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파성을 배우다] 검수완박 보도 재조명
[정파성을 배우다] 검수완박 보도 재조명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22.07.15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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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지난 4월 18일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에서 문재인 전대통령과 김오수 검찰총장이 면담을 하는 모습. 출처=문재인 정부 청와대 공식 트위터
사진=지난 4월 18일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에서 문재인 전대통령과 김오수 전 검찰총장이 면담을 하는 모습. 출처=문재인 정부 청와대 공식 트위터

올 봄, 대한민국 정치권에서 검수완박 논쟁으로 여야 간의 대립이 고조된 상황이었다. 검수완박은 검찰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시킨다는 내용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이루어지는 검찰개혁의 일환 중 하나이다. 특히 정권이 바뀌는 시점에서 가속화됐고, 지난 5월 3일 국무회의를 통해 법안이 의결된 상황이다. 하지만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에도 여전히 사회의 주요 의제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조선일보가 경향신문보다 2배 이상 많이 보도

이러한 검수완박에 대한 언론사별 보도 차이를 살펴보기 위해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 3월 9일부터 평검사 대표 회의가 열린 4월 19일까지 시점을 두고 <조선일보>와 <경향신문>을 기사를 비교해보았다. ‘검수완박’이라는 키워드를 각 언론사에서 검색했을 때 조선일보는 435건, 경향신문은 195개로 기사량에서 2배가 넘는 차이가 있었다.

기사량의 차이가 발생한 이유는 4월 13일 새 정부의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한동훈의 검수완박 언급과 관련된 보도에서 잘 드러난다. 한 장관의 검수완박 언급을 두고 조선일보에선 9개 정도의 관련 기사를 보도했다. 반면 경향신문에선 5개 정도로 적은 수로 보도했다. 대부분의 검수완박 관련 기사들이 비슷한 맥락으로 조선일보가 더 적극적인 보도를 이어갔기에 보도량의 차이를 보였다.

채택, 확정 vs 강행처리

검수완박 논쟁은 4월 12일 민주당이 당론으로 채택하면서 정치계, 언론에서 더욱 고조되었다. 경향신문에서 당일 보도한 기사들의 헤드라인 공통점을 살펴보면 단순한 정보 전달의 목적으로 보이는 ‘채택’, ‘확정’과 같은 단어를 사용했다. 반면 조선일보에선 날 선 비판의 형태로 ‘강행처리’, ‘강행’과 같은 단어들을 주로 볼 수 있었고 보도하는 기사도 검찰 등 법조계 단체의 반대 의견을 다루고 있었다. 그러나 경향신문은 조선일보와 다르게 반대 의견에 대한 기사는 한 개 정도로 다소 소극적인 보도를 했다.

같은 발언 다른 헤드라인...우호vs비판

이에 더해 4월 18일 검수완박에 반발해 사직서를 제출한 김오수 검찰총장과 문재인 대통령이 면담을 가진 날의 보도 또한 확연하게 달랐다. 경향신문에선 문대통령에 대한 우호적인 헤드라인과 신문 보도가 주를 이루었다. 문대통령이 발언한 ‘개혁도 입법도 검경 떠나 국민 위한 것’을 적극 활용했다. 그러나 조선일보에선 정작 검수완박에 대한 본질적인 이야기가 없었다며 비판적인 시각으로 면담을 바라보았다. 그래서 헤드라인에도 ‘검수완박 언급 없이… 文의 무책임한 양비론’ 등으로 공격적인 단어가 포함된 보도가 이어졌다. 각 언론의 기사들의 특징이 앞서 말한 내용과 비슷하게 이루어져 있으며 이는 정파성이 뉴스 보도의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대표적인 보수, 진보계열의 언론사가 정치계 논쟁을 정파성의 관점에서 알아보았다. 민주주의 국가에선 꼭 이 정파성이 필요한 현상이라 생각한다. 앞서보았듯 정파성이 존재하기에 해당 논란이나 사건을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고 견제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그러나 정파성이 없어진다면 한쪽 정당이나 특정 세력에게 유리할 수 밖에 없는 어쩌면 독재나 파시즘의 형태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만약 언론이 한쪽으로만 치우지게 된다면 우리는 그것을 곧이 고대로 믿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정치적인 이슈, 문제, 사안 등을 두고 언론이 계속해서 비판의 목소리를 내어야 한다. 다만 언론은 정파성에 완전히 잠식되는 현상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지금과 같이 서로 다른 ‘사실’만 다루고 ‘말하지 않는 것’이 존재하는 상황 속에서 우리와 같은 독자들은 언론이 내뱉는 수많은 정보에 대해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지환 대학생기자

* "지금의 기사는 <뉴스작성기초> 수업의 결과물로 5월 11일 <사이드뷰>에 게재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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