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생작]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 리뷰
[나의 인생작]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 리뷰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22.09.06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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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과 감동을 다 잡은 특별한 가족이야기

많은 장르물들이 흥행했던 2018년. 그 첫 번째 순서로 개봉했던 <그것만이 내 세상>이라는 작품이 있다. 이 영화는 관객의 마음을 유쾌하고 편안하게 해주며 342만 명이라는 흥행실적과 관람객 평점 9.17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관객들은 ‘가족끼리 보기에 너무나 좋다’거나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주는 영화였다’같은 좋은 평들을 남겼을 정도로 잘 만든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사진=그것만이 내 세상 포스터. 출처=네이버 영화
사진=그것만이 내 세상 포스터. 출처=네이버 영화

특히 일상을 살아가면서 숨 고르기를 하고픈 이들에게 추천하는 필자의 인생작이라고 할 수 있다. 평소 영화보다는 드라마를 더 즐겨보던 상황에서 어떤 영화가 개봉하는지, 평가는 어떠한지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었다. 이 영화 역시 그랬다. 극장에서 내려간 뒤에야 지인의 추천을 받아 알게 됐고, 넷플릭스를 통해 뒤늦게 시청하게 되면서 더욱 아쉬움이 남았다. 극장에서 봤다면 더 좋았을 것 같은 영화이다.

그것만이 내 세상, 어떤 영화인가

남편의 가정 폭력을 당하던 아내와 아들이 있었다. 이 상황이 오랫동안 반복되지 아내는 아들을 두고 집을 나왔고, 이에 대한 죄책감에 힘들어 극단적 선택까지 한다. 하지만 누군가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하고 그 남자와 결혼해 아들을 낳는다. 하지만 이들 사이의 아들은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으나 특정 부분에서 우수한 능력을 가지는 ‘서번트 증후군’이 있다. 아내는 새롭게 태어난 아들을 돌보며 살아간다.

이 영화의 기본적인 설정은 이러하다. 여기서 아내는 ‘인숙’ 역할을 맡은 윤여정 배우가, 남겨진 아들 ‘조하’는 이병헌 배우가, 새 아들 ‘진태’는 박정민 배우가 맡아 각각의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식당일을 하다가 ‘인숙’은 우연히 ‘조하’를 다시 만나고 ‘진태’와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선과 악이 명확하지 않은 인물

‘인숙’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인숙’은 식당 일도 하고 아들을 돌보며 살아간다. 아들을 두고 혼자 집을 나왔다는 점은 비난 받아 마땅하며 아들 ‘조하’가 엄마를 원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러한 시점에서는 ‘인숙’을 선한 인물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영화 후반부에 죽음을 앞두고 병원에 누워있는 장면과 아들 ‘조하’에게 사과하며 후회하는 장면에서 많은 생각이 든다. 이렇게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지었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에 공감을 한다면 이해가 되기도 한다. 이렇게 이중성이 있는 인물이 있는 것은 영화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해 보고 공감할 수 있어 큰 장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진=그것만이 내 세상 스틸컷. 출처=네이버 영화
사진=그것만이 내 세상 스틸컷. 출처=네이버 영화

결핍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

이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결핍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긋한 나이에도 허드렛일을 하는 ‘인숙’, 자폐증을 앓고 일반적인 생활이 어려운 ‘진태’, 40이 넘는 나이에 거처도 없고 무능력한 ‘조하’, 한쪽 다리를 잃은 피아니스트 ‘가율’(한지민) 등 결핍을 갖고 살아간다. 그러나 이 인물들은 어딘가 부족해 보일지라도 그 진심은 하나같이 똑같다.

‘가율’은 ‘진태’의 피아노 연주를 보고, 진심으로 교감하며 함께 연주를 하기도 한다. ‘진태’는 처음에는 무서웠지만 동네 불량배들로부터 지켜주고, 든든하게 자신 곁에 있어주는 형이 있어 기쁘다. ‘인숙’은 버린 아들인 ‘조하’에게 미안함을 그리고 ‘진태’에겐 늘 애틋함을 느낀다. ‘조하’는 못마땅했던 이 모자가 어느새 자신에게 특별하고 소중한 존재가 되어버린다.

누구에게나 결핍은 있다. 다만 이러한 결핍이 비교적 잘 드러나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편견을 갖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을 뿐, 우리 모두에게도 결핍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고, 결핍으로부터 오는 슬픈 이야기를 유쾌하고 감동적으로 다룬 영화가 바로 <그것만이 내 세상>이다.

사진=그것만이 내 세상 스틸컷. 출처=네이버 영화
사진=그것만이 내 세상 스틸컷. 출처=네이버 영화

뻔한 소재, 다른 표현

장애를 바라보는 시선에 있어서도 이 영화가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흔히 장애를 가진 친구들을 대할 때, 어린아이를 대하듯 톤을 높여 이야기를 하는 등 목소리부터 달라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영화의 인물들은 모두 장애를 가진 ‘진태’를 여느 사람과 똑같이 대한다. ‘진태’를 복지관에 데려다주기 위해 함께 버스에 탄 두 형제의 모습이다.

보통 장애를 다룬 영화의 경우, 주변 인물이 장애를 가진 인물에게 무조건적으로 양보하는 장면들이 나오기 일쑤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의 ‘조하’는 본인이 남은 한자리에 착석해있다. 이 장면으로 인해 영화가 더욱 유쾌해졌고, 장애인에게 어린아이를 대하듯 해야 한다는 편견을 덜어주기도 한다.

배우들의 호연

2016년 대부분의 남자 영화배우의 수상은 내부자들의 이병헌 (남우주연상), 동주의 박정민 (남우신인상) 이였다. 두 배우 모두 전작이 무거운 주제와 진중한 캐릭터를 다룬 영화였다. 이병헌의 경우, 내부자들, 남한산성 등 비교적 무겁고 진중한 캐릭터를 연기해오다가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는 현실과 맞닿아있는 캐릭터를 소화한다.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에 부응하는 현실적이고 재미있는 연기를 보여준다.

사진=그것만이 내 세상 스틸컷. 출처=네이버 영화
사진=그것만이 내 세상 스틸컷. 출처=네이버 영화

박정민의 경우, 다섯 곡이 넘는 피아노 연주를 대역 없이 모두 소화한다. 또한 서번트 증후군이라는 특수한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장애를 가지고 있는 분들과 그 주변 사람들이 불쾌해하지 않는 것을 목표로 연기에 임했다고 한다. 그의 목표는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서번트 증후군의 모습을 외면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내면까지 파고들어 훌륭히 소화했다. 앞으로 한국의 영화를 이끌어 갈 주역인 두 배우가 형제로 만나는 영화라는 부분에 있어서도 볼 이유가 충분한다.

2018년 1월에 개봉해 무술년의 첫 영화로 새해를 밝혀준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은 300만이 넘는 관객 수를 기록하며 흥행했다. 신파극이라는 일부의 혹평도 있었지만, 배우들의 호연과 코믹하면서도 여운을 주는 스토리에 새해나 추석이 되면 TV에서 자주 상영되기도 한다. 이렇듯 개봉 4주년이 넘었음에도 아직까지 많은 관객들이 꾸준히 애정을 보내주는 작품, <그것만이 내 세상>을 추천해본다.

윤의선 대학생기자

* "지금의 기사는 <뉴스작성기초> 수업의 결과물로 5월 24일 <사이드뷰>에 게재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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