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과도 이용, '디지털치매'로?
디지털 과도 이용, '디지털치매'로?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20.01.04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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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18% “위험군”…기억 해마 축소로 일상 기억활동 장애

춘천지역 대학생 89명 조사서도 53.7%가 디지털치매 가능성

최근 스마트폰 사용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사용 연령대는 낮아지는 추세이다. 그러나 잦은 스마트폰의 이용은 스마트폰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 자칫 디지털 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 디지털치매란, 급격한 디지털 기기의 발달로 생긴 신종 증후군으로, 디지털 기기에 지나치게 의존하다보니 생활에 필요한 기억을 잊어버리는 증상이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지난 2016년 실시한 ‘인터넷 과의존 실태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약 18%인 750만 명이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에 해당하며 이는 일상에 지장을 받는 정도로 전문적인 상담을 요한다고 발표했다. 스마트폰에 의존 현상이 심각한 수준임을 의미한다.

한림성심병원 정신의학과 이병철교수는 “인간의 뇌는 직접 경험하고 느끼는 것은 장기 기억으로 저장하기 쉬운 반면 디지털 기기로 얻는 수동적인 자료는 스스로 이해하는 과정이 생략되기 때문에 해마가 발달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주체적으로 어떤 것에 대해 생각하고 경험해야하던 과거와는 달리 주어진 자료를 그대로 습득하게 되는 정보처리의 방식 때문에 뇌가 활발히 움직이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2019년 트렌드 모니터의 ‘디지털 치매 관련 인식 조사’에 따르면, 디지털 치매 현상 인지 여부에서 ‘내용에 대해 잘 알고 있음’ 에 응답한 사람은 34.6%로 전체 응답자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들어본 적은 있지만, 내용에 대해선 잘 모름’에 응답한 사람은 37.9%, ‘전혀 몰랐음’에 답한 사람은 27.5%였다. 반면, 디지털 치매 해당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51.3%의 사람이 스스로를 ‘디지털 치매에 해당하는 편’이라고 응답했다. ‘디지털 치매와 상관없는 편’, ‘잘 모름’은 각각 45.2%, 3.5%였다. 결국 디지털 치매에 대한 인지도는 높지 않지만, 이에 대해 알게 되었을 때 본인이 해당된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일본 고노 임상 의학 연구소에서는 ‘디지털 치매 증후군 체크리스트’를 발표했다.

1. 전날 먹은 음식의 메뉴가 생각나지 않는다.

2. 손글씨를 거의 쓰지 않는다.

3. 집 전화번호나 집 비밀번호가 갑자기 떠오르지 않은 적이 있다.

4. 주변 사람과 대화 중 80% 이상 메신저로 한다.

5. 아는 한자와 영어 단어가 기억나지 않은 적이 있다.

6. 자꾸 같은 이야기를 한다는 지적을 받은 적이 있다.

7. 자동차 네비게이션을 이용한 뒤 지도를 보지 않는다.

8. 외우는 전화번호가 5개 이하이다.

9. 몇 년째 사용한 전화번호가 기억나지 않은 적이 있다.

10. 애창곡인데도 가사를 보지 않으면 노래를 부르기 어렵다.

11. 이전에 만났던 사람을 처음 만났다고 여긴 적이 있다.

이 목록 중 3개 이상 해당된다면 디지털 치매를 의심해 볼 수 있다. 실제로, 강원도 춘천시의 강원대, 한림대 학생 89명을 대상으로 간이 설문을 실시한 결과 ‘3개 이하 해당’에 답한 사람이 46.3%, ‘3개 이상 7개 미만 해당’에 답한 사람이 43.9%, ‘7개 이상 해당’에 답한 사람이 9.8%로 나타났다. 3가지 이상의 항목에 해당한다고 답한 사람이 총 53.7%로, 상당히 많은 대학생이 디지털치매 의심군에 속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소는 자가 진단 테스트 결과 디지털 치매가 예측된다고 무조건 치매인 것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뇌 기능에 영향을 미쳐 노인성 치매 발병을 앞당길 수 있기 때문에 미리 예방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국환경공단은 디지털 치매 예방법에 대해 손글씨로 메모해 인지, 언어, 사고능력 높이기, 자주 사용하지 않는 손 이용하기, 간단한 계산은 암산으로 하려는 습관 기르기, 멀티태스킹을 피하고, 한 번에 하나의 일에 집중하기, 휴식을 취할 때 휴대전화를 끄고 디지털중독 해독을 위한 ‘디지털 디톡스’ 실행하기 등 다양한 방법을 제시했다.

또, 인터넷, 스마트폰 전문 중독 상담, 치료 센터인 한국정보화진흥원의 ‘스마트 쉼’센터는 “우리가 왜 스마트폰을 사용해야 하는지, 편리한 생활을 위해 쓰는 스마트폰이 오히려 우리에게 불편을 안겨주지 않는지, 점검해봐야 한다”며 “더불어 작은 것부터 조금씩 극복해 나가야 스마트폰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혜원 대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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