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벌어진 ‘디지털 격차’…더 커진 ‘노인 소외감’
더 벌어진 ‘디지털 격차’…더 커진 ‘노인 소외감’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24.07.11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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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의 발전에 따라 인간의 삶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게 변화하는 상황이다. 우리는 디지털 시대의 도래로 일상 속의 대부분의 것들을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 정보·기기의 홍수 속에서 빠르게 발전하는 디지털 기술에 적응하지 못하고 뒤쳐질 수밖에 없는 이들이 있다. 스마트폰, 키오스크, 온라인 예매 등 디지털 기기, 서비스 등을 이용하지 못해 사회에서 점차 소외돼 간다. 디지털 시대의 문턱에서 머물고 있는 그들, 65세 이상의 노인들이 바로 그들이다.

지난 해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3 고령자 통계'의 고령인구 비중 추이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노년층이 2010년에는 우리나라 인구의 10.8%에 머물렀고 2020년 15.7%로 증가한 데 이어 2023년 95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8.4%에 진입했으며 이는 초고령 사회로의 분류에서 살짝 못미치는 정도이다. 그러나 초고령 사회에 가까워진 것만이 문제는 아니다. 바로 이들이 디지털 정보의 격차를 느낀다는 것이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2023 디지털 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령층의 모바일 스마트폰 보유율은 91.0%로, 일반국민의 스마트폰 보유율(96.1%)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스마트 기기를 보유했다 하더라도 제대로 사용할 줄 아는 노인은 매우 적었다. 70대 이상 고령층의 디지털 정보화 활용 수준은 100점 만점에 43.0점에 불과했고 역량 수준도 36.9점에 그쳤다.

서울에 한 아이스크림 프렌차이즈 가게에서 근무 중인 김모(22)씨는 노인들의 키오스크 사용을 두고 “골라야 할 옵션들이 많아서 그런지 어르신들은 다른 가게보다도 더 어려워 하는 것 같다”며 바쁘지 않을 때는 도와드리지만 바쁠 땐 그럴 수가 없어서 죄송하다는 마음을 전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비대면이 일상이 되면서 키오스크를 사용하는 매장이 급증했다. 음식점을 비롯하여 영화관, 터미널, 병원, 주민센터까지 키오스크가 없는 곳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하지만 노인들의 대다수는 키오스크와 같은 디지털 기기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다. 

2021년 서울디지털재단이 실시한 서울시민 디지털 역량 실태조사에 따르면 키오스크를 이용해 본 고령층은 단 45.8%에 불과했다. 고령층이 키오스크를 이용하지 않는 이유는 ‘사용방법을 모르거나 어려워서’(33.8%), ‘필요가 없어서’(29.4%), ‘뒷사람 눈치가 보여서’(17.8%) 순으로 조사됐다.

엄모(72)씨는 지난 달 병원을 가기 위해 택시를 타려 하였으나 많은 택시들이 빈차 대신 예약등을 켜고 연이어 지나쳐 20분 가량 택시를 기다렸다고 말했다. “이제는 누군가 도와주지 않으면 스스로 택시도 타기 힘든 세상이 된 것 같다”며 속상함을 토로했다. 

이와 더불어 현재 우리 사회는 버스나 기차 등 많은 이동 수단들이 예약하지 않으면 이용이 어렵거나 제한된다. 또한 콘서트나 영화관 등 문화 생활적인 부분들도 대부분이 현장발권 대신 예매제로 운영되고 있어서 고령층의 문화 생활에 제동이 걸린다.

이에 대해 엄씨는 “예약 서비스가 편하다는 건 알지만 평생동안 직접 표를 끊어온 노인들에겐 이러한 디지털화된 시대가 너무 버겁다”며 씁쓸해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디지털소외에 대한 대책으로 디지털 교육의 강화에 나선다. 2024년부터는 주민센터, 도서관, 복지관 등애서 교육을 제공하던 ‘디지털배움터’를 확대하여 노인복지관, 경로당 등에서도 디지털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다. 또한 디지털기기에 대한 노인들의 디지털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해 고령층을 대상으로 키오스크와 모바일앱 관련 편의 제공 의무조항을 신설하는 ‘노인복지법’의 개정하는 등의 시니어의 디지털 활동 지원 정책을 추친한다고 밝혔다.

교육부에선 2024 성인 문해교육 지원 사업 기본계획을 발표하여 키오스크 사용법, 배달과 쇼핑 앱 이용법 등을 포함한 성인 디지털 문해교육을 추진한다 밝혔다. 이와 더불어 올해에는 디지털 문해교육의 강화를 위해 찾아가는 디지털 문해교육 프로그램인 ‘한글햇살버스’ 사업을 신규로 추진한다.

박모(22)씨는 집 근처의 내과를 찾았다가 불편한 감정을 느꼈다 전했다. “똑닥을 통해 진료를 예약한 후 진료를 받고 나오니 내가 병원에 도착하기 이전부터 있었던 할머님이 아직도 기다리고 계셨다. 조부모님 생각이 나기도 하고 나도 언젠가 늙을 텐데 그땐 어떨지 싶은 생각에 두려워졌다”며 심란한 마음을 전했다.

이러한 디지털화의 계속된 발전은 이제 고령층의 소외를 넘어 건강을 위협하기도 한다. ‘똑닥’은 2017년부터 서비스를 개진한 유료 병원 진료 예약 앱으로 영유아 자녀를 둔 부모의 육아필수앱으로 꼽힌다. 하지만 일부 병의원이 똑닥으로 환자를 받으면서 현장접수를 하러 온 똑닥 비이용자와 노인들은 끝없는 대기 시간에 지쳐 기본적인 치료받을 권리조차 빼앗긴 채 발길을 돌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거센 여론이 일자 보건복지부는 각 지방자치단체에 특정 앱을 통해서만 예약 접수를 받는 병원은 ‘의료법 위반(진료거부)’에 해당하는 만큼, 환자의 진료 접근성이 특정 접수 방법으로 제한되지 않게 의료기관에 적극 안내하고, 철저히 지도 감독해 달라”고 공문을 보냈다. 또한 취약한 의료체계의 근본적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는 2025년도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대폭 확대해 의사 공급을 늘려 필수 의료 붕괴를 막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노년기 정보 활용 현황 및 디지털 소외 해소 방안 모색(2020)’ 연구에서는 고령층의 디지털 소외 해소 방안 중 정부나 지자체가 해야 할 노력으로 정보격차에 따른 사회 불평등 변화를 살펴볼 필요성에 주목했다. 정부 차원에서 노인 디지털 소외에 관한 체계적인 관심이 요구되며, 정부는 우리 사회의 디지털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제도적, 문화적 사회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또한 정보 활용에 대한 노인 스스로의 인식 개선을 중요한 방안으로 꼽았다.

이는 노인 스스로 정보화 역량을 제고하고자 하는 의지와 의욕을 갖도록 하는 것으로 노인 세대에서도 정보 활용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배움의 의지를 가질 수 있도록 사회 노년층에게 새로운 정보기기 및 정보 활용방법이 낯설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 학습을 통해 누구나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초고령화 사회로의 진입과 더불어 디지털 소외로 인한 고령층의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는 지금 여느 때보다도 절실한 대안 마련이 시급한 때이다. 디지털 소외 해소를 위한 정부와 각 지자체 간의 효과적인 해결 방안 모색 및 정책 마련과 더불어 고령층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따뜻한 시선에서 시작되는 작은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

손윤서 대학생기자

* "지금의 기사는 <로컬뉴스공급 캡스톤디자인> 수업의 결과물로 6월 29일 <사이드뷰>에 게재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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