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 네이버, 지역상생 책임 외면 말라
글로벌 기업 네이버, 지역상생 책임 외면 말라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18.10.16 08: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춘천시 동면에 위치한 네이버 도시첨단산업단지 조감도
춘천시 동면에 위치한 네이버 도시첨단산업단지 조감도

강원도 춘천시 동면 만천리 100번지 일대의 개별 공시지가가 연일 상승하고 있다. 이곳은 네이버 도시첨단산업단지(네이버 산업단지)가 설립된 지역이다. 네이버㈜는 2011년 본관 1개 동과 서버관 3개 동을 갖춘 인터넷 데이터센터(5만4000㎡)와 연구동(4만7000㎡)을 이곳에 준공했다.

춘천시가 지난 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네이버 산업단지가 위치한 일대의 현재 개별공시지가는 ㎡당 20만3000원이다. 연구시설 및 복리시설 이전 협약을 체결한 2004년과 비교하면 54.7배나 올랐다. 이 일대는 ‘구봉산 카페거리’로 불리며 시내 전경이 내려다보이는 관광명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시가는 날이 갈수록 더욱 상승할 전망이다.

협약 체결 당시 시민들의 기대감은 상당했다. 지역인재 채용과 수열 에너지 활용 등 네이버 산업단지 입주가 지역발전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강원도와 춘천시는 세제 감면 혜택을 주며 전폭적인 행정 지원에 나섰다. 네이버 산업단지의 부지수용을 지원했고, 취득세 53억 원과 관련 기반시설 19억 원 등 72억 원에 이르는 지방세 감면과 5년간 법인세 면제 혜택을 줬다. 국내 최고 IT기업을 입주시킨 데 대한 기대감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실상은 전혀 달랐다. 네이버는 충분한 지역인재 채용과 연구소 이전 등 약속했던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시민들과의 약속을 저버렸다.

특히 2015년에는 춘천시에 내야 할 지방세를 본사가 있는 경기 성남시에 납부해 논란이 일었다. 현행 지방세법은 법인의 사업장이 둘 이상의 지방자치단체에 있으면 그 사업장의 소재지를 납세지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네이버는 성남시는 물론 춘천시에도 지방소득세를 나눠 내야 하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이는 그해 상반기 세무조사에서 밝혀졌다. 당시 네이버는 “물적 설비만 갖춰져 있어도 지방소득세를 내야 한다는 규정을 인지하지 못한 실수였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답변을 내놓았다.

그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산업단지 고용인원 160명의 연봉은 1인당 평균 3750만 원에 그쳤다. 이는 포털사이트에 공개된 네이버 직원 평균 연봉 7000만 원의 절반에 그치는 수준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연봉은 개인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확인이 어렵다”며 “지역상생 부분은 계속 고민하고 있다”며 얼버무렸다.

고민만 하지 말고 실천이 필요한 시점이다. 세제감면과 부동산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네이버가 받은 각종 혜택을 지역 사회에 되돌려줄 수 있도록 명확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아야 한다. ‘사회를 비롯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신뢰받는 기업’을 기업 윤리로 내세우는 네이버의 철학은 최근 행보를 더욱 실망스럽게 한다.

수신제가 치국평천하(修身齊家 治國平天下)라 한다. 집안을 먼저 안정시켜야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평정하는 큰일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지역주민들과의 약속을 저버린 네이버가 지금 가장 새겨들어야 할 말인지도 모른다. 지역상생을 외면한 채 주민들에게조차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 어떻게 전 세계인들의 공감을 얻어 글로벌 기업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단순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문제가 아니다. 네이버는 그동안 받은 혜택이 지역시민들과 함께 한 약속임을 명심해야 한다. 하루빨리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송태화 시민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