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와 나] 공존을 통해 울림을 주는 채널 'haha ha'
[미디어와 나] 공존을 통해 울림을 주는 채널 'haha ha'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20.11.25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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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와 나]는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 커뮤니케이션 개론 수강생들이 수업을 통해 1. 나와 미디어의 관계에 대한 고민을 바탕으로 가장 좋아하는 미디어 영역의 무엇인가를 소개하고 추천하는 글입니다. [편집자말]

다양한 미디어들을 매일 접하는 건 이제 우리 일상에서 늘상 볼 수 있는 평범한 모습이 되었다. 그리고 그 중 현재 사람들이 가장 주목하고, 많이 이용하고 있는 매체 중 하나는 유튜브가 아닐까? 가장 유명하고 접근성이 좋은 플랫폼답게 영상을 감상하는 사람들도, 영상을 올리는 사람들도 매우 많아졌다. 이 때문에 현재 유튜브의 상태는 '레드오션'이라고 칭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 레드오션 속엔 사람들의 지지와 인기를 한몸에 받는 채널이 있고 관심을 못 받는 채널도 있다. 셀 수 없이 많은 동물 분야 채널 가운데 최근 내게 가장 큰 힐링을 선사하는 < Haha ha >를 소개하려 한다. 

현재 95만 명이 구독중이고, 5년여 전 첫 영상이 올라온 채널 < Haha ha >의 주요 출연자는 고양이다. 고양이가 등장하는 다른 채널과 차이점은 시골 고양이가 주인공이라는 것이다. 보통 집 안이나 도심, 잘 갖춰진 장소에서 고양이를 촬영하는 타 유튜버들과는 달리 이 채널은 길고양이들과의 자연스러운 상생을 영상에 담았다. 

고양이들과 단체로 산책을 다녀왔다 영상의 한 장면. ⓒ haha ha
고양이들과 단체로 산책을 다녀왔다 영상의 한 장면. ⓒ haha ha

먼저 이 채널에 나오는 고양이들은 유튜버가 기르던 반려묘가 아니다. 해당 유튜버는 낚시와 고양이 분야의 영상으로 대중에 알려졌지만, 원래는 고양이보다 개를 더 좋아하는, 오히려 고양이를 싫어하는 편에 속하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잉어장을 운영하는 그는 길고양이들이 자꾸 잉어에게 줄 사료봉투를 찢는 등 문제를 일으키자 해결책을 강구했다. 바로 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고 가끔 물고기도 잡아서 준 것. 그러자 길고양이들은 잉어 사료봉투를 찢는 대신 그가 챙겨준 밥을 먹기 시작했다. 잉어 또한 더 이상 괴롭히지 않았다. 

이를 계기로 그는 길고양이들과 교감하게 됐고 함께 상생하는 것을 영상으로 찍어서 유튜브를 통해 세상에 공개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유튜버와 고양이들의 상생은 길게 이어졌다. 이 채널은 말썽을 부리던 길고양이가 사람에게 의지하고 친밀하게 지내게 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담았다. 이외에도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시골의 풍경을 볼 수 있는 것은 덤이다. 영상을 통해서 고양이가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다른 자연-동물 다큐멘터리 못지않은 힐링을 선사한다. 

이 채널의 또 다른 묘미는 채널의 주인으로 나오는 인물이다. 이 유튜버는 성인 남성으로 앞서 설명했듯 시골에서 잉어장을 운영하고 있다. 심심해서 올리기 시작한 영상에 사람들이 반응하고 인기를 얻자 꾸준히 작업을 이어와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본업은 양식업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본인의 사생활 보호를 위하여 어떤 사적인 정보도 공개하지 않는다.

그는 영상을 통해 "고양이들에게 정은 주지 않겠다"라는 발언을 지속적으로 했었지만 지극정성으로 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고 고양이들이 새끼를 낳았을 때는 몸보신을 위해 영양식을 챙겨준다. 고양이들 싸움까지 중재해주는 그는 아무래도 고양이에게 정을 주지 않을 것이란 다짐을 지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 채널에서 특히 눈여겨 볼 부분은 '공존'이다. 채널의 주인이 생업에 적지 않은 피해를 주는 고양이들도 따듯하게 받아들이며 일상에서 공존하려 노력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 과정에서 고양이들의 주인이 아닌 보호자가 된 유튜버와 그의 마음을 아는 듯 함께 공존해가는 고양이의 모습을 보면 큰 감동을 느끼게 된다. 무엇보다 고양이에게 특정 행동을 유도하거나 연출을 하려 하지 않고 담백하게 자연과 상생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처음 이 채널을 접한다면, 생각보다 많은 수의 고양이들을 보며 누가 누구인지 고양이들을 구분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이 유튜버는 3대에 걸친 고양이들의 가계도를 구성하여 소개하는 영상도 찍어서 올려놓았다. 그 영상을 참고한다면 이 채널의 영상을 즐기는 것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변수진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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