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의 이목을 이끈 아바타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아바타 서비스인 네이버의 ‘제페토’를 주축으로 K-pop,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변화가 눈에 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비대면으로도 생생함을 이끌 수 있는 가상 세계 플랫폼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바타 산업은 여러 분야에서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네이버의 제페토이다. 제페토는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가 만든 앱으로 얼굴인식과 증강현실(AR), 3D 아바타를 생성하는 서비스이다. 전 세계 35개국 무료 다운로드 순위 1위를 기록하며 현재 1억9000만 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12일 제페토의 가상 체험 공간을 이용해 국제 관광교류가 막힌 코로나19 상황의 약점을 보완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지난 8월 제페토 이용자 2만2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페토를 통해 가보고 싶은 한국관광지’ 설문조사 결과 한강공원이 한국의 가상 여행지 1위를 차지했다. 한강공원 맵은 공개된 지 하루 만에 25만7000여 명이 방문하는 큰 쾌거를 이뤘다.

제페토에 구축된 한강공원에서는 이용자들이 실제 한강에 온 것처럼 반포대교 무지개 분수와 남산 N타워 등의 야경을 감상하고 자신의 아바타로 기념 사진을 남길 수 있다. 서울 밤도깨비 야시장을 재현해 플리마켓, 푸드트럭 등을 이용할 수 있으며 수상 택시·튜브스터를 설치해 실제 한강에서 즐길 수 있는 각종 체험을 생생하게 구현했다.

또한 제페토는 블랙핑크, BTS 등 유명 아티스트들과 꾸준한 콜라보를 통해 기세를 보여 주며 최근 JYP로부터 50억 원 투자 유치를 받아 화제가 됐다. 이러한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움직임은 인공지능과 아바타가 K-pop 시장의 新돌풍임을 증명하고 있다.

SM 엔터테인먼트에서 이달 데뷔한 신인 걸그룹 ‘에스파’는 멤버마다 인공지능 아바타가 있다. 정멤버 4명과 인공지능 아바타 4명, 총 8명이 한 그룹이다. 에스파의 이러한 구성은 일전에 라이엇 게임즈가 선보인 가상 걸그룹 ‘K/DA’를 연상시킨다. K/DA는 라이엇 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게임 속 캐릭터 중 아칼리, 아리, 카이사, 이블린을 아바타화시켜 재구성한 그룹이다. 당시 ‘POPSTAR’라는 곡으로 히트를 치며 국내외 음원 사이트에서 오랜 기간 상위권을 유지했다.

교육 분야에서도 아바타의 활용이 돋보인다. 지난여름 KT는 팬데믹 상황으로 해외 어학연수가 불가능해진 대학생들에게 가상현실(VR) 어학연수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학생 10~15명이 가상의 교실에서 원어민 영어 강사에게 아바타 형태로 수업을 받는 방식이다.

박정호 KT IM사업담당(상무)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온라인 비대면 교육이 확산되고 있지만 실습이 필요한 영역에서는 여전히 현장 대면 방식에 대한 갈증이 존재한다"며 "VR을 활용하면 현장 대면 못지않은 몰입감과 실재감으로 학습 효과를 증대할 수 있는 만큼 실감미디어를 활용한 교육 서비스 발굴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아바타 산업의 강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시점에서 비대면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현실감을 줄 수 있다는 부분은 아바타 산업의 큰 강점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높은 현실감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처럼 가상과 현실을 적절히 분리해 서비스를 제공·이용하는 것이 아바타 산업의 긍정적인 성장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신하은 대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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