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시선] ‘노키즈존’이 만든 배타적 문화, 해결하려면 필요한 ‘이것’
[청년시선] ‘노키즈존’이 만든 배타적 문화, 해결하려면 필요한 ‘이것’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23.08.18 08: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노00존’이라는 명목으로 특정 대상을 제한하는 카페, 식당 등의 공간이 생겨나면서 많은 사람의 찬반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이제는 집 앞 카페나 식당에 가기 전 해당 공간의 SNS에 방문하여 공지사항이나 이용수칙 등을 확인한 후 공간을 이용하는 것이 매너가 됐다. 즐거운 마음으로 이용하려는 공간에 들어선 순간 특정 대상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출입을 제한받고 발길을 돌리는 이들의 무안함과 설움은 다양한 피해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노키즈존은 약 10년 전부터 생겨나기 시작했다. 2011년 부산의 한 식당에서 뜨거운 물이 담긴 그릇을 운반하던 종업원과 10세 어린이가 부딪혀 화상을 입으면서 해당 업주와 종업원에게 배상 판결이 내려지면서 특정 연령을 금지하는 카페, 식당이 생겨났다. 그 이후에도 식당에 다 쓴 기저귀를 버리고 가거나 아이들의 소란을 방치하는 부모들의 행동으로 다른 손님들을 방해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어린이 제한 금지 구역의 생성이 타당한 것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한국 리서치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21년을 기준으로 최소 400개 이상의 노키즈존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1,000명 대상으로 노키즈존 운영에 대한 허용 찬반을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71%가 ‘업장 주인의 자유에 해당하고, 다른 손님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기 때문에 노키즈존을 허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17%는 ‘어린이와 어린이 동반 손님을 차별하는 행위이고, 출산 및 양육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므로 허용할 수 없다’라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키즈존은 다양한 연령대가 공생하는 방법을 찾지 않고 어린이의 입장을 무조건 ‘금지’함으로써 해당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문제이다. 어린이가 다양한 상황을 경험하며 예절을 배우는 기회를 박탈하는 셈이다. 노키즈존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면서 이에 반대하는 예스키즈존이 생겨나기도 했으나 예스키즈존의 생성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될 수 없었다. 어린이를 제한하는 것이 선택의 문제로 여겨지며 어떤 공간이라도 어린이들과 어린이 동반 이용자가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기에는 부족했기 때문이다.

제주도 의회에서 ‘노키즈존 금지 조례’를 추진하면서 본격적으로 이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시작되는 듯 보였으나, 개인의 영업 금지를 법률로 제한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산되었다. 하지만 이를 시작으로 시민들의 아동 차별 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해당 주제와 관련한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었다.

카페나 식당을 이용하면서 누군가의 소음이나 불쾌한 행동으로 인해 눈살을 찌푸린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의 편의를 위해 또 다른 이들의 자유를 침해한다면 그것은 명백한 차별임을 기억해야 한다. 특정 대상을 배제하는 것을 해당 문제의 해결방안으로 여기는 순간, 배척되는 대상은 점점 많아지게 될 것이다. 

노00존을 선택의 문제로 여기지 않고 모두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근시안적으로 해당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하려 하지 말고,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다양한 사람들이 공간을 이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박서현 대학생기자

* "지금의 기사는 <뉴스작성기초> 수업의 결과물로 6월 28일 <사이드뷰>에 게재된 바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