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중심’ 한식은 건강식 아니다
밥 ‘중심’ 한식은 건강식 아니다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20.01.30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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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층 이상 탄수화물 70% 이상 섭취, “영양 불균형”

잡곡밥과 계란·생선 등 동물성 단백질 늘려야

한식이 건강식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반론도 제기된다.

한식 자체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쌀밥에 편중된 식사 방법이 문제“라는 취지다. 한식의 주 메뉴인 밥을 중심으로 삼시 세끼 챙겨 먹는다면, 오히려 영양 불균형을 초래할 수도 있다.

한국영양학회에 따르면 탄수화물은 55~60% 비율로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2017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탄수화물 섭취 비율이 62.2%로 나타났다. 특히 중년부터 노인층은 탄수화물 섭취 비율이 70%대로 지나치게 높았다.

비만과 고지혈증을 예방하려고 고기, 기름진 음식을 피하고 밥을 찾지만, 균형 잡힌 영양이 아니라 탄수화물 과잉 섭취가 되기에 십상이다. 에너지로 사용하고 남은 탄수화물이 지방이 돼 비만과 고지혈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한식의 식단에는 밥 이외에 다양한 반찬들로 지방, 섬유질, 비타민 등을 조화롭게 섭취할 수 있지만 밥 이외의 음식을 모두 반찬으로 여기기 때문에 탄수화물을 지나치게 섭취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반찬의 양념이 대부분 맵고 짜서 밥을 더 찾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92년도에 발표된 김기남 충북대 식품영양학과 교수의 논문 <우리 음식문화의 문제점 및 개선책>에도 이런 사실이 지적되고 있다. “한국 음식은 주식의 비율이 높고 부식의 섭취량이 적어서 주식 위주의 편중된 식사가 될 수 있고, 상대적으로 지방과 동물성 단백질의 섭취가 적고 비타민과 무기질의 섭취가 적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조리 시 사용되는 참기름, 들기름, 콩기름 등과 같은 식용유도 대체로 식물성 지방이라 동물성 지방과 단백질이 식단에 오르는 경우가 적은 것도 요주의 사항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한식을 건강식으로 바꾸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먼저 쌀밥을 잡곡으로 대체하고 반찬의 구성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반찬으로 자극적인 맛의 절인 무침, 조림 등의 채소보다 계란과 생선을 이용해 동물성 단백질의 비중을 늘려 탄수화물·단백질·지방의 균형을 이뤄야 한다.

또, 식기의 크기를 줄이는 것도 필요하다. 예로부터 한국인은 대식가였다는 사실을 각종 기록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한민족의 식사량을 분석한 쇄미록에는 임진왜란 때 ‘일본군의 밥 공기가 간장 종지만 한 것을 보고 놀랐다’ 거나 ‘조선군은 장병 1인당 한 끼에 쌀 7홉(약 1리터)을 먹었다’는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

지금도 고기를 먹으면서 공기밥을 추가 주문하거나 국물에 밥을 말아먹는 등의 식습관을 보면 대식의 기질이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것 아니냐 해석도 가능하다. 대식은 과식으로 이어지고 과식은 잉여 에너지가 지방으로 전환되는 결과를 낳는다. 이를 예방하는 방법으로 원래 쓰던 것보다 작은 밥그릇의 사용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박한나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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