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 살아나는 대학가, 다시 불붙은 ‘수강전쟁’
활기 살아나는 대학가, 다시 불붙은 ‘수강전쟁’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22.09.29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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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과목 수십명 온라인 대기 다반사…각 대학 ‘마일리지’‘심사제도’등 고민 심화

코로나19 확진자 감소, 대면 수업 증가로, 대학가에도 활기가 살아나고 있지만 학기초 대학생들을 괴롭히던 ‘수강전쟁’까지 다시 불붙어 학생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가천대 미디어학부에 재학 중인 이모(24)씨는 대면 시스템을 적용했던 필수 과목인 ‘저널리즘 이론’을 신청했지만 복수전공을 신청한 타학과 학생들에 순서가 밀려 주 전공생임에도 필수과목을 제때 듣지 못하고 계절학기에 들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처했다.

올해 신입생인 서울여대 김모(20·여)씨도 학과 인기 강의인 ‘회계학계론’을 신청했지만 선착순 경쟁에 밀려 해당 과목을 포기해야 했다.

이런 대학가 ‘수강 전쟁’은 일부 복수 전공의 의무화한 학교에서는 더 심하다. 해당 주전공 학생 뿐 아니라 복수전공을 신청한 타 과의 학생들이 특정 과목에 몰릴 경우, 원하는 과목을 듣지 못하는 주전공, 복수전공 학생들이 더욱 많아져 ‘100명 수강인원 제한에 70여명 대기’와 같은 상황이 드물지 않게 발생하는 것이다.

사진=한 지역대학 광고홍보학과의 수강 대기자 현황. 전공과목인 '브랜드관리론'에 인원이 몰려 대기 순위가 67명까지 생겼다

이와 관련, 한 지역 언론에서는 수강신청기에 대학가의 PC방에서 대학생들이 신청자가 몰린 과목의 성공적인 수강신청을 위해 ‘클릭 전쟁’을 벌이는 학생들의 현장 표정을 전하기도 했다. 학생들에 따르면, 다시 불붙은 대학가 ‘수강전쟁’의 바탕에는 공통적인 요인들이 작용하고 있다. 우선, 경영학과나 미디어학부 등 학과 자체의 인기도에 전공 과목의 인기가 더해져 학과 내외부의 학생들이 몰리는 경우다.

또, 복수전공을 필수화한 학교에서 이에 따른 학과별 수업 능력의 조정이 없이 수강 신청을 진행해 특정 학과, 특정 과목에 학생들이 집중되는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가천대, 한림대가 그 예인데 이들 학교는 부전공/복수전공을 필수화, 인기 전공의 인기 과목에 주 전공생뿐만 아니라 복수전공생과 해당 과목에 관심 있는 타과생까지 신청, 주전공 학생들까지 해당 수업을 듣지 못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이밖에 졸업 요건으로 필수과목으로 지정됐음에도 정원이 제한돼 있어 희망 수강생에 비해 수용규모가 부족, 수강전쟁에 실패한 학생들의 불만을 사기도 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각 대학에서도 학생들의 불만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내놓고 있다. 연세대는 학생들이 각종 활동에 대한 상점으로 받는 마일리지를 수강 신청 과목에 쓰도록 해, 과목별로 학생들이 배분한 마일리지에 따라 강의 신청의 순위가 결정되는 제도를 운영중이다.

대학교들이 시행하고 있는 다양한 수강 신청 제도 사례
사진=대학교들이 시행하고 있는 다양한 수강 신청 제도 사례

이에 반해, 숙명여대에서는 학년 성적 이수학점 등을 고려하여 수강대상자를 심사하는 제도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림대 등 다수학교에서는 수강 신청 전에 사전 수요 조사를 위한 ‘장바구니’를 만들어 과목별 신청 수요 규모를 파악하고 인원 초과 시 선착순으로 전환되고, 충족 인원을 넘지 않으면 자동으로 수강 신청이 완료되는 ‘장바구니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대면수업이 전면적으로 시행됨에 따라 학생들의 ‘수강전쟁’이 재개되면서 이 고질적 문제해결을 위한 각 대학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매년 3월과 9월이라는 매 학기 초에 반복되는 '수강전쟁'을 개선하기 위한 더 나은 방안과 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새움 대학생기자

* "지금의 기사는 <탐사저널리즘캡스톤디자인> 수업의 결과물로 9월 23일 <사이드뷰>에 게재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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