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공용화장실 고체비누 문제 없을까?
코로나 시대, 공용화장실 고체비누 문제 없을까?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22.12.12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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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균 살기 어려운 환경, 고체비누로 손 씻어도 청결... 생각 전환 필요
사진=춘천시 근화동 춘천역 화장실에 고체비누가 비치돼 있다
사진=춘천시 근화동 춘천역 화장실에 고체비누가 비치돼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질병관리청과 세계보건기구(WHO)는 손 씻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양한 전염병과 질환 예방을 위해 올바른 손 씻기의 중요성은 부인하기 힘들지만 공중화장실에 설치된 고체비누를 보면 찜찜함을 느껴 선뜻 사용하기 망설여진다.

지하철을 자주 이용하는 임민지(23·여)씨도 그런 케이스다. 임씨는 역 화장실에서 "불특정 다수가 사용하는 고체비누를 사용할 때마다 찜찜하다"며 "손을 씻을 액체비누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15년 서울시민 1천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94%의 응답자가 고체비누보다 액체비누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철역 화장실 등 공용화장실의 비누는 어떤 종류가 비치될까. 한국철도 광역운영처 담당자는 "지하철역 내 비누 배치 기준은 따로 없고 예산에 따라 한 종류의 비누만 비치하거나 혼합해서 비치하는 등 유동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코로나 이후 액체비누의 비중을 높이긴 했으나 단가가 높기 때문에 모든 전역에 설치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고체비누를 사용하고 있는 춘천역의 김혁진 부역장은 "과거 승객들의 선호를 반영, 액체비누를 사용했지만 바닥이 미끄럽다는 민원과 청소직원의 애로사항을 고려해 다시 고체비누로 바꿨다"며 "사고 발생의 위험이 있어 승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지역적 사정에 따라 고체·액체 비누가 혼용되는 상황에서 많은 사람이 기피하는 것으로 알려진 고체비누를 써도 문제가 없을까?

비누의 주성분은 계면활성제다. 계면활성제는 고체와 고체, 액체와 액체 등 서로 맞닿은 경계면에 흡착해 계면의 경계를 완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비누 분자는 물에 잘 녹는 친수성과 기름에 잘 녹는 소수성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기름때에 비누 분자의 소수성이 붙고, 물로 씻어낼 때 비누 분자의 친수성이 물에 녹아들면서 기름때가 제거된다. 또 비누는 높은 pH를 유지하고 있는 염기성이기 때문에 세균이 살기 어려운 환경이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세균 청결의 문제는 세균이 어느 수준으로 검출되는가다. 과거 한 방송 매체의 교양프로그램은 공용비누와 새 비누로 손을 씻은 다음 손에 남은 세균을 측정하는 실험을 실시, 각각 40RLU(Relative Light Unit·오염도 측정 단위)와 32RLU인 것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칼이나 도마가 200RLU, 조리하는 사람의 손이 1500RLU 이하면 깨끗하다는 전문가 평가가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의 청결 수준이 고체비누든, 액체비누든 상관없이 보장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비누로 손을 씻을 경우 세균 평균 감소율이 96%였던 점을 감안한다면 고체비누의 사용이 찜찜하다는 이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조수민 대학생기자

* "지금의 기사는 <헬스저널리즘> 수업의 결과물로 11월 21일 <오마이뉴스>에 게재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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