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리터러시] 약국 판매 진통제, 내성 안 생겨
[헬스리터러시] 약국 판매 진통제, 내성 안 생겨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19.01.11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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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열소염진통제 등 복용량·시간 잘 지키면 OK…술과 같이 먹으면 간 손상

“진통제 내성이 두려워 아파도 참아요.”신혜인(23·서울 구로구·여) 씨는 평소 생리통이 심한 편이지만 어렸을 때부터 약의 내성이 걱정돼 두통이나 생리통으로 아파도 참을 수 있을 때까지 참는다. 그러다 너무 참기 힘들 때만 어쩔 수 없이 진통제를 먹는다. 이렇게 약의 내성이 염려돼 고통을 참는 사람들이 있다. 정말 진통제를 많이 먹으면 내성이 생길까?

진통제는 통각의 전도를 차단해 대뇌피질의 감도를 저하시켜 통증을 감소시키는 약물을 일컫는다. 제품명만 다를 뿐 모두 같은 성분이라고 오인하는 경우가 많지만, 주성분에 따라 종류 자체가 다르다.

크게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인 마약성 진통제와 의사의 처방 없이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인 비마약성 진통제로 나뉘고, 다시 비마약성 진통제의 종류로는 해열진통제와 소염진통제, 해열진통소염제가 있다.

해열진통제는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을 주성분으로 하고, 대표적인 제품으로 타이레놀이 있으며, 지속적인 과복용 시 간에서 대사될 때 간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최근 '타이레놀 서방정'이 유럽 시장에서 퇴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소비자들 사이에 불안감이 커졌다. 문제의 제품은 타이레놀 이알, 즉 타이레놀 서방정으로, 효과가 더 오래 지속되도록 설계된 제제다. 타이레놀 500mg과 동일한 성분이지만, 타이레놀 이알은 약효 지속시간이 훨씬 길고, 한 알에 포함된 약 성분이 650mg으로 더 많다.

따라서 한 번에 2정씩 복용하되, 8시간 정도 시간 간격을 두고 복용해야 하고, 24시간 동안 6정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 아세트아미노펜의 1일 최대 복용량은 4천mg으로, 이 이상 복용하면 간에 무리가 갈 수 있다. 서방정을 아무 생각 없이 2알씩 하루 3번 복용하면 하루 총 복용하게 되는 양이 1일 최대 허용량에 근접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또 약효가 8시간 지속되기 때문에 너무 짧은 시간 간격으로 복용하게 되면 간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결국 타이레놀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복용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을 때 문제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과복용과 음주 후 복용하는 것에만 주의한다면 문제없다.

소염진통제는 해열진통제의 상대적 용어로 많이 알려져 있으나, 엄밀하게는 소염과 진통, 해열의 기능을 갖고있는 해열소염진통제이며, ‘이부프로펜(Ibuprofen)’, ‘나프록센(Naproxen)’ 등 다양한 약물이 여기에 속한다. 대표적으로 부루펜이 있으며, 통증의 원인인 염증을 가라앉혀 통증을 치료하는 것이다.

해열소염진통제의 다른 하나인 '아스피린'의 주성분은 '살리실산(acetylsalicylic acid, ASA)'으로, 버드나무껍질에 함유돼 있다. 고용량(500mg)에서는 해열, 소염, 진통 작용이 있어 관절염, 감기로 인한 발열, 근육통 등에서 사용되고 100mg 이하 저용량 제품은 혈전으로 인한 심혈관 위험 예방의 목적으로 사용된다.

해열소염진통제는 같은 통증이라면 해열진통제보다 효과가 더 빠르고 좋지만 부작용의 가능성도 크다. 염증을 가라앉히는 과정에서 체내의 중요한 효소도 함께 억제돼 위장 출혈, 심장질환, 신장질환 등 장기에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그렇다고 부작용이 걱정돼 통증을 참을 필요는 없다. 주의해서 사용한다면, 염증 및 발열로 인한 급성기 통증을 조절하는데 유용하며, 주의사항을 잘 따른다면 위험한 수준은 아니다.

혼동하기 쉬운 복합진통제의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게보린'과 '펜잘큐'가 있는데, 기존 해열진통제와 차이가 있다면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에 고농축 카페인이 더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카페인이 더해지면 혈류량이 증가하고 중추신경계가 활성화되므로 진통 효과가 빠르게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카페인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예를 들면, 두통과 가슴 두근거림, 일시적인 신경과민, 현기증, 수면장애, 식은땀, 가려움, 심부전 등이다.

식약처 안전평가원이 발간한 ‘약과 음식 상호작용을 피하는 복약안내서’에 의하면, 복합진통소염제는 커피 등 카페인 함유 음료와 상극이다. 이들을 함께 복용하면 중추신경계를 자극해 흥분·불안을 야기하는 것은 물론, 심박수가 증가하고, 다리 힘이 풀리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의약품은 위를 자극할 수 있어 다른 음식이나 우유와 함께 복용하는 것이 좋다.

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 가정의학과 전찬희 전공의는 “마약성 진통제는 내성과 의존성에 주의해야 하지만 일반의약품인 비마약성 진통제는 올바르게 사용할 경우 내성이 없는 약이다. 정해진 용법과 용량만 잘 지키면 내성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만성두통이나 더 큰 병으로 이어지기 전에 고통을 참지 않고 초기에 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노혜연 대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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