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박스오피스를 강타한 타노스의 건틀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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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19.05.24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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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불거진 어벤져스4와 스크린 독과점 논란

지난 24일 개봉한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개봉 17일 만에 1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는 올해 16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모은 영화 ‘극한직업’의 1200만 관객 돌파 시점보다 빠른 흥행 속도이며 역대 최단 외화 흥행 신기록이다.

어벤져스를 향한 한국 영화 관객들의 사랑은 뜨겁다. 영화 개봉 전날 예매 애플리케이션에 접속자가 몰려 다운됐고 아이맥스, 3D 등 특별관의 티켓이 암표로 거래됐다.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개봉 날 영화를 보기 위해 휴가를 냈다는 후기가 잇따랐으며, 두 번 이상 보는 ‘N차 관람’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이는 어벤져스를 향한 관객들의 사랑을 여실히 보여준다.

어벤져스 열풍이 이어지자 대형 극장들은 관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고자 상영관을 한 편의 영화로 도배했다. 어벤져스의 상영시간표가 지하철보다 자주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마블 시리즈를 보지 않아 어벤져스 이외의 영화를 보고 싶은데 극장에서 다른 영화들은 찾아보기가 힘들다”며 스크린 독점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스크린 독점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건 이번뿐 만이 아니다. 이른바 ‘대박영화’가 나올 때마다 논쟁이 벌어졌다. 그러나 마치 도돌이표처럼 시간이 지남에 따라 ‘대박영화’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논쟁 또한 자연스럽게 흐지부지됐다.

스크린 상한제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스크린 상한제를 통해 흥행영화 상영에만 집중하는 현상을 막고, 관객의 선택권이 보장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최근 스크린 상한제 도입 필요성을 제기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사람들이 영화를 가장 많이 보는 시간대인 오후 1시에서 밤 11시 사이에 상영하는 총 영화의 횟수가 50%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스크린 상한제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시장논리를 함부로 억제했다간 오히려 역효과가 날 것”이라며 스크린 상한제 옹호론자들을 정면 비판했다. 우 의원이 발의한 법안 내용에 대해서도 모순점이 있다고 반박했다. 하루에 몰아서 만 번씩 상영하지는 못해도, 오랜 시간 동안 극장에 걸어놓고서 똑같이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극장이 수요를 따라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이를 강제로 막기 위해 시장논리를 거스르는 것은 불필요한 규제라고 생각한다. 영화의 다양성도 살리고 시장 선택권도 존중하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강제적인 규제보단 관객의 몫으로 남겨두는 것이다. 스크린을 규제한다고 해서 관객이 보고 싶은 영화 대신 다른 영화를 찾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영화 다양성은 콘텐츠를 제작하는 제작자에게 맡기고, 영화를 소비하는 것은 관객에게 맡기는 게 어떨까.

송혜수 대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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