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받으려 자해... '패션우울증'에 노출된 청소년들
관심 받으려 자해... '패션우울증'에 노출된 청소년들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22.11.09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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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표현 서툴러 극단적으로 행동… 부모·상담기관 등과 편안한 대화 필요

강원도 춘천시 한 중학교에 다니는 A양은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패션 자해해요. 손목 그었는데 관심 좀 주세요"라는 글과 함께 피가 나는 사진을 올렸다. 또 페이스북의 한 계정에는 "내가 자해해서 상처 난다면?"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처럼 최근 소셜네트워크(SNS)상에는 우울증을 패션처럼 여기며 자해한 모습을 사진으로 올리는 청소년들이 등장,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패션 우울증이란 우울증 등 정신적 문제를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 패션 수단처럼 여기고, 그 관심을 끌기 위해 팔뚝 상처내기 등 자해한 모습을 SNS에 업로드하는 현상에서 비롯된 신조어다. 우울증을 패션처럼 몸에 두른다는 것이고 그를 위해 자해를 한다는 뜻이다. 

트위터에 자해 사진을 올린 A양은 "부모님이 나를 위해 헌신해주시지만 계속 우울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그는 "제가 생각하는 것과 지금 현실이 불일치해 생긴 불만족에 늘 우울감이 계속된다"며 "가끔 내가 패션 우울증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미영 춘천시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센터장은 "요즘 초등학생조차 팔이나 다리에 자해 흔적을 남기고 빈번하게 SNS에 업로드 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런 행동은 외롭고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감정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했다. 감정의 표현에는 단계가 있는데 청소년들은 그 단계적 조절이 서툴러 극단적인 표현을 선택하게 된다는 것이다.

김 센터장에 따르면 이들은 극단적인 글이나 자해 사진에 부정적인 댓글이 달려도 묘하게 관심을 받는 기분이 들어 이런 행동을 반복하는 경향이 있다. 김 센터장은 "말리는 사람 없이 하나의 놀이라 생각하고 서로를 부추기고 흉내내는 것 자체가 너무나 위험 상황이다"라고 경고했다.

그는 대책으로 "초등학생 때부터 부모님과 함께 하는 대화가 필요하다. 편하고 즐겁게 함께 하는 시간을 늘려야 한다"며 "사춘기에 일탈의 시기가 와도 가족과 함께 했던 시간이 많은 아이는 일탈을 극복하는 시간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가족 안에서도 해결이 어려울 경우에는 "주변의 상담 기관의 도움을 받아 청소년들이 편안한 감정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것이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마지막으로 "누군가로부터 빨리 발견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모두에 관심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전서연 대학생기자

* "지금의 기사는 <헬스저널리즘입문> 수업의 결과물로 10월 31일 <오마이뉴스>에 게재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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