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바람으로 설 자리 잃은 ‘빨간 우체통’
모바일 바람으로 설 자리 잃은 ‘빨간 우체통’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19.04.03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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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감소세…우정본부, 올해 집배원 등 인력 400여명 감축 계획 ‘진통’

아날로그 종이 우편의 상징이었던 ‘빨간 우체통’이 사라지고 있다.

우정사업본부(우정본부) 통계에 따르면 우체통 개수가 14년부터 17년까지 1만5천681개에서 1만3천515개로 14%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우체통과 함께 종이 우편 이용도 줄어들고 있다. 국가통계포털에서 공개한 자료를 확인한 결과, 종이 우편을 뜻하는 통상우편물 물량이 14년부터 17년까지 4년 동안 연간 37억8천113만통에서 31억8천426만9천 통으로 1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보급이 늘고 모바일화 바람이 불면서 종이우편 이용이 줄고 있는 것이다. 우정사업의 주요 부문인 우편사업의 쇠퇴는 경영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우정본부는 11년부터 18년까지 누적 적자액 2천억 원이 넘는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우정본부는 경영난을 해결하기 위해 15년에 인력 1천명을 해고한 바 있다. 올해도 400명 정리해고를 추진하고 있어, 우정노조와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다. 이와 관련, 집배원·우체국 시설관리 노동자 등으로 구성된 민주우정협의회는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구조조정 반대” 결의대회를 열기도 했다.

서울 소재 대학생 곽모(25)씨는 “종이 우편보다는 빠르고 간편한 모바일 우편을 선호한다”며 “우정사업도 시대에 맞게 빨리 혁신해나가야 위기를 넘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2월 모바일 고지서 허용을 확대해주는 내용의 ‘ICT 규제 샌드박스’를 승인했다. 규제 샌드박스란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가 출시될 때 일정 기간 동안 기존 규제를 면제, 유예시켜주는 제도를 말한다. 이번 발표로 모바일 바람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우정사업의 위기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변화하는 산업 판도에서 우정본부가 위기에 어떻게 대응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문현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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