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생작] 드라마 ‘피노키오’ 리뷰
[나의 인생작] 드라마 ‘피노키오’ 리뷰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22.08.30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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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기자가 되는 과정을 그린 작품
사진=SBS 드라마 '피노키오' 메인 홈 캡쳐. 출처=SBS 홈페이지
사진=SBS 드라마 '피노키오' 메인 홈 캡쳐. 출처=SBS 홈페이지

<피노키오>는 2014년에 방영된 SBS 드라마로, 과거 ‘드림하이’, ‘너의 목소리가 들려’ 등을 집필한 박혜련 작가의 작품이다. 이 드라마는 주인공들이 기자를 꿈꾸게 되는 계기부터 ‘진정한 기자’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렸다.

작품 속 주인공 기하명(이종석 배우)은 어린 시절, 소방관인 아버지가 순직한 뒤 최악의 비극을 마주한다. 기자들은 거짓된 보도로 아버지의 명예를 훼손하고, 그의 가족들은 기자들의 질문 쇄도와 사람들의 비난을 떠안게 된다. 이로 인해 형은 실종되고, 하명은 어머니와의 동반자살 끝에 혼자 살아남게 된다. 그는 자신을 당신의 과거 아들이라 착각하는 할아버지를 만나 함께 살게 된다.

한편 할아버지에게는 하명과 동갑인 손주, 최인하(박신혜 배우)가 있다. 그는 본인의 어머니가 보도하는 뉴스를 보며 기자의 꿈을 키운다. 그러나 주변에서는 인하가 기자가 될 수 없을 거라 말한다. ‘피노키오 증후군’ 즉 거짓말을 하면 딸꾹질이 나는 증후군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기자를 목표하는 하명과 인하는 각자의 트라우마와 단점을 극복해간다.

사진=SBS 드라마 '피노키오' 포토 스케치 캡쳐. 출처=SBS 홈페이지
사진=SBS 드라마 '피노키오' 포토 스케치 캡쳐. 출처=SBS 홈페이지

“피노키오도 기자들도 그걸 알았어야죠. 사람들이 무조건 자기 말을 믿는다는 걸. 그래서 자기 말은 다른 사람들 말보다 무섭다는 걸 알았어야 합니다”

필자는 평소 우리 사회의 병폐와 관련해 ‘아차’ 싶은 깨달음을 주는 작품을 좋아했다. 중학교 시절 우연히 이 드라마를 보게 됐는데 주인공의 대사를 듣고 감명 받아 본격적으로 시청하게 됐다. 이 작품은 ‘기자와 진실’의 연결고리를 ‘피노키오 증후군’으로 설정하고 있다. 이 때, ‘기자와 피노키오의 공통점은 진실만을 말한다는 것’이라는 생각은 안일한 것임을 일깨워 준다. 이러한 방심의 위험성을 참신하게 표현해 경각심을 주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을 높이 평가한다.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장점은, 주인공들의 고뇌와 경험을 ‘바라만 보던’ 시청자들이 어느 순간부터 그들과 함께 성장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얻는 깨달음은 우리 사회의 기자와 대중들에게 주목할 만한 메시지를 전한다.

예를 들자면 작품 초반, 인하는 본인이 알고 있는 것은 언제나 진실 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거짓말을 할 수 없다는 ‘피노키오 증후군’을 이유로 스스로를 신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마저 알지 못했던 진실들을 마주하면서, 완벽히 채워지지 않은 사실은 또 다른 오류를 낳기도 한다는 것을 깨닫고 점차 변화하게 된다.

8회의 ‘빙판길 취재’ 장면은 이러한 인하의 성장 과정을 대표한다. 인하는 사람들이 미끄러져 넘어지는 장면을 촬영하게 되는데, 이를 그저 바라봐야만 하는 스스로에게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딸꾹질을 한다. 결국 촬영을 멈추고 사람들이 넘어지지 않도록 연탄을 깨며 ‘기자로서의 보도’가 아닌 ‘개인으로서의 행동’을 하게 된다.

“기자는 지켜보는 게 공익이야. 그걸로 뉴스를 만드는 게 공익이고 그 뉴스를 구청직원이 보게 만들고 대통령이 보게 만들고 온 세상이 보게 만드는 게, 그게 기자의 공익이야 ... 니들이 수백 수천 명을 구할 길을 날린 거야”

하지만 상사의 일침에, 주인공은 ‘진정한 기자의 역할’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무엇이 더 나은 선택’인지 이해했기 때문에 더 이상 빙판길 취재를 하며 딸꾹질을 하지 않게 된 것이다. 이러한 장면을 통해 시청자들은 작중 캐릭터가 갈구하는 ‘좋은 언론’과 ‘진정한 기자’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비양심적이고 무책임한 우리 현실 속 기자의 모습을 이에 견주어 보며, 더 나은 언론의 필요성을 찾게 될 것이다. 결국 시청자들의 이러한 갈망은 언론을 ‘조금이나마’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가 바라는 진정한 기자의 모습을 담은 드라마 <피노키오>를 보며 언론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이예인 대학생기자

* "지금의 기사는 <뉴스작성기초> 수업의 결과물로 5월 23일 <사이드뷰>에 게재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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