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체크] 1개 공공의료기관당, 울산 110만명 강원7만여명 담당
[헬스체크] 1개 공공의료기관당, 울산 110만명 강원7만여명 담당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23.05.24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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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로 본 공공보건의료] 보건소도 비수도권 지역간에도 편차 심해

한 국가의 의료의 질을 가늠하는 지표로 개인의 경제력과 관계없이 의료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는 용이성이 자주 거론된다. 이를 감안, ‘보편적 의료’를 지향하는 공공의료기관이 지역사회에 얼마나 고루 분포돼 있는지 알아본 결과, 공공의료시설의 담당 주민수가 심지어 비수도권 지역사회 간에도 배 이상 차이가 나는 등 불균형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림미디어랩 The H>는 공공의료기관 접근성의 지표로, 크게 공공보건의료기관과 지역보건의료기관의 수를 각 지역 인구수로 나누어 보았다.

먼저, ‘공공보건의료기관’은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률’ 제2조 3에 따라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공공단체가 공공보건의료의 제공을 주요한 목적으로 하여 설립, 운영하는 보건의료기관’을 말한다. 예를 들어 서울대학교병원, 국립재활원, 서울시립병원, 서울적십자병원 등이 이에 해당한다. “거점병원”, “권역병원”으로 불리는 지역대학종합병원들도 포함된다.

공공의료기관 1곳당 담당 인구 그래프
공공의료기관 1곳당 담당 인구 그래프

2022년 기준 공공보건 의료기관 현황에 따르면 전국 공공보건 의료기관은 총 227개에 이른다. 이를 행정안전부의 2023년 3월 행정구별(시군구) 인구수로 나눠보면, 한 공공의료기관당 담당 주민수는 울산광역시가 110만여명으로 가장 많고 강원도가 7만7천명으로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은 공공의료기관당 담당 주민수가 40만여명대를 상회, 울산에 이어 두 번째 그룹을 형성하며 공공의료 서비스의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수도권에 대형병원들을 포함한 각급 의료시설이 집중돼 있어 의료서비스 자체의 접근성을 염려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보다 우려되는 부분은, 똑같이 대형병원들과의 접근성이 먼 비수도권 지역간에도 공공의료 서비스의 접근성에 차이가 감지된다는 점이다. 일례로, 제주특별자치도 인구는 67만7천31명으로 5개의 의료기관을 보유한다. 한 개의 지역의료기관 당 13만5천여명을 담당하는 것이다. 이에 반해, 울산광역시는 인구가 110만7천746명인데 1개의 공공의료기관밖에 갖고 있지 않다. 울산의 인구가 제주특별자치도에 비해 약 1.6배 많음에도 불구하고 공공보건 의료기관은 제주의 1/5 수준인 것이다.

이런 상황은 지역보건의료기관 수에서도 확인된다.

지역보건법 제2조에 따르면 ‘지역보건의료기관’은 지역주민의 건강을 증진하고 질병을 예방·관리하기 위해 이 법에 따라 설치·운영하는 보건소·보건의료원·보건지소 및 건강생활지원센터를 말한다.

2022년 기준 ‘지역보건의료기관 현황’에 따르면 전국 지역공공보건 의료기관은 총 3천564곳이다. 경상북도 성주군과 전라남도 영암군이 45곳으로 가장 많고, 충청북도 청주시가 44곳, 전라남도 고흥군이 43곳의 지역보건의료기관이 있다. 지역보건의료기관이 가장 적은 곳은 세종특별자치시, 강원도 속초시, 부산 남구 등이 있다.

지역의료기관 역시 담당 주민수에서 지역간 심한 차이를 보이는데, 그 예로 강원도 삼척시와 충청남도 홍천군을 들 수 있다. 2023년 3월 삼척시의 인구수는 6만3천487명, 홍천군은 6만7천759명이다. 15개의 의료기관을 보유한 삼척시는 한 지역의료기관 당 4천232명을, 28개의 의료기관을 보유한 홍천군은 한 개의 지역의료기관 당 2천419명을 담당하고 있다. 이는, 삼척의 지역의료기관들이 1.7배나 많은 주민들의 질병 치료 및 건강 관리 업무를 맡고 있음을 의미한다.

지역균형발전은 오랜 국가적 과제였다. 이를 위해서도 정부와 지자체는 공공의료 확대와 균형있는 지역 안배를 위해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세정 객원기자

* "지금의 기사는 <데이터저널리즘> 수업의 결과물로 4월 11일 <사이드뷰>에 게재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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