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도 괜찮아요, 음료수 서비스로 드릴게”
“한명도 괜찮아요, 음료수 서비스로 드릴게”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19.06.17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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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11시 반쯤 춘천 닭갈비 골목을 찾은 한 무리의 관광객에게 가게 주인이 호객행위를 하고 있다.)
(17일 오전 11시 반쯤 춘천 닭갈비 골목을 찾은 한 무리의 관광객에게 가게 주인이 호객행위를 하고 있다.)

춘천 명동 닭갈비골목의 호객행위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오전11시반쯤 점심 시간이 시작될 즈음 관광객들로 붐비기 시작한 춘천 명동 닭갈비골목. 지나가는 관광객을 호객하는 식당 상인들이 눈길을 잡는다. 문앞에 서 두리번 거리는 상인, 가게 벽에 기대 핸드폰과 거리를 반복해 보는 상인, 아예 의자를 갖다 놓고 앉아있는 상인…심지어 직원이 손님 응대를 하지 않고 밖에 나와 호객행위를 하는 식당도 있었다.

기다리던 상인들은 관광객들이 지나갈 때마다 “들어와 음료수 무제한, 우리 가게가 제일 오래됐어”, “다른 가게보다 우리가 맛있어”, “우동사리에 음료수 공짜”등을 외치며 손님들을 유혹했다. 심지어 “와인을 공짜로 제공하겠다”는 목소리도 들렸다.

춘천 닭갈비골목은 지난 수년간 호객행위로 악화된 이미지 개선을 위해 수차례 호객행위 근절 캠페인을 벌였고 '호객행위 적발 시 행정처분으로 위생점검을 받아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호객행위 근절 서약 등을 하기도 했지만 이날 호객행위는 ‘언제 그랬냐’는 듯 했다.

이런 호객행위는 관광도시 춘천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다. 어린 아이와 닭갈비골목을 찾은 부부는 "아이와 함께 있는데도 호객행위를 멈추지 않아 아이에게 나쁜 영향이 갈까 무섭다"고 말했고 우정여행을 온 한 무리의 대학생들은 “친구들과 놀러와 닭갈비를 먹으러 왔는데 지나가는 가게마다 붙잡고 말을 걸어와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며 “하지만 음료를 공짜로 먹은 점은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이처럼 좀체로 수그러들지 않는 호객행위에 대해 상인들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상인은 "다른 가게들이 모두 호객행위를 하기 때문에 손님을 데려오려면 우리도 호객행위를 할 수 밖에 없다"고 이야기했고 다른 상인은 “서비스로 인한 지출이 있지만 우리 가게만 서비스를 주지 않으면 손님이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춘천시는 “단속을 통한 행정처분은 힘들다”고 말했다. 시보건소 관계자에 따르면 시는 '소비자식품위생관리원'을 동원, 호객이 주로 이루어지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무작위로 단속을 실시하고 있지만 구두로 호객행위를 하는 경우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영업 정지 등의 행정처분을 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게다가 "호객행위에 대한 일반 시민의 불편 민원보다 경쟁업체가 보복성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가 더 많아 단속을 통해 처벌할 경우 닭갈비골목 상권 자체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성준 대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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