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생작] 드라마 '열혈사제' 리뷰
[나의 인생작] 드라마 '열혈사제' 리뷰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23.02.28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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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열혈사제 공식 포스터. 출처=SBS
사진=열혈사제 공식 포스터. 출처=SBS

작품에서 신부 캐릭터는 흔히 인자하고 온화한 성품으로 그려지는 것이 정석이다. 그런데 이 신부가 전직 국정원 요원 출신에 분노 조절 장애까지 앓고 있다면 어떨까?

드라마 <열혈사제>는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신선하고 독창적인 설정과 내용을 담은 작품이다. 방영 당시 시청률 1위를 기록했으며, 2019년 SBS의 대표작이자 필자의 인생작이라고 말할 수 있는 그런 드라마이다.

출처=열혈사제 공식영상 캡쳐
출처=열혈사제 공식영상 캡쳐

내용의 전개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주인공 김해일(김남길)은 자신의 정신적 지주였던 이영준 신부(정동환)가 하루아침에 절벽에서 시신으로 발견되자 경찰에 정식으로 수사를 요청한다. 그러나 사건은 흐지부지 종결될 위기에 놓이고 언론에선 이 신부의 성 추문설까지 나돌게 된다. 이에 이 신부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을 밝히기 위한 김해일의 단독 수사가 시작되고 이 과정에서 김해일과 대립하던 등장인물들 또한 점점 그의 편에 서서 사건 해결에 동참하기 시작한다.

이 작품은 전형적인 것과 안정적인 것에서 탈피하고 신선함을 추구했다는 점에서 매우 상징적이다. 드라마의 모든 연출과 전개는 결코 클리셰를 답습하지 않으며 독자에게 난생처음 보는 차별화된 스토리를 제시하고 있다.

출처=열혈사제 공식영상 캡쳐
출처=열혈사제 공식영상 캡쳐

그 첫 번째 특징으로 기존 작품에서는 볼 수 없던 새로운 관점으로 성직자 캐릭터를 해석한 점을 들 수 있다. 시골 마을에서 사기 굿판을 열고 있는 무당을 날려 차기로 제압하는 것이 주인공 ‘김해일’의 첫 등장이다. 오컬트 장르와 코믹을 섞어 녹인 작품은 많았지만, 주인공을 사기꾼으로 희화화하는 소재가 대부분이었으며 캐릭터도 주로 스님이나 박수무당뿐으로 신부는 거의 등장하지 않는 영역이었다.

또한 대부분의 오컬트코믹 장르의 주인공이 악에서 점차 선으로 변하는 인물인 데 비해 김해일은 처음부터 선의 인물이다. 그렇기에 주인공의 불같은 성격과 거침없는 주먹은 단순 폭력이 아닌 악에 맞서 싸우는 주인공만의 방식으로 비춰지며 이는 독자들로 하여금 성직자 캐릭터의 이해 부족이나 신성모독의 개념보다는 통쾌함을 느끼게 하는 유머적 요소로 다가오게 된다.

출처=열혈사제 공식영상 캡쳐
출처=열혈사제 공식영상 캡쳐

두 번째로 <열혈사제>만의 독특한 연출 기법이다. 김해일이 구대영(김성균) 형사에게 주먹을 날리는 장면에서는 구 형사의 코에 CG로 쌍코피가 터지고 야구 배트로 머리를 맞는 장면에서는 저승사자가 등장하기도 한다. 또한 김해일의 주먹이 불 주먹처럼 변해 게임 그래픽처럼 펀치를 날리는 장면도 연출된다. 이는 현실과의 싱크로율을 중요시하는 대부분의 드라마 연출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이며 열혈사제 만의 장르를 구축하는 신선하고 성공적인 도전으로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주목할 가장 중요한 점은 주인공이 영웅으로 인식되면서도 결핍을 가진 미완성의 영웅으로 그려진다는 것이다. 김해일은 어떤 상황에서도 결코 악인으로 돌아서지 않으며 등장인물들을 악에서 선으로 인도하는 영웅이자 구원자의 역할을 한다. 인물마다의 악인이 될 수밖에 없었던 계기를 이해하고 이를 극복하고 회개할 기회를 제공하는 주인공은 완벽한 구원자의 모습을 띤다.

출처=열혈사제 공식영상 캡쳐
출처=열혈사제 공식영상 캡쳐

그러나 정작 자신의 악이라 할 수 있는 죄책감을 극복하지 못하고 등장인물 중 가장 마지막까지 선과 악의 사이에서 고민하게 되는 아이러니한 모습 역시 함께 보여준다. 영웅으로 등장하는 주인공의 결핍 또한 함께 제시하고 이를 해소하는 과정을 독자가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해 더 큰 몰입을 유도하는 것이 이 작품의 강점이자 서사라고 할 수 있다.

새로움과 재미, 가벼움과 의미 모두를 챙길 수 있는 코믹액션 드라마 <열혈사제>. 획일화된 캐릭터와 뻔한 클리셰 없이 색다르고 독특한 스토리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인생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김지현 대학생기자

* "지금의 기사는 <뉴스작성기초> 수업의 결과물로 6월 8일 <사이드뷰>에 게재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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