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칼럼] 한림대 ‘ROTC’를 고발합니다
[학생칼럼] 한림대 ‘ROTC’를 고발합니다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18.12.18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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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제 하느라 늦게 잠이 든 새벽이었다. 한창 꿈나라를 향해 가고 있을 즘 방해꾼이 나타났다. “R.O.T.C.R.O.T.C” 그렇다. 한림대학교 ROTC다. 이른 새벽부터 그들이 외치는 괴성에 잠이 달아나버렸다. 안 그래도 조금밖에 못 자는데 다시 자기는 글렀고 속에서 울화가 치밀어 오른다.

한두 번도 아니고 매주 이러니 정말 미칠 지경이다. 조금 더 좋은 곳에서 자고 싶어 120만 원씩이나 주고 신기숙사를 신청했는데 단잠은커녕 아침마다 성질만 난다. 여기가 군인훈련소인지 학교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 과연 김중수 총장이 기숙사에서 잔다면 저렇게 할 수 있을까. 하물며 교수였어도 이렇게까지 하진 않을 것이다. 매년 기숙사 학생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인터넷 게시판은 ROTC에 항의하는 글로 넘쳐나는데 여전히 학교는 묵묵부답이다. 이렇다 보니 애꿎은 화살은 시키는 대로 한 ROTC 학생들에게 돌아가기 일쑤다.

훈련장소를 따로 마련해주든,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하든 분명 방도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행동한다는 건 학교가 학생들을 물로 본다는 증거다. 아무리 불만을 토로하면 뭐하나 귀를 막고 있는데. 허공에 소리치는 격이다. 한 학기를 마친 지금, 나는 벌써 다음 학기도 운동장 쪽 방을 쓰게 될까 걱정이다. 여전히 해결할 기미도 안 보이는 학교는 홈페이지 인사말에 이렇게 써놨다. “학생들을 최고의 고객으로 섬기며 그들의 미래를 설계하고 이끌어 주는 길잡이가 될 것입니다”라고. 세상에 이렇게 하대받는 고객이 어디 있을까. 진정으로 학생을 고객으로 섬기겠다면 이제라도 그들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한다.

이보민(미디어스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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