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야구장에 경찰들 이례적 출동
한국시리즈 야구장에 경찰들 이례적 출동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22.11.14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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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4차전 고척돔 일대 250여명 배치… 이태원 참사직전 플레이오프 땐 없던 일
사진=지난 5일 야구경기 관람 후 귀가하는 관중들이 구일역 앞에 배치된 경찰들에 의해 순서를 통제받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지난 5일 야구경기 관람 후 귀가하는 관중들이 구일역 앞에 배치된 경찰들에 의해 순서를 통제받고 있는 모습이다.

이태원 참사의 여파가 지난 8일 막을 내린 2022 한국시리즈 경기에도 영향을 미쳤다. 프로야구 경기에서 이례적으로 경찰이 출동, 관람객의 퇴장을 안내하는 장면이 연출된 것이다.

지난 5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동 고척스카이돔(고척돔)에서는 한국시리즈 4차전이 열린 가운데 경기장을 가득 메운 야구팬들은 이전에 볼 수 없었던 광경을 목격했다. 1만6천731석 전 좌석이 매진된 가운데 발디딜 틈이 없던 스타디움에서 경기가 끝날 무렵, 전광판에서 경기장 인근 구일역의 약도 등을 송출하고 질서 있는 퇴장을 당부하는 메시지가 나왔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경기 종료 후 고척돔과 구일역 인근에는 기동대를 포함한 경찰 250여 명이 배치됐다. 관중이 빠져나가는 길목마다 배치된 경찰들은 퇴장하는 관중이 한 줄로 이동하도록 유도하고 구일역 입구에서는 역 내 인원들이 과도하게 몰리지 않도록 인원수를 끊어 입장시키는 모습이 목격됐다.

경찰은 차량과 스피커를 이용, 대기하는 관중들에게 현재 상황에 대한 안내 설명을 해주기도 했다. 역 내에서는 코레일 직원 10여 명도 통제에 합세했다. 직원들은 서울행과 인천행으로 나눠진 노선을 안내했다.

야구장 관중 통제에 경찰이 동원된 것은 이날만이 아니었다. 11월 1일부터 치러진 한국시리즈 경기가 6차전까지 매진되면서 고척돔뿐만 아니라 인천 SSG 랜더스 필드에도 사고 방지를 목적으로 경찰이 배치됐다.

이처럼 경찰이 투입된 것은 한국시리즈 이후부터였다. 고척돔에서는 지난달 27, 28일 양일간 플레이오프 3, 4차전이 열렸고 역시 전 경기 매진이었지만 경찰이 배치돼 귀갓길을 안내하거나 질서 있는 행렬을 유도하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경찰이 한국시리즈부터 적극적으로 관중을 통제하게 된 배경은 이태원 압사 참사의 영향으로 보여진다. 지난달 29일 핼러윈을 맞아 이태원에 10만여 명이 몰리면서 압사 사고가 일어났다. 대참사의 원인으로 다양한 분석이 있었지만, 일부는 미흡한 경찰 통제를 꼽기도 했다. 이러한 여론을 의식한 것인지 오세훈 서울시장도 5일 오전 고척돔과 구일역 현장을 방문, 안전 점검에 신경쓸 것을 당부했다.

이날 경기 관람을 위해 고척돔을 방문한 김래온(24)씨는 "야구장 응원을 다닌 지 꽤 오래 됐지만 경찰의 직접적인 통제를 받는 것은 처음"이라며 "워낙 사람들이 많이 몰려 질서 있는 퇴장을 유도하는 것이 좋긴한데 최근 사고로 인한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한 조치 아닌가 생각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야구 경기가 모두 종료된 고척돔에서는 오는 26일 멜론 뮤직 어워드, 30일 마룬파이브 내한 콘서트 등이 예정돼 있다. 이와 같은 대형 행사에 지난 한국시리즈처럼 경찰이 배치된 안전 통제를 진행할지 구로 경찰서, 구로구청, 서울시설관리공단 등에 문의했지만 모두 한결같이 "우리 관할이 아니다. 00 기관에 연락해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달에 잡힌 일련의 대형 행사들에 대한 현장 통제 주체와 계획이 아직 관계 기관들 사이에 확정, 공유된 것이 없음을 짐작케 했다.

김정후 대학생기자

* "지금의 기사는 <헬스저널리즘입문> 수업의 결과물로 11월 11일 <오마이뉴스>에 게재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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