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을 좋아하고 관람 경험이 많은 사람들도 1인극을 많이 보긴 힘들다. 최소 2인에서 많게는 수십 명의 배우가 무대에서 연기하는 것이 연극의 재미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또한 1인극은 배우의 역량이 높아야하기에 제작사에서도 쉽사리 제작하기는 힘든 장르이다.
이번에 리뷰 할 연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는 1인극으로서의 장점을 잘 느낄 수 있으며 극의 완성도 역시 높게 평가되는 작품이다. 필자는 김신록 배우와 손상규 배우의 페어를 직접 관람했고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텅 빈 무대로부터 연극은 시작된다. 무대에 올라가는 것은 의자, 책상 그리고 배우뿐이다. 그리고 압도적인 파도 소리를 들려줌으로 관객들을 매료한다. 마치 젊은이의 심장 같기도 하며 넘칠 거리는 파도 소리는 살아있음을 들려주는 것 같다.
주인공인 시몽랭브르는 친구들과 서핑을 즐기는 청년이다. 그는 오늘도 서핑을 무사히 즐기고 집으로 돌아가는 차에 탄다. 하지만 그날따라 유달리 즐거웠던 서핑을 그는 더 이상 하지 못하게 된다. 교통사고였다. 시몽랭브르는 뒷자리에 앉아 안전벨트를 하지 않아 앞으로 튀어나갔고, 병원으로 후송된 뒤 뇌사 진단을 받는다. 그리고 뇌사에 빠진 시몽랭브르와 그의 육체에 관련된 모든 인물들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이 작품에서 주목할 포인트는 연기를 보는 재미가 있다는 것이다. 한 배우가 모든 인물을 연기하는 1인극이기 때문에 수많은 캐릭터를 어떻게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는지 차이를 볼 수 있다. 혼자 여러 인물을 연기한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어려운 일이지만 배우들의 연기가 흠잡을 곳이 없었기에 가능했다. 서핑을 즐기는 청년, 죽음을 받아들이는 부모,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 의사 등 같지만 다른, 모두 위화감 없이 각각의 인물로 느껴진다. 영화와 달리 편집이 없는 상황에서 보이는 리얼한 변화가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 내고 현장을 찾는 이유가 되었다.
대한민국의 장기기증 사례는 타국가에 비해 높은 편은 아니다. 2020년 IRODaT(국제 장기기증 및 이식 등록기구) 통계에 따르면 인구 백만 명당 장기기증률이 미국은 38.03% 스페인은 37.97% 이지만 대한민국은 9.22%로 전 세계 20위권에 그쳐있다. 그래서 현장에서는 인식의 변화를 강조하기도 한다. 그리고 <연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는 보는 이로 하여금 장기기증이 나의 일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능하게 만든다. 이런 생각은 작품 너머 현실을 바라보게 만드는 힘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아쉽게도 살아있는자를 수선하기는 올해 3월 10일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다만 사연을 무사히 마쳤기에 내년 혹은 내후년에도 돌아 올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가 된다. 이번 기회에 관람하지 못한 관객이 있다면 다시 돌아온 그때, 시몽 랭브르의 심장 소리를 들어보길 바란다.
조성현 대학생기자
* "지금의 기사는 <로컬뉴스공급 캡스톤디자인> 수업의 결과물로 4월 19일 <사이드뷰>에 게재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