가 꼭 뜨겁고 따뜻하기만 해야 할까? 사랑은 꼭 열렬해야 할까?’ 시놉시스에 담긴 한 문장에 홀린 듯이 작품을 <런 온>하기 시작했다. 차가운 위로, 열렬하고 뜨겁지 않은 사랑 이야기가 자칫 지루할 수 있으나 이런 잔잔한 이야기 속에서 그들이 건네는 대사는 마음 한편이 따스해진다. 또한 당당하게 갈등을 해결하는 인물들이 무언의 응원을 건네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위로가 필요할 때 가장 먼저 찾게 되는 작품이 된 이유다.

<런 온>은 2020년 JTBC에서 방영한 16부작 로맨스 코미디 드라마다. 시작은 주연배우들의 얼굴합에 대한 호평이었지만 작품성에 대한 호평과 칭찬으로 막을 내렸다. 따뜻하고 감성적인 이야기, 그에 맞는 색감과 OST, 대사가 삼박자를 이뤄 두터운 팬층인 ‘러너’를 형성했다.

숙명적으로 앞만 보고 달려야하는 단거리 육상 국가대표 ‘기선겸’과 관성적으로 뒤를 돌아봐야 하는 외화번역가 ‘오미주’. 이렇게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이 각자의 언어로 소통하고 위로하며 사랑하는 이야기다.

이 외에도 많은 인물이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며 서로를 통해 성장한다. 상반되는 세계에 사는 주인공 간의 마찰을 해소하고 서로를 이해해 나가는 과정은 시청자에게 큰 울림과 위로를 선사했다.

영화로 커지는 재미

영화로 시작해 영화로 끝나는 드라마 <런 온>은 영화와 관련이 많은 작품이다. 그래서일까, 오미주라는 주인공 이름에 걸맞게 다양한 영화를 오마주했다. 임시완의 필모그래피 중 하나인 불한당을 시작으로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카사블랑카 등의 작품을 찾을 수 있다.

아는 만큼 재밌겠지만, 잘 알지 못해도 큰 문제 없이 감상할 수 있는 제작진의 배려가 돋보인다. 후자의 경우에 속하는 ‘러너’들은 드라마를 더 이해하고 싶어 오마주한 작품을 하나둘 찾아보기 시작했고, 덕분에 문화적 식견을 넓힐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익숙함 속의 새로움

극 중 로맨스 요소와 대사의 뉘앙스가 익숙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 이유는 <런 온>의 박시현 작가는 김은숙 작가의 보조 작가 출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랑과 권력, 현실에 흔들리지 않는 여성 캐릭터는 새롭게 다가온다. 작품 안의 오미주와 서단아는 자신의 직업을 사랑하며 차별적 대우에 당당하게 맞서는 인물이다. 이런 인물의 존재가 여성 시청자에게 용기를 줬고 큰 위로가 됐다.

위로를 건넨 건 여성 캐릭터뿐만이 아니다. 좋은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현실적인 판타지를 전하고 싶었다는 이재훈 PD의 인터뷰처럼 극 중 대사들은 이상적이면서 이성적이다. 절대 돌려 말하는 법이 없는 직설적인 인물들의 화법은 시청자를 통쾌하게 만든다. 이렇게 현실적이지만 묘하게 환상적인 등장인물의 말이 든든하고 위안이 된다.

“섬세하고 다정한 사람들이 잘 살았으면 좋겠어. 상냥한 사람들이 바보 취급 당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필자와 수많은 시청자 그리고 오미주 역을 맡은 신세경 배우가 가장 인상 깊었다고 꼽은 대사다. 모두가 원하는 사회이지만 이뤄지지 못하는 현실에 힘이 되어준다.

또한 ‘우리는 너무 쉽게 많은 것들을 혐오한다. 증오하고 차별하고 배척한다. 내가 아닌 남에겐 더욱 쉬워진다.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며 깎아내리는 걸 서슴지 않는다’는 기획 의도가 가장 잘 투영된 대사라고 생각한다.

스스로의 언어와 소통 방식을 돌아볼 수 있는 작품. 말 한마디 한마디에 용기와 위로를 건네며 많은 사랑을 받았던 힐링 드라마. 자극적이지 않은 소재와 감동적인 이야기로 편안하게 볼 수 있는 <런 온>을 추천한다.

김채현 대학생기자

* "지금의 기사는 <뉴스작성기초> 수업의 결과물로 5월 31일 <사이드뷰>에 게재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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