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 출장에 30만원 쓰지만... 초보 운전자 돕는 게 행복"
"1박 2일 출장에 30만원 쓰지만... 초보 운전자 돕는 게 행복"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23.01.12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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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3년간 무료로 도로 연수 봉사하는 김대원씨
사진=운전 연수를 시작 전, 조수석(오른쪽)에 탄 김대원(37)씨가 운전 연수자에게 안전 수칙을 설명하고 있다. 출처=대발이랑 안전운전
사진=운전 연수를 시작 전, 조수석(오른쪽)에 탄 김대원(37)씨가 운전 연수자에게 안전 수칙을 설명하고 있다. 출처=대발이랑 안전운전

"운전 연수를 마친 이들이 사고 없이 안전하게 차를 몰고 다닌다는 소식을 전해오면 보람을 느껴요."

초보 운전자들이 도로에 나서기 위해 운전 연수를 받는 데도 만만찮은 비용이 드는 요즘, 초보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운전 연수에 나선 이가 있어 훈훈함을 안겨주고 있다.

장롱 면허증만 지니고 있는 초보 운전자들을 위해 지난 3년간 무료로 운전 연수를 해주는 김대원(37)씨가 그 주인공이다. 가을의 끝자락에 쌀쌀한 바람이 불어오던 11월의 어느 날, 그를 만나 무료로 운전 연수에 나서게 된 이유를 들어봤다.

3년간 200명, 사고 안 나게 하고픈 마음에 시작

"직접 운전하는 것보다 운전이 미숙한 초보 운전자들을 가르치는 것을 훨씬 좋아해요. 정확한 방법과 요령만 알게 되면 정말 쉽고 재밌게 할 수 있는 것이 운전이에요.
운전면허를 획득한 초기에 제대로 된 운전 연수를 받지 못하면 자연스럽게 장롱 면허증이 되고, 한참 지난 후 어쩔 수 없이 운전해야 하는 상황이 오게 되면 운전자는 도로에 나서다가 당황해 교통사고를 일으킬 확률이 높아지게 되요."

실제로 도로 연수 중에도 사고를 당할 뻔한 경험이 있다는 김대원씨는 "운전자가 엑셀과 브레이크 페달을 헷갈리면서 멈춰야 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속도를 내다가 큰 사고가 날 뻔한 적도 있고, 중앙선을 침범하는 바람에 마주 오는 차량과 부딪힐 뻔한 적도 있어요"라며 도로 위에서 벌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들을 이야기했다.

지난 2019년 1월부터 지금까지 3년간 200명이 훌쩍 넘는 초보 면허증 소지자들에게 운전 연수를 해주고 있다는 김씨는 "하루에 특별히 정해진 인원수는 없고 신청자가 있으면 1인당 보통 2~4시간씩 연수를 제공해 드리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요일, 시간 상관없이 연수 신청자들의 일정에 최대한 맞춰 진행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현재도 하루에 2~4명 정도 꾸준히 신청해주고 있는데 사연을 보고 정말 급하거나 간절함이 강하신 분들을 먼저 고려하고 있어요. 갓 성인이 된 20살 젊은이로부터 70대 어르신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해요. (웃음).

저에게 도로 주행 연수를 신청하는 분들은 운전 학원에서 형식적으로 배웠던 것 이상을 원하시는 분들이 많아요"라며 "제가 차로 갈 수 있는 거리면 웬만해선 제가 가요. 동네까지 가서 의뢰인이 마련한 공유 차량이나 의뢰인 가족의 차로 도로 연수 교육을 제공하고 있어요. 모든 비용은 제가 감당하고 있고요."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거리낌 없이 달려간다는 김씨는 자신이 거주하는 대전은 물론 부산이나 목포, 심지어 임진각까지 달려간 적도 있다고 했다.

"부산까지 갈 경우, 왕복 6시간 정도가 걸리는데 2~4시간 정도의 연수까지 합치면 10시간 정도가 소요돼요. 장거리 이동을 할 때는 가급적 주말로 스케줄을 잡아 당일치기가 아닌 1박으로 출장을 가는데 고속도로 통행료와 식대, 기름값, 숙소 비용까지 합치면 30만 원 정도 쓰고 있어요."

문득 김대원씨가 이렇게까지 자비와 제 시간을 들여가며 무상 방문 도로 연수를 제공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졌다.

"이전부터 온라인상에서 초보운전 스티커를 판매해 왔는데 운전면허 발급이 한층 쉬워지면서 초보 운전자들의 사고가 잦아졌다는 뉴스를 자주 접했어요. 초보 운전자들이 더욱 주눅 들 것 같아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방문 도로 연수를 시작하게 되었죠."

자신의 스티커를 구입하는 이들이 남 같지 않게 느껴져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직접 연수에까지 나서게 되었다는 것이다.

시간은 그렇다 치더라도 비용 부담 또한 만만치 않겠다는 기자의 물음에 그는 "물론 봉사를 시작하던 당시엔 굉장히 힘들었어요. 하지만 요즘은 유튜브 등을 통해 후원해 주시는 분들도 계셔서 이전보단 부담이 한층 덜한 편이에요"라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대발이랑 안전운전)도 후원자들의 도움을 받는 데 적지 않게 기여하고 있다고 한다.

"아무런 대가 없이 익명으로 후원해 주시고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후원금을 주시는 분들도 계세요. 돈을 주고서라도 저한테 연수받고 싶어 하시는 분들이 연수 비용을 후원금인 척하면서 주고 연수를 부탁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럴 땐 무조건 거절하고 있어요."

김대원씨는 "유튜브에 올린 도로 연수 영상을 보고 고쳐야 할 부분을 말씀해 주시는 분들에게도 참으로 고맙다. '연수 대상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려는 제 모습은 좋지만 위험한 상황에서는 부드러운 모습보다 조금 단호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필요하다'는 조언이 가장 인상에 남는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씨는 "사정이 닿는 한 더 많은 분이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연수 제공해 주는 것이 제 꿈"이라고 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전서연 대학생기자

* "지금의 기사는 <인터뷰실습> 수업의 결과물로 12월 10일 <오마이뉴스>에 게재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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