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강의로 불필요해진 자취방
비대면 강의로 불필요해진 자취방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20.04.11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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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방 월세에 자취생들 한숨 깊어져

부족한 알바 자리에 재정 부담 가중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개강 연기 및 비대면 강의 실행으로 미리 자취방을 계약한 대학생들의 고충이 커지고 있다.

지난 16일까지 연기됐던 개강과 더불어 개강 이후 무기한 온라인 강의로 자취할 필요성이 사라진 대학생들은 사용하지도 않는 빈방 월세를 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온라인 강의의 불편을 겪고 있는 대학생들이 빈방 월세까지 지불해야 하는 이중고에 처한 것이다.

한림대 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정모(24)씨는 “본가와 학교 사이의 거리가 멀어 2월 말부터 자취방을 계약했다”며 “입주하지도 않은 자취방의 월세 때문에 고민이 많다”고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본래 예정된 개강 일자에 맞춰 자취방을 구했다면 대부분 입주 예정일과 실 입주일의 차이가 6주 이상 날 수밖에 없게 된다. 학생들이 힘들게 구한 자취방이 한 달 넘게 빈방으로 남게 된 것이다.

강원대 신문방속학과에 재학 중인 노모(22)씨도 “좋은 방을 얻기 위해 며칠을 발품 팔아 구했는데 상황이 이렇게 돼 속상하다”며 “아르바이트를 구하기도 어려워 경제적으로 부담이 너무 크다”라고 말했다.

20일 개강 연기 및 비대면 강의 실행으로 인해 3월 내내 비어있게 된 노모(22)씨의 자취방
20일 개강 연기 및 비대면 강의 실행으로 인해 3월 내내 비어있게 된 노모(22)씨의 자취방

학생들마다 온라인 강의에 대한 평가는 다양했지만 공백 기간의 빈방 월세가 부담스럽고 걱정된다는 의견은 동일했다. 강원도 춘천시 대학 인근 원룸의 한 달 평균 월세는 대략 30만 원으로, 사용하지도 않은 자취방 비용으로는 벅찬 액수이다.

학생들은 가중된 재정 부담으로 아르바이트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예년과 달리 사람 간 대면접촉을 피하다 보니 작은 일자리조차 쉽게 구할 수 없는 상태이다.

월세를 직접 부담하고 있는 정모씨는 “코로나19 이후 고정 수입이 없어져서 월세와 공과금이 매우 부담스럽다”며 “일자리가 새로 생기지 않고 점점 줄어드는 추세라 일자리를 구할 생각조차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모 지원을 받고 있는 학생들의 걱정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강원대 독어독문과에 재학 중인 김모(21)씨 역시 “부모님께서 지원해 주긴 하지만 아르바이트를 구해 직접 낼 생각이었는데 코로나19 때문인지 일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며 고민을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주거 취약계층인 대학생을 위해 영세 상인들에게 실천한 ‘착한 월세운동’과 같은 사회운동이 필요하며 주거 바우처 등 경제적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한 방안과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글·사진=신하은 대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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