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왜 1위지?’… 광고판으로 변한 실시간 검색어 코너
‘이게 왜 1위지?’… 광고판으로 변한 실시간 검색어 코너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19.10.07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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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전략이란 의견도 있지만 여론 조작이란 지적이 더 많아
지난 1일 네이버 급상승 검색어 10위 중 5개가 광고성 검색어로 나타났다.
지난 1일 네이버 급상승 검색어 10위 중 5개가 광고성 검색어로 나타났다.

지난 1일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코너가 또다시 광고성 검색어로 도배됐다.

최근 간편송금업체 등 기업들이 이벤트를 진행할 때 소비자가 특정 업체명이나 상품명을 검색하도록 유도해 실시간 순위에 오르게 하는 포털 사이트 검색어 광고가 급부상하고 있다. 기업들은 이런 실시간 검색어 구조를 활용해 일부 업체에 대가를 지불하고 자사 관련한 검색어를 순위에 올리고 있다.

급상승 검색어는 실시간으로 대중의 관심도를 파악할 수 있어 다수가 즐겨 보는 코너다. 그런 만큼 여론 조작의 위험성이 따르기도 한다. 네이버를 비롯한 주요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인기 급상승 검색어 코너가 기업들의 광고판으로 변질되고 있는 현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김성태 의원(자유한국당)은 지난달 1~19일 매일 오후 3시 기준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 1위 19개 중 15개(78.9%)가 기업의 상품 홍보를 위한 초성퀴즈 이벤트였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네이버야말로 실시간 검색어 마케팅의 정점이자 수혜자로서 기업의 실시간 검색어 활용 영업을 방치하는 것을 넘어 사실상 부추기고 있다"며 "조속히 폐지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일반 대중들의 생각도 다르지 않았다. 광고성 검색어가 여론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지에 대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 포털 사이트가 여론을 조작하고 있다고 응답한 홍성우(24)씨는 “이제는 언론기관이라고 봐도 무방한 포털 사이트의 정치·사회 문제들이 광고성 검색어로 인해 묻히는 경우가 있다”며 “반대로 포털 사이트가 정치·사회문제를 묻기 위해 광고성 검색어를 조작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고성 검색어는 단순히 하나의 마케팅 수단일 뿐’이라는 의견도 있다. 지난 2일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두고 벌어진 이른바 '실검 전쟁' 논란에 대한 질의를 하기 위해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장에 한성숙 네이버 대표와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가 증인으로 나왔다.

이날 한 대표는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는 실명 인증되고 로그인한 사용자의 데이터 값을 모아서 보여주기 때문에 기계적 매크로가 들어가는 부분이 있을 수 없다"며 “이용자들이 특정 단어나 문구를 실시간 검색어에 올리는 것은 정치뿐 아니라 기업들이 마케팅을 할 때나 연예인 팬클럽들이 이벤트를 할 때도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여론조작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광고성 검색어가 여론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지에 대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 문제없다고 응답한 이수현(20)씨는 “이제는 실시간 검색어도 하나의 마케팅 수단이라고 생각한다”며 “정치적으로 시끄러운 시기라 검색어 하나하나에 다들 민감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윤 대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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