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 내 어린이 보호구역 주정차 금지 '유명무실'
춘천시 내 어린이 보호구역 주정차 금지 '유명무실'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23.04.05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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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시간에도 불법 주차 즐비... 춘천시 "단속 엄두 못내"- 경찰 "주차된 차량은 시 담당"
사진=이달 15일 오후 2시 10분쯤 주차 금지 구역인 후평초등학교 인근 어린이 보호구역에 불법주차한 차량의 모습이다.
사진=이달 15일 오후 2시 10분쯤 주차 금지 구역인 후평초등학교 인근 어린이 보호구역에 불법주차한 차량의 모습이다.

주정차가 금지된 어린이보호구역의 주차난 해소를 위해 춘천시가 탄력적 주차 허용제도를 실시중이지만, 주차금지 시간대에 주·정차하는 차들이 줄지 않고 단속도 이뤄지지 않아 '탄력적 주차 허용'이라는 춘천시의 정책 자체가 무색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1일부터 시는 후평·교동·호반초등학교 인근 어린이보호구역 일부 구간에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주·정차를 허용했다. 지난 2021년도 10월 21일부터 어린이 보호구역 내 모든 도로의 주·정차를 금지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전격 시행되면서 구역 내 주민들이 심한 주차난을 겪어온 점을 감안한 것이다.

사진=규정 시간 외 차량 단속을 한다는 내용의 플랜카드 앞에 버젓이 불법 주차돼있는 차량의 모습이다.
사진=규정 시간 외 차량 단속을 한다는 내용의 플랜카드 앞에 버젓이 불법 주차돼있는 차량의 모습이다.

어린이들의 하교 이후부터 등교시간 이전까지 주정차를 허용, 주차난을 해소하겠다는 시 정책은 일부 차주의 무책임한 태도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주차금지시간인 낮에도 어린이보호구역에 주·정차된 차량이 많은 상태이며, 이에 대한 단속도 전무한 실정이다. 

지난 15일 오후 2시 10분쯤 후평초등학교 인근 삭주로108번길을 방문해보니 주정차 가능 시간인 오전 8시가 지났음에도 10여 대의 차량이 어린이보호구역에 주차돼 있었다.

사진=이달 20일 오후 1시 20분쯤 호반초등학교 인근 어린이 보호구역인 후반로126길 양 도로 불법주차로 차 한대가 간신히 지나갈 공간만 남은 모습이다.
사진=이달 20일 오후 1시 20분쯤 호반초등학교 인근 어린이 보호구역인 후반로126길 양 도로 불법주차로 차 한대가 간신히 지나갈 공간만 남은 모습이다.

5일 후인 지난 20일 호반초등학교와 교동초등학교를 방문했을 때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날 오후 1시20분쯤 호반초등학교 인근 후반로 126길의 경우 2차선 도로임에도 차 한 대가 간신히 지나갈 정도의 공간만 남아 어린이들의 등하굣길에 차들이 지나갈 경우 위험한 상황이 예상됐다. 교동초등학교 근처 전원길 역시 13대의 차량이 주차돼, 차량 사이의 어린이를 확인하기 힘들 수도 있는 지점들도 눈에 들어왔다.

시관계자는 행정명령 시행 이후 단속을 한 적이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직 주차 단속을 시행한 적은 없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도로교통법 개정안 때문에 주차시설이 부족한 원도심 주민들이 심각한 주차난을 겪고 있다"며 이후에도 단속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단속을 시작하면 주민들의 불편이 늘고 반발이 거세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사진=이달 20일 규정 시간 외인 오후 1시 50분쯤에 교동초등학교 근처 전원길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차량이 줄지어 주차돼있다.
사진=이달 20일 규정 시간 외인 오후 1시 50분쯤에 교동초등학교 근처 전원길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차량이 줄지어 주차돼있다.

어린이보호구역 주정차 단속에 대해 경찰 관계자도 "운전자가 주차나 정차하는 순간을 경찰관이 포착한다면 즉시 대응할 수 있지만 이미 주차된 차량의 경우는 시에서 담당한다"며 관할 외의 영역이라고 말했다.

시행 1년5개월째를 맞는 어린이보호구역 주정차금지 제도가 유명무실해진 가운데 이를 보완하기 위한 지자체의 "탄력적 허용" 정책도 무색해지고 있다.

안디모데 대학생기자

* "지금의 기사는 <로컬뉴스공급 캡스톤디자인> 수업의 결과물로 3월 30일 <오마이뉴스>에 게재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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