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칼럼] 미혼모에 대한 부정적 인식 개선과 이들을 위한 사회적 네트워크 형성 필요
[대학생칼럼] 미혼모에 대한 부정적 인식 개선과 이들을 위한 사회적 네트워크 형성 필요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22.09.01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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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청년 한부모들의 솔직대담 '나혼자 잘키운다' 영상 캡쳐. 출처=여성가족부 공식 유튜브
사진=청년 한부모들의 솔직대담 '나혼자 잘키운다' 영상 캡쳐. 출처=여성가족부 공식 유튜브

미혼모가 사회 구성원으로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변화된 미래를 만들기 위해 사회적 네트워크 형성 확대가 시급하다. 현재 우리나라는 미혼모 가정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는 나라 중 하나다. 소위 미혼모를 ‘사회적 일탈자’로 여기며 이런 사회구성원들의 시각과 태도는 미혼모들의 자존감 저하에 큰 영향을 끼친다.

요즘 대두되는 청소년 미혼모 가정은 성인 미혼모 가정보다 더 심한 사회적 질타를 받고 있다. 아이와 행복한 삶을 꿈꾸며 선택한 삶이 누군가에게 비난받는 일이 되어버린 이들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기댈 수 있게 해주는 사회적 부모가 필요하다.

청소년 미혼모의 이야기를 다룬 <고딩엄빠>라는 프로그램에서 이들의 현실을 보여주는 사연이 나온다. 혼자 씩씩하게 딸을 키우고 있었던 주인공에게 이별한 전 남자친구가 찾아와 폭행을 가한다. 이에 트라우마가 생긴 주인공은 아이를 키울 수 없게 되자 어쩔 수 없이 구청 직원들의 품으로 아이를 보내주는데, 그녀의 부모는 “네가 잘못해서 맞은 거 아니야?”라며 냉랭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위로하고 보듬어 줘야 할 존재인 ‘어른’의 부재는 그녀를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

최근 종영한 <우리들의 블루스>라는 드라마에서도 아이를 임신해 키우려는 청소년들에게 부모가 보이는 태도는 ‘분노’였다. 가족관계를 끊으려고까지 하며 이들의 모습을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 후에 ‘어쩔 수 없이’ 상황을 받아들이는 장면이 나오긴 하지만, 가장 의지하고 싶었을 대상에게 비난받고, 그들을 비난할 수밖에 없는 부모의 상황을 보면 얼마나 청소년 미혼모들에 대한 인식이 뒤틀려져 있는지 알 수 있다.

KBS에서 진행한 미혼모 조사를 보면 미혼모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다’라는 답변에 91.4%가 해당할 정도로 다양한 가족 형태를 인정하지 않는 사회적 편견이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KNN에서 진행한 미혼모 기획 편에서의 10대 미혼모는 “사회적 편견, 그게 제일 무서워서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도 못하고 이걸 극복하는 게 제일 문제였어요”라고 인터뷰했다.

이처럼 사회의 틀에 박힌 고정관념 속에서 청소년 미혼모들은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못하고 혼자 고립되어만 가고 있다. 해마다 1만여 명이 넘는 청소년들이 미혼모가 되어가고 있는 지금 우리는 다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현재 미혼모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여러 방안은 많이 나온 상태이다. 물론 그 실효성이 아직 안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경제적 지원과는 다르게 심리적인 부분의 지원도 증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제안으로 미혼모의 자존감 확립을 돕는 사회 네트워크 형성 확대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와 비슷한 예로 심리센터가 있지만, 미혼모들에게는 센터라는 이름에서 오는 진입장벽이 높을 수 있다. 보다 가볍게, 거리낌 없이 고민을 털어놓고, 비슷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과 교류하며 사회적 네트워크망을 형성한다면 미혼모의 사회적 자존감을 확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미 깊게 뿌리박힌 사회의 모습을 하루아침에 바꾸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하나의 작은 변화로 다른 변화를 불러일으켜 커다란 변화의 바람을 만들 때까지 우리는 시도해야 한다. 미혼모가 부정적인 사회에서 혼자 ‘한숨’ 쉬게 하는 것이 아닌, 그들에게 긍정적인 ‘한 숨’을 불어 넣어주는 부모, 친구, 길잡이가 되어주어 그들이 당당하게 사회로 발 디딜 수 있게 하는 사회적 네트워크 형성 확대가 시급하다. 아직 기대고 싶은 미숙한 존재가 기댈 수 있게 말이다.

김혜윤 대학생기자

* "지금의 기사는 <뉴스작성기초> 수업의 결과물로 6월 15일 <사이드뷰>에 게재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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