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펫 프렌들리' 꿈꾸는 강원에 부족한 ‘이것’
[지역에서] '펫 프렌들리' 꿈꾸는 강원에 부족한 ‘이것’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23.10.13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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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내 반려동물 숫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강원도에 등록된 누적 반려동물 수는 2022년 9만9090마리로 전년 대비 9674마리가 늘어났다. 강원도청이 밝힌 누적 등록 반려동물 수도 2023년 3월 기준 10만 3849마리이다. 지역 반려동물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라이프스타일·관광까지 연결한 펫 프렌들리 도시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강원도관광재단은 반려동물 동반 강원 관광 여행지 정보를 담은 ‘댕댕여지도’를 제공하기도 했고, 최근에는 국내 최초 반려견 동반 전용전철 ‘댕댕메트로’를 선보이기도 했다. 강원도청에서는 반려동물 문화축제 개최를 비롯해 반려동물과 함께할 수 있는 여행, 행사를 주최하고 춘천, 속초, 태백 등 지자체에서도 반려동물 동반 코스 추가, 공모전, 축제 등을 만들며 반려동물 동반 관광 활성화를 위한 강원 지역 전반의 관심이 큰 상황이다.

하지만 관광 사업 대비 관련 기본적인 인프라 부족에 대해서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꾸준히 존재한다. 단순히 행사·축제를 통한 방문 유도 외의 것들에 대한 관심은 미흡하다는 것이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들에는 여행을 왔다가 밤에 반려동물의 상태가 이상해 어려움을 겪어 도움을 요청하는 사례를 비롯해 이사를 가려고 하는데 24시 병원이 부족해 고민이 된다는 내용 등 반려동물의 건강을 위한 응급의료 체계가 미흡하다는 의견들이 종종 올라오고 있다. 

관련 주관기관이나 데이터가 없는 상황에서 다양한 경로로 확인한 결과 강원도 내 24시 동물병원은 3곳 존재했다. 이는 2023년 10월 기준 국가동물 정보 시스템에 등록된 강원도 내 동물병원 총 159개 대비 약 2%수준으로 소수에 불과하다. 이 병원들은 각각 춘천, 강릉, 원주에 위치했으며, 그나마도 작년에 춘천시의 지원으로 개원한 강원대학교 반려동물 응급의료센터가 포함돼 늘어난 결과다. 강원도의 경우 약 5.610㎢당 1곳의 동물병원이 운영 중이며, 넓은 면적에 비해 반려동물 응급의료 인프라는 턱 없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부분을 보완할 반려동물 구급차와 같은 정책적인 부분 또한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강원도 관계자에게 이러한 부분을 확인한 결과 현실적인 어려움만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 동물 응급의료 시설에 대해서 별도의 예산이 편성된 것은 아직 없는 상황이며, "개인사업이기 때문에 공공의 목적과 상충하는 부분이 있고 특정 동물병원의 24시 운영을 위해 예산을 배정하게 된다면 해당 병원에 특례를 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인프라 구축이 힘들다는 답변을 받았다. 또한 반려동물 구급차도 인건비, 관리비, 운영 범위에 대한 고민과 함께 병원을 연계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빠른 시일 안에 도입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강원도에서는 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한 시설 유치나 패키지 여행에 대해서는 많은 발전이 이뤄지고 있으나 정작 반려동물의 안전과 건강에 관련된 의료 인프라의 경우 부족한 상황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행사에 참여하고 축제를 즐기기 위해 강원도로 여행왔다가 발생할 수도 있는 뜻밖의 문제를 두고 '대응'하기 어려운 환경인 지금의 현실. 반려동물 응급의료와 관련된 '최소한'의 인프라 구축을 위한 강원도와 지자체들의 관심이 시급해보인다.

황지호 대학생기자

* "지금의 기사는 <탐사저널리즘 캡스톤디자인> 수업의 결과물로 10월 6일 <사이드뷰>에 게재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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