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료증 받으려면 시키는대로 해야지”
“수료증 받으려면 시키는대로 해야지”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19.12.2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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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서포터즈 대외활동, 업체들 가욋일 시키기 ‘다반사’

“대외활동은 전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취업용 스펙 쌓기에 열심인 대학생들에게 수료증 발급을 핑계삼아 대외활동 취지와 다른 일을 시키거나 업무를 강요하는 ‘갑질’ 회사들이 생겨나고 있다.

대기업이나 정부 부처뿐만 아니라 각종 대외활동을 주관하는 크고 작은 회사들이 많아지면서 문제점이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ㅅ’대학 경제학과 졸업예정자인 신모(25‧여)씨는 휴학을 하고 메이저 회사 서포터즈에 지원했지만 번번이 떨어져 작은 회사에서 서포터즈 활동을 한 적이 있다. 활동기간중 신씨는 회사로부터 “SNS에 활동모습을 게시하지 않거나 추가 활동을 더 하지 않으면 수료증을 줄 수 없다”는 말을 듣기도 했고, 워크숍참여를 강요받거나 유니폼을 여러 벌 더 맞춰야 한다는 강압적인 요구를 듣기도 했다.

광고계 진출을 꿈꾸는 서모(26‧ㄱ대학 광고홍보학과4)씨는 인터넷 대외활동 공고 사이트를 통해 알게 된 한 스타트업 ‘ㅍ’광고회사에서 서포터즈 활동을 했다. 서씨는 ‘도움 되는 스펙을 쌓을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활동을 시작했지만 실제 활동은 모집 공고와 발대식에서 소개한 내용과 많이 달랐다. 기대했던 광고 관련 업무가 아니라 “회사 행정 일을 도맡아 하는 알바생이 된 것” 같았다. 광고에 관한 일은 “보여주기 식”으로 포럼 같은 곳에 몇 번 참여했을 뿐이다. 서씨는 “커리큘럼 외의 일까지 다 해야 수료증을 받을 수 있었다”고 불만을 털어 놓았다.

문모(25‧H대 미디어스쿨3)씨는 지난 하계방학동안 ‘H’자동차 그룹에서 주최하는 해외봉사 대외활동에 참여했다. “큰 회사가 주최하는 대외활동에 계속 지원하는 이유는 ‘검증’된 대외 활동을 하기 위해서”라는 문씨는 “‘뽑아먹는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일을 시켰다는 이야기, 대외활동 선발취지와 다른 업무를 시킨다는 이야기 등 주변에서 대외활동의 부당한 사례들을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문씨는 이에 대해, “수료증이 나오기 때문에 이력서에 한 줄 더 추가해보려는 학생들의 약점을 이용한 셈”이라며 “큰기업이나 기관에서는 합리적인 선에서 업무가 주어지고 그에 따른 보상도 괜찮은 편”이라고 말했다. 즉 “인지도 높은 회사에서 주최하는 대외활동이나 정부 부처, 시나 구 등에서 주관하는 대외활동에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춘천시 홈페이지에 올라와있는 대외활동 공고. (출처=춘천시청 홈페이지 캡쳐)
춘천시 홈페이지에 올라와있는 대외활동 공고. (출처=춘천시청 홈페이지 캡쳐)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는 수백여 가지의 대외활동 모집 공고가 올라온다. 하지만 모집기간, 모집인원, 지원자격, 활동기간, 활동내용 등만 기재되어 있을 뿐 전 기수 참가자들의 후기는 쉽게 찾아볼 수 없다. 대학생들이 제대로된 스펙을 쌓으면서도 서포터즈 활동 주관 기관, 업체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기 위해서는 충분한 사전 조사를 통해 검증된 대외활동에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황선우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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