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평가, 국가 평가, 교내 시험까지…도내 학생들 시험 또 시험
도 평가, 국가 평가, 교내 시험까지…도내 학생들 시험 또 시험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22.09.29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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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스트레스로 지칠 것”, 전교조 “학생인권침해”…도교육청 “교육력 회복위해”

중앙 정부와 도교육청이 자신들의 선거 공약이었던 ‘진단평가’들을 실시하겠다고 잇달아 발표하면서 도내 학생들의 시험부담이 과중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강원도교육청은 오는 11월부터 ‘2022 강원학생성장진단평가’를 실시한다고 최근 밝혔다. 코로나19 등 사회적 변화로 발생한 “교육 격차를 해소하고 학교 교육력 회복을 위해” 치러지는 이 시험은 초등학교 4~6학년, 중학교 2~3학년을 대상으로 한다. 국어·영어·수학 세 과목이 시험 과목이지만 초등학교 4학년은 국어·수학만 치룬다. 이번 평가는 11월25일~12월2일 신청학교에 한해 원하는 날짜에 실시될 예정이다.

도내 학생들은 도 차원의 평가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실시될 학업성취도 평가도 치러야 한다. 이 시험은 지난 9월 실시 예정이었지만 전산상 오류로 연기돼 구체적 일정이 나오면 치러질 예정이다. 이 시험이 계획대로 실시됐다면 도내 학생들은 원래 보던 중간고사, 기말고사에 더해 한 학기 총 4번의 시험을 치루게 되는 것이었다.

이와 관련, 전국교직원노동조합강원지부는 도 진단평가에 대해, “강원도교육청이 도내 학원가와 사교육업계에 종합선물을 보낸 것과 다름없다”며 비판적 입장을 취했다. 이미 학교들은 학년 초 수립된 평가 계획에 따라 수행평가·지필평가 등 다양한 시험을 치루고 있고, 여기에 교육부 성취도 평가까지 더해진 상황인데 도교육청이 진단평가까지 추가한다면 학교 교육과정의 파행과 학생 인권 침해가 현실로 드러날 것이라는 것이다.

도교육청은 이에 대해 개인별 학력 진단과 분석을 통해 맞춤형 학습을 지원하기 위해 실시하는 것으로 평가 실시 전, 교육 공동체인 학생·학부모·교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설명회 등을 진행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지난 26일 도교육청 '더나은교육추진단'은 도내 초·중·고 교사, 학생· 학부모 등 총 1만2천375명이 참여한 설문 조사 결과,  ‘학생의 수준을 판단할 수 있는 평가도구의 필요성’에 대해 81%의 응답자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평가도구의 필요성 자체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 결과와 달리, 다수의 시험을 치러야 하는 현실 자체에 대해서는 그다지 환영의 분위기가 감지되지 않는다. 춘천의 한 중학교에 재학중인 박모(15)양은 도 진단평가와 교육부 학업성취도평가에 대해 “두 시험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만약 두 개 시험을 다 치루면 공부의 효율은 올라가겠지만 시험기간의 스트레스와 부담감이 커져 지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중학교 2학년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이미 시험 보는 과목이 적은 상태에서 시험을 안 보는 과목들은 수행평가로 대체하는 상황이다”며 “시험 공부하랴, 수행평가 준비하랴 이미 지치고 벅찬 상황인데 시험이 또 늘어난다면 아이들에게 갈 부담은 감당하기 힘들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또, “아이들의 학력 수준을 알기 위해 실시할 뿐, 아이들에게 부담을 주려고 하는 건 아니다“라는 시험 강행론에 대해 ”이미 강원도의 학력 수준이 낮다는 사실은 공공연하게 알려져 있는 사실인데, 아이들의 수준을 평가한다고 달라질지 모르겠다“고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강원진단평가와 학업성취도평가라는 선출직 리더들의 공약 실천이 학생들에 어떤 영향으로 귀결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하정 대학생기자

* "지금의 기사는 <탐사저널리즘캡스톤디자인> 수업의 결과물로 9월 27일 <오마이뉴스>에 게재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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