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시선] 소리·소문 없이 증가한 ‘스텔스 대중교통비용’, 근본적인 시스템 개선 절실
[청년시선] 소리·소문 없이 증가한 ‘스텔스 대중교통비용’, 근본적인 시스템 개선 절실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23.06.1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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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점자블록이 설치되지 않은 춘천시청별관 앞의 버스정류장.
사진=춘천시청별관 앞의 버스정류장.

최근 전국 곳곳에서 대중교통 비용이 증가하는 추세다. 강원도 대중교통 비용은 약 20% 가까이 인상됐고,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도 인상 소식이 들리고 있다. 공공요금 인상은 자차를 소유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특히 서민들의 일상에 큰 부담이 되고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중교통비를 올린 지자체 중 강원도내 지자체들은 눈에 띄게 인상 폭이 가파르다. 원주, 춘천, 태백 등 강원도 내 지자체들은 이미 대중교통 가격을 살펴보면 이렇다. 기존 1400원이었던 시내버스 일반요금은 올해 1월부터 1700원으로 인상돼 전국 최고 요금을 기록했다. 강원도 이외에도 울산지역의 경우 250원이 인상되어 1500원으로, 서울의 경우 기존 요금에서 300원~400원 가량을 4월까지 올리기로 했으나 서민층의 부담을 고려해 정부의 재정 지원 정책과 연계, 올해 하반기로 요금인상 시기를 미루기로 한 상황이다. 

서울에서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해 등하교을 하는 일반적인 대학생 A씨를 가정해보자. 주 5일 등하교를 하는 A씨의 대중교통 요금은 카드를 사용해서 환승없이 시내버스만 이용했을 때 한달에 왕복 48,000원이 교통비로서 소비된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 시내버스 비용이 300원 인상이 될 경우 한달 교통비는 60,000원으로 기존보다 25% 상승하게 된다. 

아르바이트 중개 플랫폼 ‘알바몬’에서 집계한 20대 아르바이트근로자 월 평균 소득인 67만원의 거의 10%가량이 교통비로만 소비되는 것이다. 고정적으로 지출될 수밖에 없는 비용인 교통비가 이렇게 상승하게 되면 서민에게는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대중교통 요금 인상을 두고 서민 10명 중 9명의 사람들이 ‘부담스럽다’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취업 포털 사이트 인크루트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70.6%가 ‘너무 많이 올랐다’고 응답했고, 24.7%는 ‘많이 오른 편’이라고 답했다. 이런 인상이 부담스럽지 않다고 답한 비율은 2%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결국 우·러 전쟁과 코로나19 상황등 의 여파로 일어난 경제위기의 장기화 속에서 ‘일상에서 필수적으로 쓰일 수밖에 없는 요금’이 오르면 ‘서민층 생활의 안정’은 깨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22년 기준 소비자물가상승률이 5.1% 상승한 상황에서 경제활동을 위해 필수적일 수밖에 없는 ‘교통비’에 이렇게 ‘많은 비용’을 투입해야만 한다면 ‘일반 서민’들은 살인적인 물가 상승에 버티기 힘든 상황이다.

대중교통 요금 인상을 두고 각 분야의 전문가들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유미화 녹색소비자연대 전국협의회상임위원장은 서울시 주최의 시민공청회에서 “소비자물가가 5.2% 오른 시점에서 대중교통 요금을 올리는 것은 소비자들을 물가 압박에 몰아넣는 나쁜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아주대학교 교통시스템공학부 유정훈 교수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서울시 요금 인상은 당연히 우리 시민들에게 큰 부담이 된다…”, “ 대중교통 문제는 이제 정부가 지방행정이라고 해서 나 몰라라 할 수 있는 수준을 넘었고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서 재정 지원이라든지 제도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히는 등 정부의 대응 마련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서민들에게 있어 대중교통은 사회활동에 있어 필수적인 존재이고, 자차가 없는 서민에게 대중교통은 먼 거리를 상대적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게 해주는 유일한 수단이다. 이미 지방 정부가 해결할 역량을 넘어선 지금의 시스템은 그 효능이 의심된다. 이제는 적극적으로 중앙정부가 개입해 과거와 달라진 현재의 인구 구조, 미래의 인구 비율을 염두에 두고 ‘대중교통 시스템 개선 방안’에 대해 논의할 때가 왔다. 시민들에게 필수적인 대중교통이 적절하게 유지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공론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최지성 객원기자

* "지금의 기사는 <뉴스작성기초> 수업의 결과물로 6월 1일 <사이드뷰>에 게재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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