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존엄성은 곧 독립성을 의미"
언론의 존엄성은 곧 독립성을 의미"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19.11.01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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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성공 언론 ‘메디아파르트’ 설립자 와너후아 강연

[집중탐방-2019 KFP 저널리즘 컨퍼런스]
[사진: 지난 25일 KPF 저널리즘 컨퍼런스에서 프랑스 언론 '메디아파르트(Mediapart)'의 공동 설립자 겸 매니징 디렉터인 마리 엘렌 스미에장 와너후아(Marie Helene Smiejan Wanneroy)가 '정보의 가치'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 지난 25일 KPF 저널리즘 컨퍼런스에서 프랑스 언론 '메디아파르트(Mediapart)'의 공동 설립자 겸 매니징 디렉터인 마리 엘렌 스미에장 와너후아(Marie Helene Smiejan Wanneroy)가 '정보의 가치'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정보의 가치는 권력과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에서 나온다. 우리는 정부의 의제가 아닌 우리 스스로 보기에 가장 중요한 사안을 1면에 올린다.“

지난 25일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최한 KPF저널리즘컨퍼런스에서 프랑스 인터넷 독립언론 '메디아파르트(Mediapart)'의 공동 설립자 겸 매니징 디렉터인 마리 엘렌 스미에장 와너후아(Marie Helene Smiejan Wanneroy)가 '정보의 가치'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미디어(media)와 참여(participation)가 결합돼 나온 이름에 걸맞게 이 언론은 정부 지원을 안 받는 것은 물론, 상업 광고를 하지 않는다. 순수 독자 구독료(월 1만4000원)만으로 운영되는데 현재 16만 명의 유료 회원을 보유했고 올해 운영수익이 전체 매출의 20%인 400만 유로에 달한다. 인터넷 독립언론으로 이례적인 성공사례인 것이다.

이 성공적 인터넷 매체는 광고를 받지 않는다는 것 이외에도 고유한 특징들이 많다. 이 언론은 속보를 다루지 않고 날씨, 스포츠, 인물 기사도 쓰지 않는다. ”사회변화에 기여할 수 있는 아이템“, ”다른 곳에서 다루지 않은 아이템“ 등 나름의 원칙과 기준에 따라 기사아이템을 선정하고 그 아이템에 “3-6개월의 취재기간을 둔다”고 하는 것이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다. 이는 ‘국민들의 관심이 쏠린 이슈다 싶으면 뭐라도 쓰려고 하는’ 국내 언론의 풍토와는 대조적이라는 지적이다.

다른 언론사와 달리, 편집장과 부서장이 따로 없는 것도 특징이다. 누구나 기사를 만드는 데 동등하게 참여할 수 있는 수평적 조직을 이루기 위해서다. 남녀 기자 성비도 의도적으로 거의 동일하게 유지해오고 있다.

지난 2008년 설립 당시 온라인 기사에 구독료를 받는다는 발상도 언론계에 신선한 충격이었고 회의적인 시각도 많았다. 실제로 초기 3년은 적자로 운영됐다. 그러나 초기 어려운 난국을 헤쳐올 수 있었던 것은 “가치있는 정보에는 돈을 내야 하고 우리의 정보는 그만큼 가치가 있다”고 하는 믿음이었다. 이날 발표에 나선 책임운영자 와너후아의 제목이 ‘정보의 가치’인 것도 이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이 매체는 이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0년 이후에 매년 수익을 내며 지속적,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해졌고, 5년이 후에는 구독자가 6만명 이상으로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유지”해오고 있는 것이다.

와너후아는 이날 자신들의 성공 요인으로 “독립성”, “조직 운영”, “독자와의 신뢰”를 꼽았다. 그녀는 "메디아파르트는 정부 보조금을 받지 않고 광고주의 압력과 외부 압박이 전혀 없다. 따라서 기사를 자유롭게 쓸 수 있으며 매출의 99%가 구독료"라고 말했다. 또 "대부분의 언론사를 재벌들이 통제하지만 메디아파르트는 이에 대응하고 언론의 존엄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자신들의 성공 비결로 독립성을 꼽았다.

[사진: 지난 25일 KPF 저널리즘 컨퍼런스에서 강연을 듣는 청중의 모습]
[사진: 지난 25일 KPF 저널리즘 컨퍼런스에서 강연을 듣는 청중의 모습]

독자들의 신뢰는 속보 경재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들이 중요하다고 보는 이슈를 탐사보도를 통해 제시하는 기사 제작 시스템이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워너후아는 “초기 메디아파르트는 독자와의 신뢰 관계가 쌓여있지 않아 기사를 썼을 때 사실이 아니라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의 보도가 맞는 게 증명됐고 독자들은 메디아파르트가 곧 사실이라고 믿게 됐다. 이는 16만 유료 회원을 이룬 비결"이라고 말했다.

"메디아파르트의 성공은 전세계 언론인들에게 좋은 소식이 될 것”이라는 워너후아의 말처럼 언론 원칙에 입각한 심층보도로 또 다른 언론 성공사례들이 국내외에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현준 대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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