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33.4%, 식생활 건강 '빨간불'
1인가구 33.4%, 식생활 건강 '빨간불'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23.01.27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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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규칙한 식사에 편의점 음식 등 영양 불균형·나트륨 과다 '위험'

1인 가구가 날로 증가하는 가운데 나트륨 과다 섭취, 불규칙적인 식사, 영양 불균형 등 이들 1인 가구의 식생활 문제가 국민 건강 수준 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1인 가구는 716만 5788가구로 전체 가구의 33.4%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2005년 20%이던 1인 가구 비율이 16년 새 5가구당 1가구에서 3가구당 1가구로 부쩍 늘어난 것이다.

1인 가구의 증가는 개인 삶의 웰빙 차원에서 주거문제, 정신 건강 문제 등 복합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 있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식생활에서도 두드러진 문제점들이 포착되고 있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이 불규칙한 식사다.

자취를 하는 대학생 송다은(22·여)씨는 1인 가구 식단의 위험성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케이스. 송씨는 방학엔 1주일에 4-5번 밥을 차려 먹지만, 학기 중엔 1주일에 고작 1-2회 차려 먹는 것이 집에서 먹는 식사의 전부다. "학기 중엔 약속이 잦아 술집 안주로 대부분 끼니를 채우는 편"이라는 송씨는 불규칙적인 식사로 인해 허기도 불규칙하게 느끼는데다 평소 먹던 양보다 많이 먹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 때문에 외식이 잦아진 지 4개월 만에 몸무게가 5kg 증가했다.

송씨는 불규칙한 식사뿐 아니라 잦은 외식으로 찐 음식 노출도 심하다. "간이 센 외식을 먹다 집밥을 가끔 먹으면 간이 싱거운 듯한 기분이 들어 자꾸 조미료를 찾게 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짠 음식으로 인해 몸이 붓는 일이 잦아졌다.

사진= 위의 사진은 송다은(22·여) 씨가 집에서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대신 외식으로 끼니를 해결할 때 먹은 식사들을 송씨가 촬영한 것이다. 왼쪽 사진부터 마라탕, 치킨, 닭볶음탕. 마라탕의 평균 나트륨 함량은 2,000~3,000mg이고, 치킨 한 마리의 평균 나트륨 함량은 2,400mg이며, 닭볶음탕의 평균 나트륨 함량은 1,130mg 안팎으로, 1일 평균 나트륨 섭취량인 2,000mg과 비슷하거나 높은 수치이다. 송 씨는 잦아진 약속으로 술 안주로 끼니를 때우는 경우가 많아졌고, 짠 음식으로 인해 몸이 붓는 일이 잦아졌다고 언급했다. (사진=송다은씨 제공)
사진= 위의 사진은 송다은(22·여) 씨가 집에서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대신 외식으로 끼니를 해결할 때 먹은 식사들을 송씨가 촬영한 것이다. 왼쪽 사진부터 마라탕, 치킨, 닭볶음탕. 마라탕의 평균 나트륨 함량은 2,000~3,000mg이고, 치킨 한 마리의 평균 나트륨 함량은 2,400mg이며, 닭볶음탕의 평균 나트륨 함량은 1,130mg 안팎으로, 1일 평균 나트륨 섭취량인 2,000mg과 비슷하거나 높은 수치이다. 송 씨는 잦아진 약속으로 술 안주로 끼니를 때우는 경우가 많아졌고, 짠 음식으로 인해 몸이 붓는 일이 잦아졌다고 언급했다. (사진=송다은씨 제공)

송씨가 보여주는 1인가구 식생활 문제는 통계 수치에서도 잡힌다. 지난 2018년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외부 음식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와 집밥 섭취 횟수와의 관계' 논문에 따르면, 식사를 거른 횟수가 1인 가구에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업주부가구에서 전체 1주일 중 식사를 거른 횟수는 평균 1.37일이지만, 1인 가구에서는 평균 2.39일로 확인된 것이다. 게다가 1년간 식사를 거른 적이 있는 날이 1인 가구에서는 11.38%에 달했지만 전체 평균은 7% 수준이었다.

자취를 하는 직장인 김현기(30)씨도 "집에서는 밥을 차려 먹지 않는다"고 전했다. "혼자 살면서 집에서는 밥을 챙겨 먹지 않게 됐다"는 김씨는 "밖에서 먹을 땐 단일 메뉴만 먹거나 지나치게 자극적일 때가 있고, 편의점에서 라면이나 도시락으로 부실하게 때우며 영양분 섭취의 부족이 걱정스럽긴 하다"고 말했다.

이런 1인 가구의 부실한 식단은 편의점 판매자의 경험담에서도 확인이 된다. 회사가 밀집돼 있는 역 근처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자취방 근처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강초아(22·여)씨는 "역 근처 편의점에서 일할 때는 판매되는 물건들이 다양하지만, 자취방 근처 편의점으로 오니 냉장식품 발주도 많고 실제로 확연히 많이 팔리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자취생들은 도시락, 김밥, 삼각김밥 등 냉장식품과 라면을 주로 사 간다"는 것이다.

이들 편의점 식품 과용은 나트륨 과다 섭취로 이어질 수 있다. '소비자시민모임'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편의점 도시락 1개당 평균 나트륨 함량은 세계보건기구(WHO) 하루 나트륨 섭취 권고량 (2000mg)의 68.3%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끼 먹는데 그만큼의 나트륨 섭취면 하루 전체 섭취량이 과도해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나트륨 과다 섭취는 이 나트륨이 혈액 속의 액체를 빨아들여 부종이 심해지며 고혈압을 유발할 수 있고, 고혈압이 생기면 심장병,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나트륨 과다 섭취 후 소변으로 칼슘의 배출이 증가해 골다공증이 생길 수 있으며, 염분 성분이 점막을 자극, 위염을 일으킬 수 있는 등 나트륨 과다섭취의 부작용은 광범위하다.

게다가, '대한지역사회영양학회지'에 발표된 한 논문에서는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가공식품들이 고열량, 고지방, 고염식이 많고 식이섬유와 비타민과 같은 성분은 미량으로 포함돼 있어 지나친 섭취는 영양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인체는 필요한 영양소를 채우지 못하는 경우 일부 기능이 활성화되지 않아 문제가 발생한다. 지방을 섭취하지 않을 경우, 몸속 장기를 보호하기 어려워지며 체온 유지가 어려워진다. 탄수화물을 섭취하지 않을 경우, 에너지원 공급이 줄어들기에 뇌의 집중력과 기억력이 약화된다. 단백질을 섭취하지 않을 경우, 근육, 머리카락, 피부 조직, 뼈 등을 만들지 못해 근육과 피부 조직이 약해질 수 있으며 머리카락이 빠질 수 있다. 무기질, 물, 비타민을 섭취하지 않을 경우, 체내 생리 기능이 약해지고, 다른 3대 영양소의 기능을 돕지 못하기에 노화나 암 예방, 노폐물과 산소 운반 등이 어려워지며 몸에 부종이 생길 수도 있다.

이에 대해, 한림대학교 보건 진료소 배미연 간호사는 "편의점 식사나 외식 등을 아예 안 할 수는 없지만, 2번 먹을 것을 1번으로 줄이는 식으로 자제를 하거나 영양분 표시를 확인 후에 먹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나트륨을 많이 섭취하게 되면 수분 부족 현상이 심해지기에 수분 섭취에 신경 쓰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취생의 경우 고기 섭취는 외식 등으로 해결이 되는 편이지만, 과일 섭취를 통한 비타민과 영양 충족이 어렵기 십상이라 과일을 꼭 챙겨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원 대학생기자

* "지금의 기사는 <헬스저널리즘 입문> 수업의 결과물로 12월 16일 <오마이뉴스>에 게재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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