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시선] 사회초년생의 ‘금융문맹’,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청년시선] 사회초년생의 ‘금융문맹’,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23.08.1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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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각국은 금융교육에 공을 들이고 있다. 금융에 대해 무지함을 일컫는 ‘금융문맹’의 사회가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과잉 부채, 신용 불량, 개인 파산 등을 야기한다는 점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도 금융교육을 강화했으나 한국인의 금융 이해력은 여전히 낮은 편으로, 그중에서 사회 초년생과 보육원 자립 청소년의 실생활 금융문맹과 경제적 어려움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보육원 청소년의 경우에는 대부분이 자립을 위한 경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주 교육 기관은 학교이다. 그러나 한국은 시험 중심의 교육으로, 단순히 소비생활, 자산관리 등 일부 내용만 반복적으로 다룰 뿐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가야 할 사회에 대한 가르침은 없다. 정부는 초중고 학교 내 실생활 경제·금융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2022년 8월에 한 보육원 자립 청소년이 금전적 문제로 자살하고 많은 보호 종료 청소년들이 여러 미디어 매체를 통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경험들을 알리면서 보호 종료 아동의 자립지원정착금 증액과 더불어 장기적인 금융교육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보육원 보호종료 아동은 만 18세가 되면 보호시설을 나와야 한다. 아동복지법이 개정되면서 원하는 경우 만 24세까지 시설에서 머물 수 있지만, 보호 기간을 연장하는 경우는 절반에 그친다. 

매년 2400여 명에 달하는 보호 청소년들이 자립을 하는데, 대부분 준비 없이 경제, 주거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대로 된 실생활 금융교육을 받지 못해 자립 지원금으로 사회에 나와 돈을 관리하고 적응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립 청소년뿐만 아니라, 좋은 아르바이트 자리를 인터넷 검색으로 알게 되었는데, 사장이 월급이체에 필요하다며 신분증과 공인인증서, 예금통장 등을 달라고 하여 넘겨주었더니 나중에 자신의 명의로 대출을 받은 후 잠적하는 등의 사회 초년생이 사소한 실생활 금융 지식이 부족해 겪는 금융 사기들도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2020년에 실시된 '보호종료아동 자립 실태 및 욕구 조사'에 따르면 자립준비청년 3104명 중 50.0%인 1552명이 '죽고 싶다고 생각해 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죽고 싶다고 생각한 이유'에 대해 33.4%가 '경제적인 문제'를 꼽았다. 그리고 자립준비청년 4명 중 1명에 해당하는 24.3%는 부채가 있다고 답했다. 이러한 조사는 자립 청년들이 사회에 나와 돈을 경제적으로 관리하고 자립을 할 수 있도록 실생활 금융교육을 강화해야 함을 보여주고 있다. 

고아권익연대 관계자는 "많은 아이가 보육원을 나가야 하는 시기가 오면 경제관리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한다"며 "보육기관의 교육은 일반 가정에서 보호자 아래 일상적으로 이뤄지는 관리와는 차이가 크다. 교육이 일시적이고 경험으로 체감이 안 되다 보니, 일시적으로 지급된 정착금을 탕진하는 사례가 많다. 학교에서부터 경제관념에 대한 조기교육이 중요하다"라며 학교에서의 실생활 금융교육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는 보육원 자립 청소년뿐만이 아닌, 사회 초년생에게도 해당되는 부분이다.

싱가포르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중 국민 금융 이해력 수준 최상위국이다. 싱가포르는 금융교육을 정부와 민간의 지속적인 협력 아래 학교를 통한 조기교육과 학교 밖 교육을 병행해 OECD 등 국제기구 및 주요국으로부터 금융교육 국가전략의 롤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싱가포르는 조기 금융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비교적 일인 1960년대부터 의무교육에 금융교육을 포함시켰다. 경제 신용 등급이 우수한 싱가포르의 배경에는 이러한 조기교육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한국도 싱가포르의 사례를 바탕으로 금융교육의 중요성을 받아들여 조기교육을 의무화한다면 경제성장은 물론, 경제·금융과 관련된 사회 문제들을 차츰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이유로 한국도 기초/기본적인 금융교육부터 강화할 필요가 있다. 현재 국내 입시 위주의 경쟁에서 경제 과목을 회피하는 상황이 존재하고 실제 필자가 있던 학교는 2명에 불과했다. 수능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대학 입시에서 반영하는 과목들 중심으로 배우고 익히면 실생활에서 사회적으로 필수적인 것을 배우지 못한 채 성인이 되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심지어 경제 전문가들은 “국내 자살률은 금융위기마다 급등해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금융교육의 실패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해석하기도 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다양하게 나타나는 우리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에서 경제·금융교육을 강화하고 시험을 위한 교육이 아닌, 청년들이 사회로 나와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사회생활과 밀접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

여현정 대학생기자

* "지금의 기사는 <뉴스작성기초> 수업의 결과물로 6월 13일 <사이드뷰>에 게재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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