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생작] 웹소설 ‘반지하 오크’ 리뷰
[나의 인생작] 웹소설 ‘반지하 오크’ 리뷰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23.11.10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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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노벨피아 (웹소설 반지하 오크 표지)
출처:노벨피아 (웹소설 반지하 오크 표지)

검과 마법이 가득한, 중세수준의 문명을 가진 소위 말하는 ‘판타지’ 세계에서 현대 문명 그것도 대한민국으로 엘프, 오크, 고블린들이 넘어와 정착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까? 인구가 다른 종족들에 비해 월등히 많은 오크에게 1인1표 선거제도가 적용된다면? 다른 종족들에 비해 훨씬 긴 세월을 살아가는 엘프들이 노령연금을 받게 된다면? 여러 이세계에 등장하는 종족들이 현대 한국으로 이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다룬 웹소설 ‘반지하 오크’에 대해 소개해보고자 한다.

‘반지하 오크’는 한국의 웹소설 연재 사이트 ‘노벨피아’에서 연재하는 작가 ‘파커Q’의 작품이며 엘프가 처음으로 현대 한국으로 넘어와 정착한 이야기를 다룬 ‘옥탑방 엘프’와 세계관을 공유하는 작품으로, 전작에서 엘프가 현대 문명에 적응하며 생기는 여러 사건·사고들과 엘프와 인간의 수명을 뛰어넘는 로맨스에 관한 내용을 다뤘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인간의 과학기술과 정치, 경제, 문화에 동화된 이종족들이 현대에서 살아가며 겪는 차별과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과정, 그리고 현대 한국에서 이종족들이 펼치는 정치 암약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소설의 주인공 ‘카르타-철수’(22세, 고졸, 오크)는 현대 한국과 이세계를 연결하는 통로 ‘게이트’를 넘어온 첫 오크 ‘카르타-챠흐’의 아들이다. 그는 기껏해야 중학교를 졸업하고 막노동판에서 일하는 다른 오크들과는 다르게 고등학교를 졸업할 정도로 지적인 오크였지만 직업 선택의 어려움으로 다른 오크들처럼 일일 건설노동자로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어떤 사건을 계기로 그는 건설직으로서 소비되는 오크들의 현실과 노동자들의 궁핍한 환경을 바꾸기로 결심하게 되고 오크로서 체육학과를 제외하고 처음으로 대학을 졸업해, 최초의 오크 대통령이 돼 차별받는 소수 종족의 인식을 바꾸기로 결심하게 된다.

이 작품을 추천하는 이유로 작가의 필력을 꼽는다. 작가 ‘파커Q’는 특유의 가벼우면서도 재미있는 필체로 일상을 다루는 에피소드는 가볍게 웃으며 읽을 수 있게 해주지만 한편으로 사건이 진행될 때 인물의 서사에 집중해 마치 내가 그 인물이 된 것처럼 몰입되게 해준다.

이 작품의 주인공들은 오크, 리자드맨, 고블린과 같이 판타지 세계에서 특별할게 없는, 자칫 식상할 수 있는 유해한 몬스터들이지만 작가가 푸는 그들은 ‘특별한 소수자들’이다. 그들은 어느 분야에 특화된 부분이 있지만 외견으로, 종족의 특징으로 차별받고 현대 사회에서 살아가는데 제약받는다. 도벽(물건을 훔치는 버릇) 때문에 사무직과 금융권에서 채용이 안 되는 고블린과 험악한 외모 때문에 공무원으로서 채용이 되지 않는 리자드맨과 같이 이들이 왜 차별받게 되었을까라는 이유를 적절하게 현대 한국과 연결해 놓아 작품에 몰입할 수 있게 도와준다.

또, 작가가 구축해놓은 치밀한 설정과 매력적인 세계관을 전작과 공유해 본작과 연결되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특히 전작의 후일담과 주요인물들을 전작을 모르는 독자들에게 부담스럽지 않게 서사에 녹이는 작가의 배려가 돋보인다. 전작 <옥탑방 엘프>에서 시대 배경이나 주요 인물들이 이 작품의 새로운 이야기에 조력자나 카메오로 다시 등장해 처음 작가를 접한 독자들에게는 전작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전작의 독자들은 ‘저번에 나왔던 그 인물들이 이번 작품에서는 이렇게 등장하는구나!’라고 향수를 느낄 수 있다.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오크의 이야기. 그리고 그가 살아왔던 장대한 서사들. 그가 바꿔낸 사회와 자연스럽게 섞여 있는 풍자들. 여러 공모전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파커Q 작가의 가벼우면서도 깊이가 있는 그런 작품 ‘반지하 오크’를 모든 사람에게 강력하게 추천하는 바이다.

최지성 대학생기자

* "지금의 기사는 <뉴스작성기초> 수업의 결과물로 5월 25일 <사이드뷰>에 게재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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