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사이클 넘어 업사이클 시대 가야죠"
"리사이클 넘어 업사이클 시대 가야죠"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22.11.16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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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플라스틱 배출량 세계 21개국 중 3위... 폐기물 수선 재활용 행사 열려
사진= ‘플라스틱 업사이클 파티, 병뚜껑을 따라오세요!’ 행사 안내
사진= ‘플라스틱 업사이클 파티, 병뚜껑을 따라오세요!’ 행사 안내

환경부가 발표한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 현황에 따르면 2020년 총 폐기물 발생량은 1만 9546만 톤으로 전년도 1만 8149만 톤 대비 약 7.7% 증가했다. 국내 폐기물 발생량은 2015년부터 꾸준히 상승세이다. 미국 국립과학공학의학원이 2021년 12월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 1인당 연간 플라스틱 배출량은 88kg로, 2016년 기준 세계 주요 21개국 중 3위에 해당한다.

이렇듯 버려지는 플라스틱이 증가하고 이로 인한 환경 문제가 심각해지자 리사이클(Recycle)을 넘어 업사이클(Upcycle)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업사이클링은 버려지는 제품을 단순히 재활용하는 차원에서 더 나아가 폐기물에 첨단기술을 적용하고 예술과 디자인을 결합해 기존의 제품보다 더 높은 가치를 가진 신제품으로 재생산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환경산업협회 KEIA가 친환경 새활용 브랜드 특집 행사 페이지 방문객 3126건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새활용(업사이클) 개념에 대한 인지도 설문조사 참여 대상 중 716명이 잘 알고 있다, 1,426명이 들어본 적은 있다에 응답했다.

전체의 69%가 긍정적인 응답을 한 데 반해, 실제 새활용 제품을 구매·사용한 경험은 588건, 19%만이 구매 경험 있음에 답했다. 업사이클 제품에 대한 인지도와 실사용 여부는 차이가 큰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사진=플라스틱 병뚜껑 현장방문 수거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사진=플라스틱 병뚜껑 현장방문 수거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환경문제를 해결하고 업사이클링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실천을 촉구하기 위해 서울환경연합과 성동구도시관리공단에서 주관한 '플라스틱 업사이클 파티, 병뚜껑을 따라오세요!' 행사가 지난 12일 서울숲 복합문화체육센터 야외광장 일대에서 열렸다. 플라스틱 방앗간, 에너지 시민연대, 청춘발산협동조합 등 총 14개의 단체 혹은 업사이클 상점이 행사에 부스를 열고 업사이클 방식의 홍보에 열을 올렸다.

행사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눈에 띄던 것은 플라스틱 방앗간의 병뚜껑 현장 수거 부스였다. 각자 평소에 모아놓은 병뚜껑들을 행사에 가져와 무게를 달고 직접 색깔별로 분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있었다. 많은 수의 병뚜껑이 모여 있었고 초등학생들이 담당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분리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사진=병뚜껑을 이용해 튜브짜개 제작을 직접 경험해볼 수 있는 체험부스, 사출기가 놓여 있다.
사진=병뚜껑을 이용해 튜브짜개 제작을 직접 경험해볼 수 있는 체험부스, 사출기가 놓여 있다.
사진=병뚜껑을 이용해 튜브짜개 제작을 직접 경험해볼 수 있는 체험부스, 사출기가 놓여 있다.
사진=병뚜껑을 이용해 튜브짜개 제작을 직접 경험해볼 수 있는 체험부스, 사출기가 놓여 있다.

건너편에는 플라스틱 방앗간의 튜브 짜개 제작을 직접 해볼 수 있는 체험 부스가 있었다. 사출 기계를 현장에 놓고, 분쇄된 병뚜껑을 녹여서 금형 틀에 짜 넣어 튜브 짜개를 만들어 가져갈 수 있는 공간이었다. 폐플라스틱의 업사이클 과정을 눈앞에서 경험해볼 수 있었다.
   
행사 부스 참여를 위해 먼 발걸음을 한 부스도 있었다. 청춘발산협동조합은 광주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발산마을에서 활동하는 협동조합이다. 송명은 대표이사는 마을 장학금을 모으기 위해 공병, 캔 등을 모으던 것에서 시작한 활동이 점점 규모가 커져 현재는 직접 마을에 사출기와 분쇄기를 놓는 공간을 마련하여 마을 자체 상품들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마을 아이덴디티를 담아 제작된 ‘청춘발산협동조합’의 업사이클링 제품, 고양이 치약 짜개와 언덕모양 키링 등
사진=마을 아이덴디티를 담아 제작된 ‘청춘발산협동조합’의 업사이클링 제품, 고양이 치약 짜개와 언덕모양 키링 등
사진= ‘아이디어 창작소 도깨비’의 행사 부스의 모습이다. 차례대로 시트프레스, 분쇄기, 전동인젝터가 진열돼있다.
사진= ‘아이디어 창작소 도깨비’의 행사 부스의 모습이다. 차례대로 시트프레스, 분쇄기, 전동인젝터가 진열돼있다.

현장에서는 마을 길고양이를 모티브로 한 고양이 치약짜개와 마을의 언덕을 형상화한 키링을 판매했다. 청춘발산협동조합은 이를 통해 마을 어르신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판매한 금액의 일부는 마을 장학금으로 기부하는 형식의 마을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활동 중이라고 전했다. 
        
업사이클링 제품을 만들기 위한 장비를 제작, 납품하는 부스 또한 행사에 참여했다. 아이디어 창작소 도깨비의 김은채 선임은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자체 제작한 분쇄기와 시트프레스 등을 소개했다. 

김 선임은 "행사에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참여한 것 같다. 이전과 비교했을 때 확실히 업사이클링 제품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는 것이 실감 된다"며 "우리가 하는 일이 마냥 헛된 일은 아니었다고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외에도 폐플라스틱의 업사이클을 통해 제작된 스툴, 보드, 소품과 각종 구조물이 현장 곳곳에 배치되어 있었다. 현장에 마련된 오픈 무대에서는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 해결 안내서, 프레셔스 플라스틱 코리아 워크북을 주제로 토크콘서트가 진행됐다. 이곳에서는 국내 6개 업사이클링 단체의 제작·캠페인·교육 활동 사례를 들을 수 있었다.

사진= 각종 플라스틱 업사이클링 제품들이 행사 곳곳에 전시돼있다. ‘로우리트콜렉티브’의 제작물.
사진= 각종 플라스틱 업사이클링 제품들이 행사 곳곳에 전시돼있다. ‘로우리트콜렉티브’의 제작물.
사진=각종 플라스틱 업사이클링 제품들이 행사 곳곳에 전시돼있다. ‘서버번피플’의 제작물.
사진=각종 플라스틱 업사이클링 제품들이 행사 곳곳에 전시돼있다. ‘서버번피플’의 제작물.

방문객 오아무개(26·여)씨는 "평소 플라스틱 재활용에 관심은 있었지만 플라스틱 방앗간밖에 알지 못했다. 행사에 와보니 서울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여러 사람이 업사이클링을 실천하고 있고, 우리가 무엇이라도 환경에 기여하고 재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효능감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방문객 이용준(43)씨는 가장 기억에 남는 부스로 청춘발산협동조합을 꼽으며 "일반적인 업사이클링 제품 제작을 넘어 재생 사업을 통해 만들어진 그들만의 이야기와 고유한 마을의 정서를 함께 느낄 수 있어 기억에 남는다"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한편으로는 "생각보다 참여 관객이 적은 것 같다"며 행사 홍보와 당일 우천 소식에 안타까워했다.

이날 오후 6시까지로 예정돼있던 행사는 우천으로 3시간 조기 마감 됐다. 행사에 참여해 부스를 즐기는 참관객들과 각지에서 모인 단체가 '업사이클링'이라는 공통적인 환경적 관심사를 통해 만남을 가졌다. 환경을 향한 새로운 콘텐츠와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기를 바란다.

사진=각종 플라스틱 업사이클링 제품들이 행사 곳곳에 전시돼있다. ‘우쥬러브’의 제작물.
사진=각종 플라스틱 업사이클링 제품들이 행사 곳곳에 전시돼있다. ‘우쥬러브’의 제작물.
사진= ‘프레셔스 플라스틱 코리아 워크북’의 토크콘서트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 ‘프레셔스 플라스틱 코리아 워크북’의 토크콘서트가 진행되고 있다.

이소현 대학생기자

* "지금의 기사는 <헬스저널리즘입문> 수업의 결과물로 11월 15일 <오마이뉴스>에 게재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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