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종합감기약, 녹내장 환자에 ‘위험’
편의점 종합감기약, 녹내장 환자에 ‘위험’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19.11.09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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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통제도 숙취 두통에는 ‘독’될 수도…편의점 약 오남용 주의

“제가 약사도 아닌데 참 난처해요.”

2017년부터 3년째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대학생 권모(23)씨는 고객들이 약의 효능에 대해 질문을 해올 때마다 곤혹스럽다. “약 포장지에 적힌 증상명을 보고 약을 건네 주는 것” 밖에는 별다른 도리가 없다.

식약처 편의점 약품의 부작용 보고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2년 편의점 약품 판매가 시작된 이후 5년간 1천여건의 부작용이 발생했다.

현재 편의점에서 팔고 있는 약품은 상비약 총 13종으로 현재 시장에서 유통, 판매되는 일반 의약품 7천931개의 0.16%정도에 불과하지만 이용이 잦은 편의점에서 처방전없이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약품들의 오용 가능성은 늘 잠재해 있다.

먼저, 진통제의 경우,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이 들어 있는데 평소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이 숙취로 인한 두통 제거를 위해 진통제를 먹을 경우, 독성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

파스는 노닐산바닐아미드 성분이 함유돼 있는데 파스 위 붕대를 감싸거나 한 곳에 장기간 붙이면 이 약물 성분이 온몸으로 과도하게 흡입돼 주의가 필요하다. 더운 날, 사우나 후에 붙이는 것도 피하는 것이 좋다.

종합감기약에는 클로르페니라민 성분이 있는데 기관지 이완 효과가 있지만 항콜린 작용으로 안압이 높아지므로 녹내장 환자는 먹으면 안 된다. 녹내장 주요 증상주 하나가 높은 안압이기 때문이다. 전립선환자, 천식이나 만성 폐질환을 가진 환자도 주의해 복용해야 한다.

소화제의 경우, 우루소데옥시콜산 성분이 문제다. 배설을 증가시키고 소화액의 분비를 촉진시키지만 위염이나 위궤양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임산부는 전문가와 상담한 후 섭취하는 것이 좋다.

한림성심병원 앞에서 약국을 운영중인 경력 40년의 김모 약사는 “약은 양날의 칼이라 잘 쓰면 명약이지만 못쓰면 독”이라며 “약국을 갈 수 없는 응급시에는 용법을 잘 보고 용량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정확한 진단은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 처방받는 것이 가장 좋다”며 “‘편의’라는 명분으로 전문성의 벽이 허물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시민들의 약에 대한 경계심이 무너질까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민주 대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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