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소방안전, 이래도 되나
대학가 소방안전, 이래도 되나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18.08.23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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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대·한림대, 15·16년 된 노후 소화기 학내 곳곳에

 

 

규정상 10년 되면 바꿔야지만 성능 검사도 안 받고 방치

 

시내 주요대학들의 소화기 관리 실태가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17년 개정된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화재예방법)에 따르면 10년 이상 된 노후 소화기는 교체해야 한다. 개정 이전에 설치된 소화기들은 한국소방산업기술원(소방기술원) 성능확인 검사를 통과하면 합격증명서를 발급받아 최장3년까지 사용 연장이 가능하다. 2018년 1월27일 이후부터 검사받지 않은 노후 소화기를 비치하는 행위는 화재예방법 위반이다.

하지만 시내 강원대학교와 한림대학교에 설치된 노후 소화기들은 성능확인 검사를 받지 않았다. 지난 30일 <춘천사람들>이 시내 주요 대학 소화기를 확인한 결과, 2003년과 2006년에 제작된 노후 소화기들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개중에는 2002년 12월에 출하된 경우도 있었다. 강원대 공학관에서는 손잡이를 눌러도 작동하지 않는 불량 소화기도 확인됐다.

강원대 시설관리과 관계자는 소방기술원 합격증명서 확인을 요구하자 서류가 각 단과대 행정실에 있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행정실은“소방기술원 검사를 받지 않았다”고 실토했다. 한림대 역시 소화기 성능 확인 검사를 받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다행히 사용 시 폭발 위험이 있는 가압식 소화기는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 확인된 손잡이를 누를 때만 소화약제가 방출되는 축압식 소화기 역시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스가 누출되거나 분말이 굳어 화재진압 시 성능을 보장할 수 없는 상태다.

강원대 4학년 재학생 전모(23)씨는 “소화기가 오래 돼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다니 불이 났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감이 잡히질 않는다”며 불안한 마음을 표현했다.

 

이재빈 시민기자

 

 

강원대 공학관에서 발견된 2002.12 제작된 노후 소화기(왼쪽 끝)와, 안전핀이 뽑혀 있어 손잡이를 눌러도 작동하지 않는 불량 소화기(오른쪽 끝).
강원대 공학관에서 발견된 2002.12 제작된 노후 소화기(왼쪽 끝)와, 안전핀이 뽑혀 있어 손잡이를 눌러도 작동하지 않는 불량 소화기(오른쪽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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