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인공 무(無)지능!
인공지능? 인공 무(無)지능!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19.10.29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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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사드 뉴욕대 교수 "인공지능 맹신주의 경계해야“
[집중탐방-2019 KFP 저널리즘 컨퍼런스]
뉴욕대 카터저널리즘연구소의 메러디스 부르사드 교수가 25일 오전 2019 KFP 저널리즘 커퍼런스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뉴욕대 카터저널리즘연구소의 메러디스 부르사드 교수가 25일 오전 2019 KFP 저널리즘 커퍼런스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 ‘인공지능(AI)’. 이런 말들이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주류 현상으로 사회의 뜨거운 호응을 받는 것은 이미 익숙해진 일이다. 25일 오전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최한 KFP 저널리즘 컨퍼런스에서는 이런 사회 분위기를 ‘기술 맹신주의(테크노쇼비니즘·techno-chauvinism)’의 산물이라며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그 주인공은 이날 오전 세션에서 ‘인공 무(無)지능’을 주제로 발표한 뉴욕대의 매러디스 부르사드 뉴욕대 교수. 이 대학 ‘카터 저널리즘연구소’에 소속돼 ‘데이터 저널리즘’ 등 수업을 하고 있는 부르사드 교수는 이날 발표에서 “컴퓨터가 인간보다 뛰어나다는 맹목적인 믿음, 테크노쇼비니즘이 있지만 AI는 생각보다 똑똑하지 않고 일의 종류에 따라 AI를 선별해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부르사드 교수에 따르면 우리 사회의 테크노쇼비니즘은 인공지능이라는 말에서 “터미네이터, 울트론 등 영화 속 인공지능 로봇을 떠올리게 하지만 이는 현실이 아닌 상상일뿐”라는 것이다. 오히려 현실에서 보는 인공지능은 “스테로이드를 맞은 듯이 빠른 계산능력을 가진 컴퓨터일 뿐”이다. 빅데이터에서 빠른 계산을 통해 그 데이터의 패턴을 찾아내는 ‘머신러닝’도 컴퓨터의 빠른 계산능력일 뿐이지 인간의 복잡하고 종합적인 사고 능력에 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테크노쇼비니즘은 인공지능의 사고는 편견도 없고 인간사회의 부패도 없다고 맹신하지만 그것도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부르사드 교수의 주장이다. 예를 들어 구글에 백인여성을 검색하면 여대생 등 일반 여성 관련 내용이 많이 등장하지만 흑인 여성을 검색하면 포르노 관련 콘텐츠들이 많이 잡히는 것에서 인공지능이나 컴퓨터가 편견에서 자유롭다는 것이 사실이 아님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인간사회에서 일어나는 부패도 “디지털공간”에서 일어난다. 프로그램 개발자가 알고리듬을 자신의 이익에 맞게 짜놓으면 이용자는 영문도 모른 채 그 부패와 속임수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AI를 반드시 이해해야 하고 특히 기자는 알고리듬에 어떤 부정한 의도가 반영돼 있지 않은지 알고리듬 투명성 보도(algorithm accountability reporting)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게다가 인공지능은 성차별적이다. 부르사드 교수는 “인공지능은 컴퓨터 과학이고 컴퓨터 과학은 수학으로부터 시작됐다”며 “이 분야는 여성 친화적인 학문이 아닐뿐더러 그 학문의 실용 기술도 여성에 관대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부르사드 교수는 “기술과 인공지능이 사람보다 낫다는 생각을 재고해야 한다”며 “인공지능의 개념과 실제 현실의 차이를 이해해야만 잘못된 결정들에 대해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버드대 컴퓨터과학을 전공한 부르사드 교수는 MIT 미디어랩 등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활동하기도 했고 ‘필라델피아 인콰이어’지 기자로도 활동했으며 베스트셀러인 ‘페미니즘 인공지능’을 저술해 미국 출판협회의 컴퓨터‧정보과학 분야 올해의 책으로 선정됐다.

임휘성‧전형선 대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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