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체크] 코로나 여파, 아동 언어·정서 발달에도 악영향
[헬스체크] 코로나 여파, 아동 언어·정서 발달에도 악영향
  • 한림미디어랩 The H
  • 승인 2022.06.02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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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발달 둔화, 공격성·낯가림 증가 가능성…증상보고도 방치해선 안 돼
사진='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서울·경기지역 국공립 유치원 원장, 교사, 학부모 1451명을 대상으로 ‘코로나 19가 아동발달에 미친 영향’에 대해 설문 조사를 벌인 결과. 출처=사단법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자료실
사진='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서울·경기지역 국공립 유치원 원장, 교사, 학부모 1451명을 대상으로 ‘코로나 19가 아동발달에 미친 영향’에 대해 설문 조사를 벌인 결과. 출처=사단법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자료실

전선우(가명)군은 코로나 이전에는 유치원에서 질문과 발표를 잘 하는 아이였고 사람을 만나도 낯가림 없이 먼저 다가가는 아이였다. 그러나 코로나가 지속되면서 생활 패턴이 바뀌자 이제 7살이 된 선우 군의 행동이 어느새 달라져 있었다. 사람들과 만나는 것을 꺼리며 밝게 웃는 모습도 없어지고 곧잘 하던 발표도 하지 않으려 하고 혼자 있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게 됐다. 걱정이 된 부모들은 사람들과 어울리도록 보이스카우트랑 축구 수업도 듣게 했지만 아이의 행동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선우군의 사례는 2년여에 걸쳐 비대면 활동이 성인 사회뿐 아니라 아동들의 심리, 정서 발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어린이집 교사와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코로나로 언어·신체 발달 둔화, 짜증·공격성·낯가림 증가 등 영향을 받은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사교육걱정없는 세상’이 지난해 4월 서울 경기지역 국공립 유치원 원장, 교사, 학부모 14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가 아동 발달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응답자가 71.6%에 달했다. 구체적으로 ‘마스크 사용으로 인한 언어 노출 및 발달기회 감소’에 대해 ‘상당히 그렇다’거나 ‘어느 정도 그렇다’고 답한 응답자가 74.9%였고, ‘신체운동 시간 및 발달기회 감소’가 77.0%에 달했다. 또, ‘과도한 실내생활로 인한 스트레스, 짜증, 공격성 증가’가 63.7%, ‘낯가림, 기관적응 어려움 및 또래 관계 문제 발생 빈도 증가’ 55.5%, ‘인지적 발달 지연 경험’이 42.0%의 응답자로부터 ‘그렇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는 어린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들이 코로나에 안 걸리는 것에만 신경을 쓰면 되는 것이 아니고 코로나로 인한 일상의 변화로 아이의 정신 건강과 발달 장애가 초래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말고 유의해서 지켜봐야 함을 의미한다.

아이에게서 이상한 낌새가 느껴진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동 미술심리 전문가들에 따르면 코로나 이후 영유아의 정서적, 언어적, 사회적 문제들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지만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추려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실내에서 생활을 많이 하다 보니 바깥에 나가지 못한 아이들의 스트레스가 쌓여 짜증 및 공격적인 행동이 나오는 경우이다. 이럴 경우, 한 공간에서 찰흙, 모래, 도구를 이용한 놀이인 ‘촉감 놀이’를 통해 아이들에게 만지는 능력을 키워주는 치료를 하고 뛰거나 움직이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최대한 한곳에 집중하고 활동적인 놀이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다음으로 마스크 착용으로 아이가 말을 할 기회가 줄고 언어적 발달이 저하 된 경우 투명한 마스크인 립뷰 마스크를 착용, 아이들과 서로 표정을 보면서 얘기를 하는 시간을 늘린다. 이런 방식으로 치료를 진행한다면 아이들은 어른들의 표정을 볼 수 있어 안정감을 얻을 수 있고 언어 발달의 장애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코로나 이후 아이가 낯가림이 심해지고 사람들을 피하는 것이 목격되면 그냥 지나칠 것이 아니라, 아이가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부모 곁이나 기타 환경에서 사람들을 만나게 하며 천천히 사람들과 친해지게 하며 나중에는 사람들의 공간으로 이동해서 같이 놀이를 하는 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동 미술심리 상담 전문가는 “어른과 달리 코로나 피해를 받아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게 아이들이다”며 “어른뿐만 아니라 어린아이들도 코로나 피해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부모님들이 인식하고 해당 상황이 발생하면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상원 대학생기자

* "지금의 기사는 <The H 프로젝트> 수업의 결과물로 5월 16일 <사이드뷰>에 게재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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