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칼럼] ‘다회용품의 일회용화’를 경계해야 한다
[대학생칼럼] ‘다회용품의 일회용화’를 경계해야 한다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22.09.20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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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A씨는 생일을 맞이한 친구 B를 위해 무엇을 선물해야 하는지 오래 고민했다. 함께 다니는 카페에서 이용하기 쉬우면서도 친환경적인 것을 위해 해당 브랜드의 텀블러를 선물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장을 방문한 뒤 수십 개의 텀블러를 사이에 두고 고민한 끝에, 디자인이 예뻐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을 고르게 됐다.

지금의 이야기는 ’일상‘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텀블러는 선물하기에 적당하면서도 친환경이라는 선한 의미를 담고 있기에, 이를 주고받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일회용 플라스틱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다회용품 이용이 늘어났고, 친환경 마케팅을 바탕으로 텀블러를 출시하는 카페들도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수많은 카페에서 주기적으로 다양한 텀블러가 만들어지는 지금의 상황은 결코 환경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따라서 과도한 생산과 소비로 인한 ‘다회용품의 일회용화‘는 ’친환경‘이 아니라는 주장을 하게 됐다.

사진=환경부와 KBS가 진행한 타일러의 지구를 지키는 20가지 제안 캡쳐. 출처=환경부 공식 유튜브 채널
사진=환경부와 KBS가 진행한 타일러의 지구를 지키는 20가지 제안 캡쳐. 출처=환경부 공식 유튜브 채널

이에 더해 텀블러 수집 열풍이 생겨나면서 언론은 이러한 현상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텀블러 수백 개를 구매해 모으는 사람들부터, 새 시즌이나 기념일마다 구매한 뒤 이용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명 브랜드의 경우 유행이 되고 구매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해 중고거래 사이트를 통해 되파는 현상이 더해지기도 했다.

결국 공급은 증가할 수밖에 없고 다른 브랜드들 또한 ’디자인‘에 신경을 쓰며 더 많은 제품을 개발할 수밖에 없다. 이는 환경보호로 시작한 다회용컵 사용이 ’대란‘으로 번지며 무의미한 과소비를 부추기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수명주기 사용 에너지양 분석 연구소에 따르면,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의 양을 고려할 때 유리 재질 텀블러는 최소 15회, 세라믹 재질은 최소 39회 이상 사용해야 환경을 보호할 수 있다. 또한 플라스틱 텀블러는 50회 이상, 스테인리스 텀블러는 220회 이상 사용해야 한다. 텀블러만큼이나 자주 사용되는 에코백의 경우, 면 재질은 7,100번, 유기농 면은 2만 번 재사용해야 의미가 있다는 보고서도 발표됐다.

그린워싱. 사전적 의미로는 실제로는 친환경적이지 않지만 마치 그런 것처럼 홍보하는 위장환경주의를 의미한다. 텀블러를 이용하는 것은 친환경에 도움이 되는 일이고 더 많은 사람들이 다회용컵을 이용한다면 ‘일회용품’을 더 많이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환경보호를 말하는 상황에서, 기업의 유행에 맞춰 필요 이상의 텀블러를 과소비하는 것은 결코 환경을 위한 것이 아니다. 다회용품의 일회용화에 대해 고민하며 진정한 친환경을 이루는 방안 즉 ‘낭비되지 않기 위한 방안’을 모두가 고민해보기를 바란다.

이예인 대학생기자

* "지금의 기사는 <뉴스작성기초> 수업의 결과물로 6월 22일 <사이드뷰>에 게재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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